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남자들에게 이상형에 대해 물으면
외모에 대해 말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반대로 외모보다는 현명하고 지혜로운 여자를
만나고 싶다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외모를 아주 안보진 않겠지만
그보다는 성격이나 성품을 더 우선시한다는 뜻일 것이다.

나 역시
남자의 외모나 능력보다는 성품을 주로 보는 사람이고,
살아보니 그게 정말 중요하고 우선되는 배우자의 조건임이
확실하다고 새삼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후배 중에 결혼하지는 꽤 되었지만,
아직 아이가 없어 신혼처럼 사는 커플이 있다.
그녀를 보면 참 현명하고 지혜롭다는 생각을 종종하게 되는데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남편이 늦게들어오게 될때
보통 여자들은 협박문자를 주로 날린다.
'늦게까지 술마시면 좋냐?'
'난 집에서 너 기다리는 멍멍이냐?'
'내가 못살아, 12시 넘기면 죽어~'
라든가..

아니 뭐 이도저도 아니고 전화로 바가지 박박 긁는 여자들도 상당수다.
그러나 그녀는 달랐다.
남편이 늦게 될때면
오히려 더 다정하고 상냥한 문자를 보내는 그녀.

'자갸, 술 많이 마시면 걱정되니까~ 적당히 마시고 오세요'
'오랫만에 친구들 보니까 재밌지? 그래도 자기 보고싶으니 너무 늦진 마셔용~'
라든가.

사뭇 가식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하는 이런 문자는
정말 리얼 그녀의 진심이 담긴 문자다.
내가 어떻게 속이 뒤집히는 상황에서 이런 간드러지는 문자를 보내냐고 묻자,
어차피 협박이나 화내는 문자 날려도
놀 사람은 놀고 술마시꺼 뻔한데,
괜히 이미지 나빠지게 할거 뭐있느냐며
이렇게 살살 달래서 집으로 오게하는게
그게 아내의 기술이라나 뭐라나,
암튼 그녀의 신기술이 나를 주눅들게 했다.

하긴 이왕이면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겠지..
바가지 긁어대면 더 놀다 오고 싶어지겠지...
화내면 내 속은 시원하겠지만,
그렇다고 남편이 일찍일찍 들어오는것도 아닐텐데...

그녀 커플에게만 해당되는것인지는 모르나
암튼 그들 부부는 참 사이좋게 잘 살고 있다.
싸울때에 조차도 서로의 끝은 보여주지 않는
그런 부부.
막말은 삼가하는 부부, 서로 집안 이야기는 건드리지 않는 부부.

어떻게 그렇게 살지? 싶다가도
오히려 가까운 부부사이일수록 이렇게 더 조심하고 배려하고
그래야 된다는 생각도 문득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