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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 갈등, 참고만 살아야 하나요?
서울문화사 2010.06.18 17:32:26
조회 4,749 댓글 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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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어머니에 외아들이라는 조건이 내심 마음에 걸렸지만, A씨는 그것이 결혼생활을 하는 데 걸림돌이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모녀처럼 의지하며 살자던 시어머니는 결혼과 동시에 전혀 다른 사람으로 돌변했다. 그녀는 외출할 때마다 A씨를 운전기사로 대동했다. 함께 살지는 않았지만, 시댁이 코앞인지라 하루에도 몇 번씩 불려 나가기를 반복했다.

시간강사이던 남편이 교수 임용 시험을 앞둔 날이면, A씨는 강요된 3천배 기도로 몸살을 앓곤 했다. 거의 모든 일상이 남편을 위한 ‘어떠한 의식’으로 점철되었다. 결혼한 지 1년이 지나자 손주 보기를 재촉하기 시작했다. 점과 미신에 빠져 있던 시어머니는 꼭두새벽에 A씨를 시골에 있는 절로 데려가 소복 차림으로 탑돌이를 시키기도 했고, 심지어는 부부관계에도 관여했다. 무엇보다 그녀를 지치게 만드는 것은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해결은커녕 도망치기에 급급한 남편의 안일한 태도였다.

‘저희 시어머니가 언제 돌아가시는지 한번 봐주세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런 질문을 던지는 주부들이 종종 있다. 가끔이 아니라, ‘종종’이다. 갓 시집온 새댁이 아니라 귀머거리 3년, 벙어리 3년을 꿋꿋이 버티고 참아온 40~50대 주부들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고부 갈등이 단순히 ‘성격 차이’ 때문만이 아니라 그보다 고질적인 문제가 원인임을 알 수 있다. 고부 갈등은 비단 오늘만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나라만의 문제도 아니다. 먼 나라 스페인에는 ‘마사수에그라스(시어머니 죽이기)’라는 카니발 행사가 있고, 영국에는 지독한 시집살이를 시킨 시어머니에게 3만5천 파운드를 보상케 한 판례도 있다.

뭐든지 과하면 탈이 나는 법이다. 사랑도 지나치면 집착이 된다. A의 시어머니가 이런 케이스다. 무책임한 남편을 만난 탓에 젊은 날 여자로서 누려야 할 것들을 포기하고, 오직 아들 키우는 데만 자신의 인생을 쏟아 부은 시어머니의 안타까운 심정은 같은 여자로서 이해는 된다. 하지만 문제는 그에 대한 보상을 아들에게서 찾으려 하는 시어머니의 욕심은 ‘탈’을 불러온다는 점이다. 이런 시어머니 밑에서 감옥살이 같은 삶을 이어온 A는 ‘컵3’ 카드를 선택했다. 이 카드는 ‘일시적인 관계’를 의미한다. 카드 속 세 여인은 함께 축배를 올리지만, 그 관계는 겉으로만 즐거워 보이는 가식적인 관계일 뿐이다. 즉 부잣집에 시집와 겉으로는 평온한 생활을 유지하는 듯 보이는 A의 결혼생활은 오래가지 못할 것임을 의미한다. A는 예상한대로 비관적인 결과가 나오자 한편으론 속 시원해하면서도 ‘두 번 다시 그런 수모를 겪으며 살고 싶지 않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대학에서 시간강사를 하고 있는 30대 후반의 B씨. 그는 소위 말하는 데릴사위다. 같은 대학원에서 만나 사랑을 키워온 그의 아내는 ‘개천에서 용 난’ 그와는 달리 유복한 사업가 집안의 큰딸이었다. 참 말 많은 결혼이었다. 집안의 온갖 반대와 ‘잘난 처가 덕 보게 생겨 좋겠다’는 주변의 비아냥거림은 지금껏 자존심 하나로 버텨온 그를 힘들게 했다. 하지만 개의치 않았다. 열심히 노력해서 교수가 되어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안정이 되면 처갓집에도 기를 펴고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묵묵히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교수 임용은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니었고, 그사이 아내가 첫아이를 임신하면서 처가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는 점점 커져갔다. ‘제 밥벌이도 제대로 못하면서 아이부터 낳고 보면 어떻게 하냐’는 장모의 가시 돋친 말은 그를 점점 주눅 들게 했다. 설상가상으로 처제가 ‘집안 좋고, 학벌 좋고, 성격 좋은’ 누가 봐도 완벽한 남자와 결혼하게 되면서 맏사위인 그의 입지는 점점 좁아졌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해야 할까. 내 인생에 과연 ‘9회 말 역전 홈런’이란 게 찾아올까. 그는 결국 흐느끼고 말았다.

몇 해 전, 아들이 없는 1천억원대 재산가의 데릴사위 공개 구혼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미혼 남성 2백70명이 지원했으며, 맞선을 8번 본 끝에 40대의 잘생긴 의사와 상견례를 끝냈다는 후속 기사가 이어졌다. 그 두 남녀가 결혼에 골인했는지는 보도되지 않아 알 수 없지만 과연 두 남녀가 건강한 부부 되기에 성공했을까 하는 궁금증은 남아 있다. 여자는 출가외인, 결혼하면 무조건 시집 귀신이 되어야 한다는 말은 ‘고물상’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구닥다리 생각이 된 지 오래다. 더 이상 ‘남성’이라는 생물학적 지위가 사회적 우위를 보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경제적 지위’가 남녀의 권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왔다.

현대판 데릴사위가 많아진 이유, 장모와 사위의 ‘새로운 고부 갈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것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 장모와 사위의 갈등은 서로 꼭 닮아 있다. 그 원인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내 자식만 귀한 줄 알고, 남의 자식은 귀한 줄 모르는 이기적인 생각이 ‘불행한 며느리’를 탄생시킨다. 그럼, 본 얘기로 돌아가 B는 ‘나무10’ 카드를 뽑았다. 제 키보다 큰 막대기를 10개나 끌어안고 길을 걷는 카드 속 남자. 여기서 막대기는 마음의 짐을 의미한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가 걷고 있는 길은 사막도 망망대해도 아니다. 저 멀리 목표 지점인 집 한 채가 보인다. 즉 더디긴 하지만, 조금씩 목표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음을 뜻한다. 조만간 그는 노력의 결실을 보게 될 것이다.
 
히카루는…
삼청동에 있는 ‘소름타로’의 주인장. 단순히 미래를 점치는 점술가가 아니라, 대학에서 미술심리치료를 전공한 경험을 살려 성인심리를 치료하는 타로 상담가이다. 속으로만 앓고 있는 말 못할 고민을 타로카드를 통해 알아맞히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는 ‘무릎팍 도사’ 저리 가라 할 정도. 히카루는 ‘빛나다’라는 뜻의 필명으로, 매달 <우먼센스>를 통해 주부들의 고민을 속 시원히 긁어주고, 해결책을 제안한다.

 

 
 
 
     

자료제공ㅣ우먼센스
기획 | 김현명 기자   사진 | 김도현
글 | 히카루(소름타로, 010-3369-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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