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인줄도 모르시는 우리 하나님

포천지방 밤새 내리는 비로 잠이 들었다가 깨기를 반복하던 중 새벽 두시ᆞᆞ  핸드폰에 울리는 재난경보에 잠이 확 깨버렸습니다

남편ᆢ 우린 개울 괜찮나? 나가더니 우리집 쪽으로 개울이 넘친다고 빨리 옷바꿔 입고 나오라네요  후다닥 삼초 준비하고 나가니 순간에 비가 마당 중간까지 차오릅니다 미리 준비해놨던 모래주머니로 일단 두단 높이 쌓아서 더이상 들어오는 놈을 막아놓고 나니 서서히 물이 잦아 들더라구요ᆞᆞ  

괜찮겠지 안심하고 한 숨 눈을 부치려는데 왠?불자동차 싸이렌소리? 뭐지요 아빠? 뭐예요 하는데 윗집 형님이 현관문을 마구 두드립니다 삼촌 우리집 불났어 하시며 빗 속에 맨발로 뛰어 내려 오셨네요 집 안에 설치된 전기시설이 번개로 인해 불이 붙으며 전선을 타고 불이 난 것이예요 자손들은 다 외지에 나가 살고 두 노인어른만 이곳에 계셔서 늘 저희를 자식처럼 형제처럼 의지하시는데 형님과 아주버님이 벌벌 떨고만 계시네요

일단 소방차는 겉에 불이 번지지 못하게 막으며 안에는 매캐한 연기 때문에 들어갈 수가 없더라구요 모두 정전이라 빗 속에 깜깜하고 ᆢ

저희 남편 일단 불씨 보이는곳에 대고 집에서 들고 올라간 소화기로 쏘아 봅니다 어느정도 후에 소방대원이 안에 대고 물호스를 쏘니 금방 진화는 됐어요 그 사이 포천시내에 사는 막내딸과 사위분이 도착 하셔서 엄마 아빠를 차로 모셔 놓길래 제가 저희집으로 모시고 내려와 따끈하게 인삼차를 드리고 매트 바닥불을 켜 드렸습니다     그 후로도 한참을 두분은 떨고 계셨습니다 눈 부치시라고 밖은 애아빠와 젊은 사람이 알아서 처리할테니 걱정마시라고 했더니 잠시 뒤 누우시길래 살며시 이불을 덮어 드리고 나와보니 소방차는 돌아가고 소방대원만 두 분이 이야기 나누고 있네요ᆞᆞ집은 그 잠깐사이에 지붕과 안이 많이도 탔어요 다시 내려와 애쓰신 분들에게 커피를 타서 대접하고 헤어지니 여섯 시네요 

홀딱 날 밤 샜어요 우리집 물 안 넘쳤으면 아마도 내쳐 잤을 겁니다  이 또한 주님께서 내려주신 은혜라 생각합니다ᆞᆞ 두 분 가족과 함께 아침 따숩게 해서 먹고 저희는 교회를 다녀 왔어요        형님과 아주버님은 막내따님 집으로 우선은 거처를 옮기셨다네요 불이 무섭더라고요

누구나 다 모두 물조심 불조심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