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증후군,이거 안겪어 본 사람은 모른다고 한다.
나같은 경우 그나마 쿨~한 시댁인지라그닥 피곤할 일은 없는 거 같은데,
아 복잡한 시댁을 둔 여인들은,이날은 정말 악몽같은 날이라고들 한다.

솔직히 주변에 보면
정말 시금치의 '시'자만 들어도 기절할 것 처럼경기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많다.
그 사람들이 특별히 예민하거나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들도 아니것만
그렇게 절레절레 흔드는것 보면,
너나할 것 없이 시댁은 그리 편치 않은 부담스러운 존재임이 분명한거 같다.

똑같이 공부하고 사회생활하고 결혼했는데,거기다가 애도 낳고 키우느라 허리휘고 있는데
명절이면 왜 죽어라 설것이에 부엌일에, 게다가 시댁 식구들 비위까지발춰야 하는 것인지,
정말 억울하다고 울분을 토하는 기혼여성들.
암요, 암요, 백번 이해가 가는 바이다.

문제는 이런날 남편들의 태도가 여성을 더 힘들게 한다.
자기 엄마 있다고 그러는것인지,
완전 배째라 막무가내로 튕기는 남편들.
집에서는 그래도 잘 도와주고 내 눈치도 잘 보더만,
시댁만 가면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아이가 되어
엄마에게 어리광부리질 않나, 애도 안봐주고
티비에 화투에 아쥬 신난 남자들...

여자는 안그래도 힘들 그런 날,
남편이 좀 다독여주고 말한마디라도 따뜻하게 해주면
좋을거 같은데, 그래서 더 속상하고 억울하고 힘든 날이 되는거 같다.
괜히 사소한 것에도 서러워지고 그러는거...

내 친구 하나는 명절에 내려갔는데
자기 설것이 할 동안 시댁 식구들이 과일을 자기만 빼놓고 먹어버려서
얼마나 서러웠는지 모른다고 두고두고 그 이야길 했다.
또 다른 후배 하나는
시댁에만 가면 돌변하는 남편이 얄미워 죽겠노라고,
그래서 더 시댁가기가 싫다고 토로했다.

정말
남편들이 조금만 아내를 배려해주고 생각해준다면
그런날 안그래도 힘들 아내에게 따스한 눈길과
말한마디만 해주어도 힘이 날 것같은데...

나한테 시집와서 고생이 많다..
처갓집가면 내가 설것이 다 해줄께...
힘들지? 내가 어깨 주물러 줄께..
조금만 참아, 얼른 집에가자...

말이라도, 빈말이라도
이런 다정한 말 한마디면
얼마든지 힘든 명절, 그래도 유쾌하게 지낼 수 있을거 같은데..말이다.

절친중 한명, 그녀의 남편은
명절 마지막 날엔 꼭 아내에게 혼자만의 시간을 준다.
고생했으니 영화도 보고 친구를 만나던 쇼핑를 하던
온전히 그녀만의 시간을 보낼수 있게 배려해주는것.

내 친구는 그날만 기다리며 힘든 명절 버틴다고 한다.
정말 센스있는 그녀의 남편.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닌데
남자들은 왜 그렇게 아내에게 인색한지 모르겠다.
애인일땐 그렇게 후하던 남자가
결혼만 하면 왜 그렇게 박하게 구는지....

이번 명절엔
남편에게 나만의 시간을 요구해보는거 어떨까.
힘들다 짜증만 내고 시댁 흉 보지말고,
이만큼 고생했으니 나에게 휴가를 달라고..

아마 웬만한 남편들이라면
선듯 그러라고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