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찍은 구름 사진 중 신기하고 예쁜 게 있다면 자랑해주세요.
호미숙 2019.03.18 21:33:02
From, 블로그씨
내가 찍은 구름 사진 중 신기하고 예쁜 게 있다면 자랑해주세요!
내가 찍은 구름 사진 중 신기하고 예쁜 게 있다면 자랑해 주세요./호미숙
안녕하세요. 자전거 여행을 하거나 일상 속에서 사진을 자주 찍는 편인데요.
특히 사진을 취미로 하다 보니 다양한 구름을 만나면 무조건 셔터를 누르곤 하는데요.
오늘 블로그씨 질문인 신기하고 예쁜 구름 사진을 소개해달라고 해서
지난 블로그 글 중에 어느 것이 좋을까 하고 찾아봤어요.
구름에게
[homihomi-호미숙]
바람이 있기에
너는 덩실덩실 춤도 잘도 추는구나
너는 신비스러운 조각 맞춤도 잘 하누나
어느 날은
수많은 양 떼를 몰고 와
나에게 피리 건네주며 목동이 되라 하더니
온갖 새의 깃털을 날리며
내 귓전을 간지럽히며 속살거리지 않았니
어느 날은
목화밭 하얀 솜뭉치를 풀풀 날리며
내게 단잠을 자라 하더니
문득 네가 백지가 되어 줄 테니
몇 줄의 시를 써보라 하지 않았니
어느 날은
커다란 화폭이 되어 붓을 던져주며
꿈을 그려 보라 하지 않았니
나도 어느덧 세월의 덧칠에
너에 대한 감상이 희석되었는지
바람결에 흘러 내 머리 위에 멈춘 너를 보아도
묵묵히 발길 내딛곤 했지
구름아
이제 너를 내 손에 담고 싶단다
내 어릴 적 고스란히 순수함으로
너를 빚고 싶다
쇠풀 뜯기며 풀밭에 누워
너를 향한 동경으로 한없이
꿈을 꾸었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네가 머물 곳 없듯이
나 또한 이제는 정처 없이
망망대해의 조각배 위에 떨어진 낙엽으로
구름 같은 나그네로 너를 따라 길을 나서련다
위에 사진은 서울 광나루한강공원에서 담은 구름 사진인데요.
태풍 너구리가 우리나라를 살짝 비껴가고
빗방울을 선물하더니 새벽엔 이렇게 신비스러운 구름을 선사했네요.
마치 너구리 꼬리를 흔들고 있는 듯한 구름의 모습에
월드컵 축구를 보다가 자전거 타고 나갔더랬지요.
비가 내린 다음 날은 언제나 이런 멋스러운 하늘을 선사하지요.
비를 기다리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이런 구름을 맞이하고 싶어서이기도 합니다.
같은 날 너구리가 준 멋진 황홀한 석양 일몰 풍경
광진교에서 양떼구름 같은 사진을 담았다면
여기는 팔당대교에서 찍은 사진인데요.
이날 구름 따라 너울너울 한강 자전거 길 라이딩을 했답니다.
서울 천호동 광나루한강공원에서
팔당대교까지 달려가서 만난 핏빛 붉은 노을 어떤가요?
이날 후기를 대충 정리해 보니
사진 찍은 지 만 7년이 넘는 동안.
한강에서 오늘처럼 붉은 노을은 처음입니다.
아마도 이 붉은 석양을 마주한 사람이라면
모두 감탄사 연발이었을 겁니다.
팔당대교에 한 시간 이상 일찍 도착해서 뙤약볕 아래
도를 닦는 느낌으로 기다렸습니다.
서서히 하남시 상공과 저 멀리 도봉산 위로
저녁놀이 물들기 시작하더니 시간이 한참 지나자
어머나 정말 불이라도 난 듯 점점 붉게 타올랐습니다.
붉음이 붉은 정도가 아니고 핏빛 노을이었습니다.
넋을 잃고 완전히 어둠이 내릴 때까지 셔터를 누르는데
그 황홀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어떤 분은 팔당대교 위에 차를 세우고 카메라 셔터
누르다가 가셨을 정도였어요.
태풍 너구리야 고맙다!
내가 찍은 구름 사진 중 신기하고 예쁜 게 있다면 자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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