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당신이 듣게 될 기묘한 이야기는 전설적인 야구선수 조 디마지오와 여배우 마를린 먼로가 결혼한 이후부터 시작된다.

  결혼생활 내내 착실한 남편이었던 조는 어느 날, 마를린이 LA에 있는 피어스 브라더스 웨스트우드 빌리지 메모리얼 파크에 지하 납골당을 하나 구입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래서 그 자신도 두 자리를 구입하기로 결심한다. 하나는 그녀가 사들인 자리 바로 위에, 또 하나는 그녀의 자리 바로 옆에.

  1954년 그들은 결국 이혼에 합의하고 헤어졌다. 죽은 다음에도 그녀를 다시 보고 싶지 않았던 조는 자신이 사들인 그녀의 바로 윗자리를 친구인 리처드 포스너에게 팔았다.

  그리고 8년 후 마를린이 사망했다.

  이제 장면을 1986년으로 돌려보자. 포스너가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자신이 죽어간다는 사실을 안 그는 침대에 누워 아내인 엘지에게 가까이 다가오라고 손짓했다. “고개를 좀 숙여봐”라고 그가 말했다. 그녀가 그의 입술 가까이에 귀를 갖다 댔다. 그는 속삭였다. “내가 죽고 나면 마를린 위에 엎드릴 수 있게 내 몸을 뒤집어서 관에 넣어줘. 안 그러면 당신이 죽을 때까지 유령이 돼서 따라다닐 거야.”

  순종적이었던 엘지 포스너는 남편의 마지막 요청을 순순히 들어주었다. 훗날 그녀는 LA타임즈 기자에게 말했다. “장의사가 그의 시신을 뒤집었을 때 참 기가막히고 코가 막혔어요.”

  이제 다시 2009년으로 돌아오자. 자신의 베버리힐즈 저택에 붙은 180만 달러의 대출금이 부담스러운데다 자녀들에게 저당 잡히지 않은 집을 물려주고 싶었던 엘지는 기발한 아이디어 하나를 냈다. 마를린 위에 엎어진 채 잠들어 있는 남편의 납골당을 이베이에 경매로 내다팔기로 한 것이다.

  최저 입찰가는 50만 달러로 정했다. 그러나 8월 말 경매가 끝나고 난 후 엘지  포스너는 남편에게 진심으로 감사해야만 했고, 진심을 다해 추모해야만 했다. 남편이 조에게 사들인 납골당이 460만 달러에 낙찰되었기 때문이다.

  이 짧고 기묘한 이야기는 우리의 내면을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이 이야기는 이베이 경매 같은 테크놀러지가 널리 퍼져 있다는 점과 인기 스타들의 죽음에 우리가 매료된다는 점, 납골당 하나에 400만 달러 이상 쓸 수 있는 엄청난 부자가 우리 가운데 존재한다는 점, 그리고 우리가 영원히 섹스에 매혹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이야기에는 분명 종교도 작용한다. 포스너 역시 수많은 신자들처럼 ‘사후세계’를 믿었던 것이다. 특히 미국인들은 사후세계를 강력하게 신봉한다. 최근에 발간된 퓨 보고서(Pew report)에 따르면 미국인들 가운데 82%가 신을 믿고 90%는 인간보다 고귀한 힘을 믿으며 74%는 사후세계를 믿는데, 천국을 믿는 사람은 85%에 달했다.(물론 개신교 신자 3명 중 한 명은 오직 크리스천만 천국에 갈 수 있다고 믿긴 하지만 말이다). 25명의 미국인 가운데 겨우 한 사람만이 무신론자이거나 불가지론자인 셈이다.

  리처드 포스너가 그저 사후의 삶만을 믿은 것이 아님이 분명하다. 그는 사후에도 섹스를 할 수 있다고까지 믿었던 것이다. 이는 미국인이 얼마나 낙관적인지 잘 보여준다. 리처드는 죽은 후에도 그저 섹스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캘리포니아주 LA에 있는 메모리얼 파크의 120Cm 두께의 콘크리트를 뚫고 자신의 세대 전체에서 가장 뛰어났던 섹스 심벌과 섹스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믿었던 것이다.

   ※ 위 글은 해리 백위드의 ‘언씽킹’에서 인용했습니다.

♥ 경청비즈니스연구소 뻔소장 왈

  어찌 보면 황당하죠. 그런데 또 다른 시각, 즉 마케팅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걸 팔 생각을 한 그의 부인도 대단하고 또 그걸 460만 달러에 산 사람도 정말 대단합니다. 그 보다 먼저 그렇다고 먼로 위에 포스너를 묻어준 부인도 만만치는 않습니다.

  제일 대단한 사람은 죽어서라도 그 위에 눕고 싶어 엎어달라고 한 포스너지만 말입니다. 한 마디로 하면 ‘개또라이’인 거죠.

 그리고 이걸 보면서 사후 세계에 대한 희망을 팔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걸 사시면 당신 사후 세계는 행복할 겁니다.”와 같은 뭐 그런 좋은 제품이 있다면 말입니다. 물론 현재도 그런 게 있긴 하지요. 일부 사이비 종교가 그런 사후 세계의 행복을 팔고 있는 거 아닌가요?

“모두가 귀를 열면 세상이 천국으로 바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