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칼럼 #07. 지나면 모두 웃을 수 있는 농담이 될 수 있을까?
#07. 지나면 모두 웃을 수 있는 농담이 될 수 있을까?
'아더우먼'이라는 영화를 봤다. 바람둥이 남자에게 농락당했던 세 여자. 아니 다섯 아니 다수의 여자들. 그 중 이 영화의 주연을 맡은 세 여자가 똘똘뭉쳐 심각한 불륜을 천진난만한 웃음으로 승화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은 남자의 바람끼에 황당함을 느끼고 어쩔 줄 몰라하는 본 부인에게 안타까움을 느끼려고 하는 찰라, 유부남인지 모르고 사귀었던 불륜녀와 본부인이 친해지는 상황에 더 황당한 웃음을 터트린다. 울고 짜야하는 상황, 그런데 이 여자들이 이해가 간다. 미친게 아니라 웃고 있는 거라는걸. 그녀들은 사랑 버릇이 잘 못든 남자에게 당한 여자가 하나가 아닌 둘, 둘이 아닌 셋이라는 사실을 안다. 서로에게 의지하며 웃는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남자에게 생각지도 못하게 죽이지 못할 상처와 배신감을 받았다면 그 상황을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아무리 '후-'하고 복식호흡을 해봐도 소용이 없다. 아무리 친구들이 가족들이 나를 위로해도 그런 상황을 겪은 것은 오직 지구상에서 나 혼자며, 내가 최악의 슬픔을 겪고 있는 것같다. 베게가 온통 눈물로 젖도록 울고 아침에 거울을 보면- 내가 그렇게 미워보이고, 아닐거라고 미친소리를 해댈 수 있다.
왜 우리에겐 사랑이 이렇게 심각한 걸까? 그럴 수 밖에 없다. 소중한 만큼 그것이 다치면 상실감은 크다. 쉽지 않다. 심각하지 않게 받아 들인다는 것. 사랑은 소중하게 하고, 이별에 대해서는 쿨하게 행동하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그냥 미친듯이 보이는 이 여자들처럼 웃어보는게 어떨까? 지금까지 그것도 모르고 내몸바쳐 사랑해왔던 내가- 내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그냥 웃어보면 어떨까? 나는 과거의 시간에서 아무 것도 얻은 것이 없다고 느꼈을 때, 머리 속에 스친다. 내가 행복하게 웃었던 기억이. 사랑을 느꼈던 시간이. 눈물이 나지만 찡긋 웃어본다. 사랑은 갔지만, 나는 아름다웠던 과거를 지나 지금의 나를 충분히 사랑하고 있다고.
매번 울었단다. "너 저번에 그 오빠랑 헤어졌을 때도 죽을 것같다고 밤새 울었어" "야, 너 저번에 그 유학간 오빠가 바람펴서 걸렸을때 삶의 의미가 없어졌다고 밤새 울었어" 친구 셋이 침대에서 꼼짝않는 내게 말했다, "치킨 사왔어!" 나는 결국 일어났다. 왜냐면 나는 치킨이 정말 먹고 싶었으니까. 그리고 나는 아니까.
이것도 또, 언젠가 웃을 수 있는 농담이 될거라는 걸.
내가 아끼는 -
Writer. miya romance(1006cho@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