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털한 성격탓에 집안 구비약들을
대충 상자에 보관하며 사용하며
살아왔는데
큰딸이 커다란 구급상자를 사와 정리중이다
자신을 챙기고 가족을 챙길줄 아는
나이가 되었나보다
듬직하면서도 세심한 큰딸
아직은 어리광을 부리고 싶다던 큰딸
이젠 많이 컷나보다
알찬 알맹이가 속안에 있지만 애교가 넘치는 작은딸
신이 나에게 주신 선물이자
친구이고 동반자이고 의지처이다
그럼에도
내안에 여린 여자하나있고
현실에 어설프지만 대응해 나가야하는 인간하나 있다
숙명처럼 외로움을 달고 살아야하고
외로움의 고단함의 댓가로
신에게 자식의 안녕을 청구한지는 오래전부터이다
어미의 걱정은
정녕 자식을 위해서 자신을 태우고
온몸이 발가벗기는 수치도 마다하지 않는다
어미의 정성으로 자식이 태어나고 자라고
세대가 지나고 또 세대가 지나고
어미의 정성으로 자식이 자라고 성인이 되어
역사에 남을 인물이 되고 사람이 되고
지구의 숙제들을 풀어나갈 후손들이
태어날 것이다
난 나약하다
조그만 고통이나 외로움을 잘 참아내지 못한다
그러나
어미들은 자식을 낳아 길러 우리들의 문제들을 풀어나가라고
신께선 언명한 거 같다
질투심이나 시기심이라는 악한 기운이 많이 존재하지만
어미는 위대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