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0대 초반 여성입니다.

때는 제가 20대 중반일 때였어요.
매우 추운 겨울 날 친구와 만났고 밥 먹고 술 마시고 헤어지려는데 저는 주차를 매우 가깝게 해놓은 상태여서 바로 차에 탈 수 있었고, 제 친구는 좀 멀리 주차했는데 옷을 얇게 입었어서 제 옷을 잠깐 걸치고 있다가 "나 이거 그냥 입고 갈래 나중에 줄게" 이러고 갔죠.
매주 만나는 친한 친구고 해서 별로 개의치 않았습니다.

문제는.... 지금 5번의 겨울이 지나가도록 그 옷을 주지 않습니다.
뭐 그렇게 싸지도 비싸지도 않은 12만원의 오리털 긴패딩입니다.
제가 긴 패딩은 그거 하나 밖에 없었는데, 하나 살까 하다가도 '에이 있는데 굳이 왜...' 하며 그 패딩 때문에 사는걸 미루고 미룬지 벌써5년째입니다.
그동안 수차례 돌려달라고 가지고 나오라고 해도 말로만 알았어 알았어 집에 있어 갖다 줄게 이럽니다.
며칠전에도 그 친구 생일이라 케이크랑 십만원 현금 선물 준비해서 친구들이랑 다 같이 만났을 때도 갖고 나오라고 그 전날 저녁부터 당일 아침에도 문자를 보냈는데 알겠다고 하더니 결국 잊어버렸다며 "야 그냥 네가 우리집에 와서 가져가라" 하는 겁니다.
심지어 몇 년 전에는 친구 집 앞으로 데리러 갔을 때 가지고 나오라고 전화했는데도 그냥 나왔습니다.
핑계도 여러가지 입니다.
- 이사하느라 어딘가 이삿짐에 쌌어
- 아직 장 정리를 안해서 못 찾았어
- 너무 오래 장에 쳐박혀 있었어서 드라이 해서 줄게
진짜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위에서는 이제 그쯤 됐으면 그냥 미안해서라도 새 거 하나 사주겠다고 그러는데... 전 새 패딩 필요 없습니다.
차라리 자기가 입다가 어디 찢어먹었다던가, 동생이 빌려입고 나갔다가 잃어버렸다던가 했다 그래도 솔직하게 말해주면 잊고 저도 미련 없이 새거 사러 가겠는데 맨날 잘 있다, 갖다 줄게 하면서 정작 만나면 '아 맞다....' 이러고 있는데 미치겠습니다.

도대체 뭐라고 해야 옷을 받을 수 있을까요?
정색하고 말해볼까요?
12만원에 쪼잔하게 구는 것 같지만, 어디까지나 제 옷이고 빌려간 거잖아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