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끼리 혹은 연인끼리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나만해도 내 남자는 야구광인데
난 정말 관중석 소리조차 들으면 경기하는 스탈이고
난 쇼핑위주 먹자위주의 여행을 좋아라하고
남자는 드넓은 자연으로만 나가자 한다.

그래도 우리커플은 비교적 좋아하는 취향이 비슷하거나
공통적인게 많은 편이지만,
내 친구네 커플은 정말 극과 극이다,.

일단 남편이 여자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지라
커피숍에서 커피마시는거 젤 돈 아까워라 하시고
여행가도 잠자는데 호텔이나 펜션이 왜 필요하냐며
걍 그돈으로 고기사먹고 잠은 민박이나 여관에서
대충 하루 자자는 주의시다.

그래도 애들 데리고 어떻게 그러냐니까
잠깐 눈부치면 되는데 뭘 그렇게 호텔식이나 가냐며..
특히 호텔 조식부페나 브런치 이런거에
극심한 예민반응을 보인단다.

로맨틱하고 여성스러운 내 친구는
정말 궁합 안맞는다면서
연애할땐 다 맞춰줘서 이런줄 몰랐다며
무드도 분위기도 심지어 대화도 안통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들어보면 정말 친구 부부는 무슨 재미로 살까 싶은게
맘이 짠해졌다.
맞벌이 커플인 이들 부부.
그나마 주말에 일하는 내 친구는 점점 신랑과 마주할 시간이
거의 없다시피 하는데다,
어쩌다 날 잡아 온가족 나들이라도 가면
하나부터 열까지 하나도 맞질 않아,
그냥 포기하고 맞추거나
열받아 집에 온다고 하니,

정말 외모보다 더 중요한게 성격과 가치관이 맞아야 한다는것을
새삼 절감하게된다.

죽이 잘 맞는다고 하는 표현처럼
정말 손발이 잘맞는 커플은 알콩달콩 재미나게 잘 사는거 같은데,
이들 부부 정말 이렇게 취향이 달라도 되는걸까?
무슨 재미로 살까? 무슨 대화를 할까....

요새 우스개로
남편보다 아내보다
아이폰이 좋다고들 한다.
그건 정말 내 취향에 딱 맞게
내가 골라서 놀수있고 즐길수 있고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아무 불평도 없는 좋은 친구 아니겠는가..^^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배우자보다 아이폰이라...
내 연인보다 그 기계가 더 좋은 이 풍토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