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많이 먹는 음식은 돼지고기와 갈치를 빼면 바로 '고기 국수'인 거 같아요.
일본의 돈코쓰 라멘 같은 돼지고기 육수에 고기와 국수가 함께 들어 있는
고기 국수는 국물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음식이기도 하죠.
또 고기 국수는 비빔국수로도 판매가 되는데, 국물 국수보다는 개운한 양념장 맛으로 먹을 수 있죠.
다행히 저희 입맛에 고기 국수가 맞는 터라, 이번 여행에도 먹으러 갔어요.
수많은 고기 국숫집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곳은 '제주 한면가'였습니다.
제주도의 감성이 느껴지는 외관이 마음에 쏙 들어 가게 된 곳입니다.
나무 문을 열고 들어가면 먼저 고기들이 걸려있는 냉장고가 눈에 띕니다.
제주 한면가에 대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게시판 건너편에서는 주문할 수 있는 기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오히려 들어가서 메뉴를 정해놓고 계산까지 완료하니 편하더라고요.
처음엔 직원이 주문 먼저 입력하고 오라고 오라고 해서 당황스러웠는데,
식사를 마친 후에는 바로 나갈 수 있어서 좋은 거 같아요.
메뉴는 고기 국수와 돔베고기, 보말이 들어간 비빔국수가 전부입니다.
세트로 먹을까 하다가, 비빔국수까지 먹고 싶어서 따로 시켰습니다.
가게 안은 10팀 정도가 오면 가득 찰 정도로 크지는 않은 편입니다.
하지만, 정갈한 인테리어와 셰프가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오픈 키친이 인상적이었네요.
주문이 들어가면 셰프가 혼신의 힘을 다해서 요리를 하는 것을 보고 더더욱 믿음이 갔습니다.
정성이 돋보이는 가게 한구석에는 김치와 물을 셀프 리필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서빙하는 직원이 한 명 밖에 없어서 그런 거 같더라고요.
테이블마다 양념통을 넣을 수 있는 구멍이 있는 게 신기했습니다.
서빙되어 나오는 물은 우엉 차인데, 보리차 같은 맛이라서 맛있었어요.
국수를 먹기 위해 돔베 고기는 1인분만 시켰습니다.
같이 곁들어진 양파 장아찌가 상큼해서 맛있었어요.
돔베 고기의 비계 부분에 소금을 찍어 먹으면 고기의 맛이 더욱 살아납니다.
여기 돔베 고기는 색다른 맛이 나더라고요.
분명 눌린 고기 같은 느낌인데 육질이 살아있어요.
그리고 고기에 붙어있는 비계는 소금과 함께하니 느끼하지 않고 고소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먹었던 돔베 고기는 무엇이었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더군요.
저는 보말 비빔국수를 먹었습니다.
제주도의 해안가에서 잡을 수 있다는 보말이 국수에 한가득 들어있는 게 재밌었어요.
살짝 비린 맛의 보말과 고명으로 얹은 채소, 고기가 함께 하니 다채로운 맛이 났습니다.
양념이 조금은 센 편이었는데, 나중에 돔베 고기를 더 얹어 먹으니 맛있더라고요.
살짝 맵지만 고급스러운 맛에 깨끗이 비웠습니다.
국물 있는 고기 국수가 별로인 분들은 비빔국수에 도전해보세요.
남편이 먹은 고기 국수는 뽀얀 국물이 매우 순한 느낌이었어요.
기름을 걷어낸 국물은 자꾸 떠먹고 싶을 정도로 잔잔한 맛이었습니다.
식탁에 마련된 양념을 추가하고, 같이 나온 김치를 곁들어 먹으니 맛있었어요.
설렁탕이나 도가니탕을 좋아하는 남편은 맛있어하면서 먹었는데,
옆에 있던 커플은 반 이상 남기고 나가는 걸로 봐서는 호불호가 있는 듯합니다.
그래도 저희가 먹었을 때, 지금까지 먹어본 국수 중 가장 맛있었어요.
고기국수는 비빔국수에 비해 양이 적은 느낌이었습니다.
배부르게 국수와 고기를 먹고 난 후에 식당에서 바로 이어지는 정원에서 잠시 산책을 했습니다.
정원은 식당 보다 큰 편이었어요.
이제 봄이나 여름이 되면 잠시 쉬어가면서 사진 촬영을 해도 좋을 거 같네요.
음식도 맛있고, 정원도 예뻐서 기억에 오랫동안 남을 거 같은 식당입니다.
진아 떡집도 그렇고, 제주 한면가도 제주의 진짜 맛을 보여준 곳 같아서 마음에 드네요.
다음에 제주도에 놀러 오면 다시 한 번 들러보고 싶습니다.
다시 간다면, 고기 국수와 비빔국수 모두 먹어버리고 싶네요.
제주 한면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2503-9
064-782-3358
매일 10:30 - 20:00
브레이크 타임 있습니다. 15:00 - 17:00
공휴일 10:30 - 20:00 (구정, 추석 당일 제외)
주차장이 따로 없습니다. 가게 앞에 주차하시면 됩니다.
https://www.instagram.com/jejuhanmyeong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