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영화 추천 '산이 울다' 벙어리 여인의 비극적인 삶과 사랑
호미숙 2019.12.04 18:28:41
중국 영화추천 '산이 울다' 벙어리 여인의 비극적인 삶과 사랑/호미숙
오늘 모처럼 토요일 오후, 여유롭게 영화를 찾아보던 중
네이버 무료 영화에서 발견한 중국 영화 -산이 울다
중국 소설 원작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하, 영화 소개하기 전부터 아직도 여운이 남아 가슴이 먹먹하다.
산이 울다 Mountain Cry , 2015
드라마, 멜로/로맨스 중국 107분 2016 .05.25 개봉 [국내] 15세 관람가
감독래리 양 출연 량예팅(홍시아), 왕쯔이(한총)더보기
줄거리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그녀의 슬픈 비밀이 밝혀진다!
1984년 중국의 산골마을. 마을 청년 한총(Han Chong)이 오소리를 잡기 위해 설치해 놓은 폭약을 갓 이주해 온 라홍(La Hong)이 잘못 밟아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고가 발생한다. 마을 어르신들은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대신, 한총이 라홍의 청각장애인 아내 홍시아(Hong Xia)를 돌봐주도록 한다. 한총은 홍시아를 보살피면서 점차 그녀에게 이끌리기 시작하지만, 그들의 사이를 질투하는 과부 친화(Qin Hua)와 마을 사람들과의 갈등은 점점 커져간다. 그리고 홍시아의 어두운 과거가 밝혀지고, 영화는 예상치 못한 결말을 향해 달려간다.
<산이 울다> 제20 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 선정!
2015년, 어느덧 20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는 멜로드라마 장르로서 사실적인 연출과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 앙상블, 뛰어난 촬영 등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래리 양 감독의 <산이 울다>를 폐막작으로 선정했다.
중국 거쉬핑(Ge Shui-ping)의 2005년 루쉰 문학상 수상작인 동명의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산이 울다>에 대해,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공동 집행위원장은 "수많은 중국영화를 봐왔지만 <산이 울다>에 대해서는 정말 새롭다는 느낌을 첫 장면부터 느꼈고 굉장히 재미있게 봤다. 원작이 있다고는 해도 탄탄한 영화를 완성시킨 감독의 능력부터, 강한 드라마와 두 배우의 깜짝 놀랄만한 연기까지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절대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이야기”
<산이 울다> 2005년 중국 루쉰 문학상 수상작!
스포 있음 주의 !!
영화의 배경이 압권이다. 울긋불긋 단풍이 곱게 물든 산자락이 눈에 선하다. 마음 같아서 당장 달려가서 며칠 머물면서 풍경에 빠지고 싶을 정도다.
촬영지는 중국의 그랜드캐년이라 물리는 타이항산이라고 한다. 마치 등고선을 그려 놓은 듯한 깊은 계곡마다 천수답과 밭을 일구며 사는 거의 폐쇄적인 작은 마을 풍경, 우리네 60년대 풍경이 떠오르며 아궁이에 불 지피는 장면부터 가슴에 훅 치고 들어온다.
범죄 없는 마을 특히 살인자가 없는 마을을 지켜온 동네 주민들, 그 명성을 지키기 위해 한 번의 사건도 은폐 시켰었다. 그리고 또 한 번의 살인 사건이 발생하는데 처음엔 살인이 아니고 사고사라고 알고 있다. 영화를 끝까지 봐야만 범인을 알게 된다.
6개월 전 떠돌이 남편 라홍과 젊은 아내 홍시아는 아이들 둘을 데리고 마을로 들어와 살게 된다. 여주인공 홍시아는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부모님 사랑을 받고 자랐다. 6살 때쯤 할머니와 경극과 불꽃놀이를 보러 갔다가 납치를 당하게 되어 남편에게 팔려가 산다. 어린 홍시아는 팔려간 남자가 하는 소리를 엿듣게 되는데 아내를 죽였다는 것이다. 어린 홍시아는 그 남자에게 살인자라고 대들어보았다. 남자의 폭행은 어린 홍시아이 이를 강제로 뽑을 정도로 포악했다. 두 번 다시 말하지 말라는 협박이 이어졌다. 똑똑했던 어린 소녀는 말을 못 하는 벙어리로 살게 된다.
남편이기보다 강간범과 살고 있는 홍시아는 벙어리로 대꾸 한 번 못하고 딸과 아들을 낳았다. 여전히 벙어리로 저항도 제대로 못한다. 궁핍한 살림에 내다 버려야 할 정도 음식으로 근근이 버티며 살아간다. 남편은 아내 대접은커녕 짐승처럼 겁탈한다.
이 마을에 살고 있던 청년 한총(왕쯔이)는 순박하게 살아가면서 그 동네 사는 나이 많은 여자(과부)와 사귄다. 그녀를 위해서 사냥을 자주 했다. 그날도 산에 올라 오소리를 잡기 위해 덫을 놓았다. 폭약이 설치 되어 폭발하는 덫이었다. 이때 덫이 있는 줄 모르고 홍시아 남편은 아이가 과일을 따다 달라는 부탁을 받고 산을 찾았다가 그만 발목을 잘리고 죽게 된다.
한총은 얼결에 사고사로 인해 살인자로 몰리게 되고, 동네 촌장을 비롯해서 주민들이 이번 사건을 신고하지 않고 쉬쉬하기로 한다. 6년 전에도 마을에 사건이 있었는데도 은폐했었다.
아이 둘 낳기엔 너무도 어려보이는 홍시아는 두 자녀를 혼자 키워야 하는데, 막막하기만 하다. 마을 주민 회의를 거쳐 2만 위안으로 보상을 하고 사건을 덮으려 했다. 홍시아는 보상금을 거부한다. 대신에 삼시 세끼를 한총이 책임져주라는 것에 사인을 하게 된다.
한총은 나이 많은 연인에게 돈을 구하려 갔었지만 거절당한다. 결국 홍시아네 가족을 돌보려 먹거리며 의자며 아이들 공부할 공책과 연필도 챙겨준다. 매일 홍시아 집에 찾아가 보살피는 가운데 시간이 지나자 홍시아가 한총을 마음에 들어 하는 것을 알아챈다.
말을 못 하는 벙어리 연기를 하는 배우 량예팅은 화장기 없이 백치미를 가진 여인이다. 그저 눈빛으로 말한다. 무표정한 가운데 그녀의 눈빛은 슬픔이 가득하다. 툭 건들면 쏟아질 듯하다.
어릴 때 길 잃은 기억들이 환영으로 나타나고 납치 순간이 떠오르기도 한다. 부모님과 사랑을 받고 자라던 아련한 추억도 떠올린다. 그런 환청과 환영으로 고통스러울 때 한총에게 가슴을 묻고 안긴다. 한총은 가엾은 여인의 가족을 보살피면서 차츰 사랑을 느끼게 된다.
그녀는 이른 새벽 여명이 밝아오는 즘 산에 올라 세숫대야를 두들기며 산을 울린다. 말을 못 하는 그녀의 아픔을 고스란히 토해내는 듯하다. 첩첩이 둘려 싸인 계곡 그 위에 둔탁한 소리를 내며 울림은 메아리로 되돌아온다.
그나마 한총의 보살핌으로 제대로 된 끼니라도 먹을 수 있는 홍시아와 아이들.
그런 와중에 한총 아버지는 2만 위안을 받고 결혼할 수 있는 상대가 있다면서 결혼하라고 한다. 정상인 여자가 아니었다. 한총은 마을에서 이미 살인자로 낙인찍혔기에 정상인과 결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 소리를 우연히 엿듣게 된 홍시아는 한총을 좋아한다고 표현하게 되고, 한총은 그런 홍시아에 점점 마음이 빠져든다.
그런 와중에 홍시아 남편인 라홍을 공안에서 찾고 있다는 소문을 듣는다. 공안이 라홍이 살인자라는 것을 알고 마을마다 뒤지고 있었다. 한편 마을 사람들은 죽은 사람이 라홍인 것을 알기에 숨겨야만 했다. 그래서 홍시아와 두 자녀를 마을에서 내쫓으려고 한다. 한총은 자신이 자수하겠다고 말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한총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마을 전체로 엮이게 된다면서 강력하게 내쫓으려 모여든다.
사이렌을 울리며 산을 타고 올라오는 차 두 대, 경찰차와 구급차였다. 병원에 입원했던 촌장님과 한총의 아버지다. 그리고 뒤따르는 경찰들이 마을을 올라온다. 홍시아를 내쫓으려고 모여들었던 마을 사람들은 놀란다. 경찰이 한총에게 수갑을 채운다.
한편 한총 아버지는 결혼 후 술만 먹고 한총을 때리고 행패를 부리는 아버지였다. 범죄자가 되어 감옥살이 후에 다시 돌아왔지만 한총의 엄마는 재가를 한 상태다. 다행히 재가한 새아버지는 한총을 때리지 않았다. 아버지 노릇한 번 못했던 아버지. 한총이 자신이 자수하고 감옥살이하는 동안 홍시아 가족을 부탁한다. 한총이 아버지라 부르는 것을 처음 들으며 그의 눈빛이 깊었다.
한총은 급히 홍시아에게 다녀와서 결혼하자고 약속했다. 홍시아는 아픈 마음을 어쩔 줄 몰라 했다. 수갑을 찬 채 공안 경찰과 현장검증을 하자, 죽은 자가 라홍이라는 것을 확인한다. 폭발사고가 있던 현장에 도착했다. 이때 홍시아는 자신이 살인자라는 글자를 쓴 종이를 들고 서 있다. 이때 그 종이를 잽싸게 빼앗아 먹어버리는 한총. 절규하던 눈빛이 선하다.
홍시아는 자신이 왜 살인자인지 자초지종을 세세하게 적어 종이를 경찰에 건넨다. 그 자백서에는 남편 라홍이 발목이 잘려 집에 도착한 뒤 그를 숨을 쉬지 못하게 입을 가려 살해한 것이라고 했다. 그 자리에서 경찰에게 홍시아가 수갑이 채워진다. 한총 아버지에게 두 아이들을 부탁한다.
먼저 수갑을 찼던 한총은 발버둥 치면서 울부짖고 있었다. 이때 홍시아는 경찰에 이끌려 호송차에 올라 떠난다. 경찰이 수갑을 풀어준 한총은 이미 저만큼 내려가고 있는 홍시아를 태운 차를 향해 달려가지만 마지막 인사도 나눌 수 없었다. 둘의 사랑은 그렇게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아픔만 남긴다.
영화를 보고나서
한 여인의 삶이 어찌 이리도 비극의 연속일까. 벙어리가 된 홍시아가 마지막이라도 말을 떼기를 기다렸는데, 영화 마지막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아름다운 비경 속에 아픈 여인의 삶과 살인과 강간 등 사건이 일어났다. 폐쇄적인 마을 전통을 이어가는 중국이기에 가능했을까, 어쩌면 우리네 현대에서도 살아가는 것과 별반 다름없다. 날마다 들리는 뉴스 사건 중에 여자들에게 일어나는 성추행, 성폭행, 잔인한 살인 소식들은 영화나 별반 다름없다. 누군가 범죄를 저지르고도 숨기기에 바쁘고 변명을 일관하는 사람들.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기적인 삶의 모습의 반영이다.
홍시아가 오죽했으면 남편을 죽여야만 했을까란 그 아픔을 이해한다. 납치 강간범과 살아가는 여인의 일생이 너무도 가슴 절절하지 않는가. 그 불행의 고리를 끊어내는 것이 살인밖에 없었을 홍시아, 그나마 처음으로 사랑에 눈뜨지만 그 사랑도 두고 아이들을 떼놓고 떠나는 홍시아.
영화 마지막은 다시 한번 정리하듯 영상을 보여준다. 영화 배경음악의 슬픈 멜로디가 흐른다. 산속에서 대야를 두들기며 산을 향해 소리 지르는 홍시야 장면에서 산을 울리고 보는 나도 울린다.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가는 내내 슬픈 음악은 계속 이어진다. 아, 너무도 가슴이 아파 그걸 한참 바라보며 눈물을 훔친다.
이 영화는 힘들고 나약해진 사람들에게 더 아픈 여인의 삶을 보고 힘을 얻을 수 있다. 잔잔한 감동의 멜로 영화로, 영화의 배경이 더욱 영화를 살린 느낌이다. 중국영화 정말 모처럼 강력하게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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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영화 추천 '산이 울다' 벙어리 여인의 비극적인 삶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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