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전에 고생고생해서 몰디브 리조트에 왔던게 기억나는데, 

벌써 리조트에서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네요. 

매일 그저 밥먹고 스노클링하고 섬 주변을 산책하기만 했을 뿐인데 말이죠. 

역시 최고의 휴양 여행은 그냥 그대로 시간을 보내는 것인가 봅니다. 

이곳에 온 사람들 대부분 해변에 앉아 있거나, 바다를 보며 쉬는 사람들이네요. 

멍하게 있는 시간을 위해 다 그렇게 시간과 돈과 노력을 들이나봅니다.


매일 비슷비슷한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변화무쌍한 자연의 모습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네요. 

어제는 저희가 묵는 워터빌라에 새가 날아와 앉아있었습니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리조트라 

여러 새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박쥐도 유유자적 날아다니더라고요.) 

하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건 처음이라 놀랐어요. 

사진을 찍으려 다가가도 꿈쩍도 하지 않고 있어서 칭찬을 하며 새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눴다기 보다는, 그냥 주절거리는 걸 새가 들어주기만했을 뿐이지만요.

아침에는 늘 그렇듯, 스노클링을 했는데요. 

갑자기 비가 많이 쏟아져서 잠시 비를 피해 방으로 올라왔어요. 

바람이 거세다 싶었는데, 저 멀리 비 구름이 크게 다가오는 걸 눈으로,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네요. 

거의 폭풍급의 구름이 비를 뿌렸습니다. 재난 영화를 실제로 느끼는 기분이었습니다. 

비가 거세게 온 후에는 언제 비가 내렸냐는듯, 원래의 하늘로 돌아가 있었지만요. 

여기서는 흔한 일이겠지만, 비구름이 다가오는 모습을 처음 보는지라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해수면 위로 태풍처럼 물기둥이 만들어졌는데 나중에 검색해보니 '용오름'이라고 하네요.

평소에는 보기 힘든 풍경이라 넋을 놓고 용오름이 사라질때까지 구경했어요.

놀랍게도 신기한 비 구름이 지나고 난 후, 바다가 매우 잔잔해졌어요. 

게다가 바다의 높이가 가장 낮아질 때라서 바다에서 노는 물고기들의 모습이 바로 보였어요. 

보통 때는 파도가 일어, 물고기의 모습이 흐릿하게 보였는데, 이렇게 뚜렷하게 볼 수 있다니... 

스노클링 안해도 된다며, 한참 동안이나 물고기들의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하지만... 바다를 계속 보니 몸이 근질거려서, 

점심 때 또 한 번 물에 들어가서 신나게 물고기들을 구경했습니다. 

올해 물고기 구경은 정말 원 없이 했네요. 물 속 구경은 언제나 재밌어요.

하루 일과가 너무 단순해서 포스팅 거리가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신기하고 소소하게 재밌는 일이 하루에 하나 이상은 생기는 거 같아요. 

저녁 식사 후에는 다음날을 위해 짐을 싸야하는데... 이렇게 짐 싸기가 싫을 수 있을까요. 

몰디브에 오기 전까지는 여기에 왜 사람들이 빠져드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와서 느껴보니 역시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돼요. 그리고 천천히 하루를 보내도 지루하지 않은 곳이네요. 

한국에 돌아가기 싫어서, 그저 멍하니 바다 풍경을 바라만 봤습니다.

아마야 리조트 & 스파 쿠다 라

Amaya Resort Kuda Rah

Kudarah, Alifu Dhaalu Atoll 00150 몰디브

https://www.amayaresorts.com/amayakudara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