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으로 되어있던 폰을 벨소리로 바꾸고 당신 전화를 기다리던 어제.

어젯밤.. 늦도록 연락이 없다.

"내사랑 내여자..오빠는 접대중"이라는 짧은 문자한통 달랑오고.. 자정이 될때까지 아무소식이

없다가.. 새벽한시..벨렐레~~~ 전화벨이 울리고.. 자다깬 나는 깊이 잠이 들었다가도 내심

긴장을 한탓인지 한번에 받고만다.

"어디세요?"

"여보~ 우리00 당신 안자고 있었어? "

"잠이오겠어?(깊이 자다 꺴으면서도)"

 훗훗...핫핫~~ 한숨소리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거같다.

"당신 오늘 많이 힘들었구나? 얼릉와서 자야지.. 어딘데?"

"음..나 지금 대리불러서 집 가는중.. 그런데 여보야.. 참 힘들다..사는게.."

"그래 쉬우면 심심해서 재미없을거라.. 힘들게 힘들게 이겨가도록 만들어 주셨나봐 조물주가."

말은 하면서도 마음에서 바람소리가 펄럭입니다.

"여보..나 오늘 접대를 하는데..참..개같은 경우도 다봤다. 그냥 곱게 먹고 마시면 될걸.

룸싸롱 접대 안한다고 뒤집어져서.. 난 절대 룸싸롱 접대는 못하겠으니 차라리 돈을 드릴테니

직접 가셔서 놀다 가세요.. 했는데 마음이 안좋네"

"그래..당신 목소리가 편하고 좋은사람하고 술마신게 아니란거 알겠어.. 많이 지쳤네.

수고했어요..어서와"

전화를 끊고. 마당으로 나섭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불빛을 보이며 동네로 한대가 스르르 미끄러지듯 들어오고.

또 얼마나 술과의 사투를 벌였는지 몸도 가누지 못하는 남편을 부축해서 내립니다.

많이 무겁습니다. 이등치를 어떻게 집까지 동행하여 가야하나..

하면서도 안쓰러움이 확..몰려오네요.

남편은 정말 떡실신이 되어 내게 기대어있고

나는 무게에 눌려 실신 지경까지 가면서 집에 뉘여놓으니

3초도 안되서 코를 곱니다.. 천둥이 치듯..

딸아이도 아빠의 귀가와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시험공부를 하다말고.

가만  아빠의 손을 한번 잡아보고.

이런날은 안씻어도 용서가 되니.. 뜨건 수건으로 닦아주는데 혼자 중얼거립니다.

"여보~ 내가 미안해.. 정말 미안해 "

"미안해? 미안하면 푹자고 내일 또 굿모닝 인사 해줘"

헌데..

오늘 아침.. 꼼짝않고 자는 남편 아침을 준비해두고 아들녀석에게

부탁하고 출근해서 전화를 하니 통 받지도..문자도..카톡도.. 대답이 없네요.

아들녀석까지..

불현듯..

혹시..자다가 .. 방정맞은 생각이 들어서..

세월호 아이들 생각하면서 카톡에 올린 노란 리본을 살그머니 내리고.

남편의 이미지 사진을 올려놓습니다.

어떡하지 자다가.. 잘못되었으면.. 숨소리라도 들어보고.. 흔들어보기라도 하고 와야하는데

후회와 아픔이 밀려옵니다.. 딱 오후 한시까지.

오후가 시작되어서.. 낯익은 번호가 뜨네요.

휴~ 한숨만 나오는데 대꾸는 못하겠고..

남편은 갈라진 목소리로 말하네요.

"여보..미안.. 몸이 너무 무거워서 아들하고 사우나 다녀왔어요.."

이런 젠장... 이런 웬수들..

"나 졸지에 과부되는줄 알고 얼마나 맘 졸였는줄 아냐고!

살아있어서 다행이야..고마워요"했더니..

"아주 세월호가 사람을 잡는구나..불안증이 심해져서 어쩌냐..하고 끊습니다

 ~ 어제같은 경우는 살다 참 드문경우라서.. 

나 당신한테 뭐라 말을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