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소장님 글을 읽다가 옛날 생각이 나서 올려봅니다 

경상도처녀 알콩이가 방년25살때 친구가 결혼을 한다는데 총각집이 인천이라고,

10월 1일 국군의날에 지하철이란걸 첨 타고 가는데 땅속으로 기어들어갔다가

나왔다가 하는통에 멀미를 해서 얼마나 얼마나 힘들었던지요.

어느덧 25년쯤 더 살고나서 대학다니는 아들한테 간다고 서울의 지하철을 타게

된거에요.

아들이 어디서 내려서 어디가는걸 갈아타고 또 내리고...알려줘서 수첩에 메모한

것을 들고 컨닝해가면서  최대한 촌티를 안내고 찾아가야지 하면서 가는데

잘못하다간 내리는역을 놓칠까봐 가슴이 두근반 세근반 (6근)......

그런데 나이도 먹을만큼 먹었고 눈있고 입있으니 찾아갈수 있겠더라고요.

고속버스에서 내려 땅속으로 기어들어가 지하철을 탔는데, 사람들이 다 나만

쳐다보는것 같고 시선을 어디다 둬야할지를 모르겠더라고요.

눈은 지하철 바닥만 쳐다보면서 귀는 안내방송 스피커에 기울여야지 했는데,

시끄러워서 뭐라하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게 정확할것 같아서 눈을 살짝들어 중앙통로 위쪽 전광판을

바라보는데 [이번역 ~~]글이 보이더라고요.  아 다음이 이번역 이구나.....

사람들이 내리고 다시 출발하고나서 한참 가다가 방송이 나오길래 눈을 들어 다시

위를보니 [이번역~~] 아  이번역이구나............

그런데  아! 이상하다  아까 [이번역] 지났는데  또 [이번역] 이라니 전광판이

고장났나?   ㅋㅋ

그때부터 불안해지기 시작했어요.

큰일났다  학교에 있는 아들한테 전화해서 데리러 오라 해야하나 ~~~

순간 생각이 났어요

이 바보야!!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하고, 한글은 끝까지 읽어봐야 안다고....

[이번역~~~은 공설운동장 입니다~~]까지 읽었어야지...... ㅋㅋㅋㅋ

앞부분만 읽고 얼른 바닥을 바라보니  계속 이번역만 나올수밖에.

혼자서 아들한테 갈때까지 웃기기도 하고, 바보인 내모습이 한심스럽기도 하고,

몇년전에 안양에 사는 시동생한테 서울 지하철역은 [이번역]이 참 많더라고

이야기를 해줬어요

서울지하철에 다니는 시동생이 회사에가서 동료들한테 이야기를 했더니 다들

배꼽을 잡고 웃더랍니다.  그뒤로 제 별명이 <이번역> 이 돼버렸답니다.

                           한잔 드시어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