5년의 연애 끝에 둘은 헤어졌다. 죽을 것같이 슬퍼하던 사람은 내 친구가 아니라 그녀의 (전)남자친구였다. 그녀는 새로운 사랑을 하고 싶어했다. 그와의 오랜 연애에서 그녀는 지쳐있었다. 긴 연애가 따분해 질때면 그녀는 그녀가 좋아하는 맛집과 전시회를 소개해주며 함께 하길 원했다. 그들의 데이트에 설렘과 새로움을 불어 넣길 원했다. 하지만.. 그는 함께 노력해 주지 않았다. 헤어짐은 쉽지 않았다. 그녀가 마음을 다잡고 그에게 이별을 통보했을 땐- 그는 이별을 인정할 수 없다며 호소했다. 하지만, 이처럼 노력해보겠다고 말한 것이 한번 두번 세번 이었고 그는 변함없었기에 그녀는 뒤 돌아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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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그녀는 많은 만남을 가졌다. 무려 11번이라는 소개팅을 했다. 지인으로부터, 길거리에서, 바에서, 온라인에서 이어지는 만남에 적극적으로 임해보았다. 그녀는 종종 예를 들면 3번째 남자, 8번째 남자, 10번째 남자를 만날 땐 sns 대화까지 나에게 보여주며 들뜬 목소리로 어쩜 모든 취향이 같다고, 매너또한 훌륭하다고 자랑을 했다. 그러다 다음날이면 풀이 죽은 얼굴로- 그런데 결정적으로 남자로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11번째 남자까지 만남을 마무리 했다. 나는 그녀가 그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왜 아무도 함께 하지 못했는지가 궁금했다. 그녀가 생각하는 정말 좋은 남자란 어떤 남자인가 궁금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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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향이 맞는 사람이 좋다고 생각했어.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 영화 장르, 스포츠까지 비슷한 사람. 데이트 매너도 훌륭해서 미리미리 좋은 레스토랑을 예약해두는 사람. 그런 사람이면 좋겠다 싶었어. 그런데, 그런 사람들은 주변에 여자가 너무 많은거야. 그리고 결정적으로 왜 나는 그런 사람들이 남자로 느껴지지 않았던건지 모르겠어. 친구인 것만 같았거든. 그래서 조금 서툴고 어리숙해도 남자다운 사람이 좋아. 나를 꼭 안아줄 수 있는 그런 사람."

사람들은 파트너와 공통점이 너무 많으면 또 다른 차이점의 매력을 찾게된다. 그리고 차이점이 너무 많으면 공통점의 매력을 찾게 된다. 여자에게 매너가 흘러 넘치는 사람은 주변에 다른 여자들이 많을 가능성이 있다? 도통 어떤 상대를 만나야 잘 만나는 것인지 모르겠었다. "11번의 소개팅 끝에 내가 찾아낸 결론은 이거야. 물론 공통점이 많고, 차이점의 매력도 있을 뿐더러 매너는 좋지만 나만바라보고, 남자다운 면까지 있다면 안성맞춤이지. 하지만 그런 완벽한 남자는 솔로 여성들과 어떻게 해보고 싶은 유부남이 대부분이고, 솔로에는 별로 없어. 다 장단점이 있는 것같아. 제일 좋은 건, 마음이 끌리는 상대를 만나 하나 둘 하나 둘 하나 둘 맞춰가는 거야. 서로의 습관을 길들이고, 사랑하면서- 그렇게 의지의 끈을 사랑의 끈을 놓지 않는 것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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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의 부족한 면이 보일 때면 나는 '넌 왜 나와 다를까'라며 물었었다. 말 수가 적은 남자친구에게 왜 말을 못하냐고 닥달한 적도 있고, 왜 데이트도 리드하지 못하냐고 투덜된 적이 있다. 정말 속상할 때는 '그만 해야 할까'라는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이 변하였다. 그는 말 수가 적었지만, 지금 내 불판앞에 놓인 고기를 혼자서 다 굽고 반찬까지 얹어주는 사람이었으며. 그는 데이트를 리드하지 못했지만, 내가 가지고 하는 곳은 어디든지 따라 주는 사람이었다. 그의 장점이 보였다. 그러니 함께 맞춰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왜 그러냐고 묻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의 상황이 되어보고, 그가 나의 상황이 되어보며 함께 서로를 길들이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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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너무 달라, 그래서 헤어지는게 좋겠어'라고 말하는 것은 어쩌면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왠만한 사랑이 없다면 서로를 맞추는 시간을 버티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사랑이란 때론 곰같이 때론 여우같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곰같이 바라봐주기도 하고, 여우같이 그를 길들이기도 해야 한다. 그것은 정당한 연애이다. 지금 남자친구보다 더 좋은 남자를 만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함께 취향을 공유하고, 함께 맞춰보라고 말하고 싶다. 왜냐면 그 둘이 만난 것도 일정부분 서로의 의식이 닮아있기 때문이며- 무엇보다 숭고한 사랑이 닮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남자친구가 없는 당신이라면, 서로 맞출 시간을 단축시켜줄 공통점과 취향 게다가 남자다움까지 갖춘 이상향을 추구하라고 덧붙이고 싶다. (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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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riter. miya romance (1006ch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