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알같은 우리 아들
순둥이 2014.11.28 07:31:08
십여년전 일로 생각된다.
친정 오빠네 나들이를 갔다가 올케가 부항기를 꺼내오며
어디선가 선물로 받았는데 쓸 일이 없으니 고모나 가져가라고 했다.
부항기를 나는 쓸 줄도 모르지만 쓰고 싶지 않았으나 남편은
"안그래도 하나 사려고 했는데 잘 되었네요."
하며 덥석 받았다.
"이건 혼자서도 할 수 있게 호스가 연결되어 있어요."
라고 올케가 말해 주었다.
난 부항 뜨는 걸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고, 할 줄도 몰랐고, 하기도 싫었는데
남편은 집에 오더니
내게 좀 해달라고 하는 것이어서
"혼자서도 할 수 있게 호스가 있다며? 당신 혼자 해봐."
했다.
며칠후 아이들은 다 학교에 가고
남편과 나 시어머니 셋만 집에 남아있던 아침녁이라고 생각된다.
당시 남편은 집에서 쉬고 있었는데
주방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남편이 윗통을 벗고 안방에서 나왔더니
아들 방에서 나오는 기침소리에 시어머니도 당신 방에서 나와 거실로 나왔다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시는 것이었다.
남편이 윗통을 벗고 안방에서 나왔더니
아들 방에서 나오는 기침소리에 시어머니도 당신 방에서 나와 거실로 나왔다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시는 것이었다.
"아이고, 용알같은 울아들을 누가 이래 놨노?"
하시더니 갑자기 눈물을 펑펑 흘리시며
아들 등을 쓰다듬으면서
"용알같은 울아들을 누가 이래 놨노?"
란 소리를 연거푸 하시는 것이었다.
나도 놀라서 건너다보니
남편 등에 부항 자국이 한가득 나 있었다.
퍼렇게, 꺼멓게 동그란 부항 자국을 등에 가득 내놓은 것이었다.
하시더니 갑자기 눈물을 펑펑 흘리시며
아들 등을 쓰다듬으면서
"용알같은 울아들을 누가 이래 놨노?"
란 소리를 연거푸 하시는 것이었다.
나도 놀라서 건너다보니
남편 등에 부항 자국이 한가득 나 있었다.
퍼렇게, 꺼멓게 동그란 부항 자국을 등에 가득 내놓은 것이었다.
나는 정말 어이가 없었다.
어머님은 마치 용알같은 당신 아들을 내가 그렇게 해놓기라도 한 듯 눈물을 펑펑 쏟는 것이었다.
집에 단 세 사람밖에 없었으니 당연히 내가 그랬을 거란 생각을 했던 것이다.
"아녀요. 엄마. 부항 뜬 거에요."
용알같은 아들이 놀라서 아무리 말려도 눈물을 그치지 않았고,
나를 건네다보며 아들만 없었더라면 머리채라도 잡을 기세였다.
남편은 얼른 런닝셔츠를 찾아 입었고, 그리고 어머님을 계속 달랬다.
남편은 얼른 런닝셔츠를 찾아 입었고, 그리고 어머님을 계속 달랬다.
결국 남편은 어머님께 부항을 해드렸고,
등에 부항을 받아 본 어머님은 그 다음부터는 또 좋아서 입이 헤 벌어지셨다.
용알같은 우리 아드님은 매일 하루 한 번씩 당신 방에 들어가 부항을 떠주고 이런 저런 이야기도 도란도란 나누니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없는 것이었다.
등에 부항을 받아 본 어머님은 그 다음부터는 또 좋아서 입이 헤 벌어지셨다.
용알같은 우리 아드님은 매일 하루 한 번씩 당신 방에 들어가 부항을 떠주고 이런 저런 이야기도 도란도란 나누니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없는 것이었다.
당시 나는 어머님의 아들에 대한 생각. 즉 용알같은 우리 아들이라는 단어에 정말이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혔다.
어머님은 늘 당신 아들을 그냥 아들도 아니고 용알같은 귀한 아들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형마트에서 돌아오며 현관문을 열고 아들이 들어서면
그래서 대형마트에서 돌아오며 현관문을 열고 아들이 들어서면
"아이고, 이 무거운 것을 네가 왜 드냐?"
라고 하신다.
뒤에서 나도 한 보따리 들고 오는데 그건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이제는 87세나 되신 울 시어머니.
아직도 당신 마음에 큰아들은 용알같은 귀한 아들이다.
20세에 낳아서 당신 아들도 어느새 70을 바라보는 나이 67세가 되었는데.....
환갑 진갑을 다 지낸 육십 세 살의 나이가 되고보니
나는 가끔 어머님의 마음이 이해가 가기는 한다.
나는 가끔 어머님의 마음이 이해가 가기는 한다.
무조건적인 어머님의 아들 사랑을.....
그런데 갑자기 나에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나도 내 아이들을 용알같은 귀한 아이들로 키웠나?
내 마음은 그러했지만 아이들도 내게 엄마가 그런 마음으로 저희들을 키워주었다고 생각해줄까?
요즘은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예전 부모들은 먹을 것 입을 것 줄여가며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냈는데
나도 그렇게 키웠다고 생각하는데
아이들도 그렇게 생각해줄까?
혹 엄마 아빠는 하고 싶은 일 다하고 여행 갈 거 다 가고
집도 있고, 연금도 나오고, 취미생활 다 하고, 시간도 많고.....
아이들은 다 커서 제 갈 길 다 갔고.....
그러나 자식들은
아직 자기 집도 없고, 아이들 육아로 밤낮없이 일해야하며
월급만으로는 부족하여 생활이 부족하다 여기며
자기들보다 부모들이 훨씬 넉넉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