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도 잘맞고 착한 여자친구랑 만나서.. 남들보다 많이 일찍 결혼해서

현재는 애가 두명 있는 한 가정의 가장입니다.

아직은 20대지만 결혼하신분들, 살림살이 하시는분들 대부분이 30대이상이실것 같아서

20대 게시판보다는 30대 게시판에서 공감대가 더 잘 형성될것 같아 이곳에 글을 올려봅니다.

지방에 이름없는 전문대, 전망없는 학과다니던 중에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었고 졸업해서 몇달간 백수생활을 하다가

여자친구를 만날때마다 한심하고 초라한 제 모습에 3달 빡시게 공부와 알바를 하며 회계1급,erp를 따고 중간 규모의 중소기업에

인턴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정규직으로 전환된지 얼마되지 않아 회사가 사세 확장을 하게 되며 월드클래스300에 선정이 되었고

당연히 그에 따른 연봉 재협상이 이뤄짐과 동시에 상여금이 대폭 올랐으며, 기존엔 없던 성과금까지 생기며

운이 좋았던건지.. 백수나부랭이였던 제가 어찌저찌하여 투룸을 잡고 결혼까지 골인 하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좋았습니다

첫째 낳고 나서부터가 시작이었습니다.

원래는 친가쪽에 80, 친정쪽에 80씩 공평하게 부쳐주다가

아이도 낳았고, 미래를 위한 적금의 필요성도 많이 느끼며(기존에는 월80씩 넣었습니다)

생활비도 당연히 늘려야했기에

30만원씩 줄여서 50, 50씩 보내기로 한게 화근이 되었습니다.

장인과 처남이 찾아오셔서 하시는 말씀이

"다른 집 사위들은 한달에 용돈 100만원 주는것도 부족해서 모자라지 않냐고 그러더라

자네는 고작 80붙여주면서 그것도 많다고 50으로 줄이는데 말이 되는가?"라고 하십니다.

제가 정말 무능력한가를 생각해보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처남도 한마디 거듭니다

"이번달은 어쩔수 없지만 다음달부턴 원래데로줘

나도 이번달 용돈이 부족하단 말이야"

32살먹은 처남이 한심해보이는 순간이었습니다.

원만한 부부관계를 위해 한마디 대꾸도 없이 꾹 참고

따라주었습니다.

하지만 미래를 위한 돈은 어쩔수 없었기에..

퇴근후(빠르면 6시반, 늦으면 9시반정도) 10시~새벽2시까지 하루 4시간씩

아르바이트를 뛰고 씻고 잠자리에 들면 3시더군요, 물론 6시반에 일어나서

출근준비를 해야됩니다.

이렇게하니 예상했던 수치와는 그렇게 큰 변동없이 흘러가더군요

산후조리 후에 저를 도와 아르바이트라도 하겠다던 아내는

반년이 지나도 산후조리를 하며, 장모님과 함께 제가 빠진 자리에서

맛있는것을 많이 사먹으며 쇼핑도 참 많이하더군요

무슨 오해가 있겠거니...하고 좋게 넘기려해도 서운한 감정은 들더군요

그렇게 지내가던 도중 둘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더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런데 또 엎친데 덮친격으로 처남이 술먹고 사고를 냈더군요

사귀던 여성분이 임신을 해서 결혼을 해야된다면서

장인어른께 7천만원을 요구했나봅니다

장인,장모께서 그런 큰돈이 갑자기 어디서 나겠습니까

그래서 그 여자쪽 가족들과 의논끝에,

여자쪽 가족들이 혀를 차며 4천을 부담한다고, 3천만 남자쪽에 부담하라고 하덥디다

놀고먹는 32살인 백수 이새끼는 또 장인,장모께 3천만원을 요구합니다.

그 요구는 곧 다시 제게로 돌아옵니다.

장인 왈 : 우리가 어떻게든 2천정도는 마련해볼테니 자네 집에서 천만원만 어떻게 안되겠나?

나 왈 : 갑자기 그러시면 제가 어떻게;;

처남 왈 : 우리가 얼마나 잘해줬는데? 그러는거 아니지

             겨우 천만원이 없어?

생각해볼 시간을 좀 달라고 하며 돌려보내고,

혼자서 어떻게 해야될지 고민을 하고 있는데

아내가 한마디 거듭니다

이번 한번만 해주자구요..

그래서 천만원은 힘들고, 500만원을 빌려드렸습니다.

아니, 어차피 갚지도 않을 사람들이니 그냥 드렸다고 하는게 올바른 표현이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갖 서운한 소리 다합니다.

그깟 돈 천만원이 아깝냐면서 인생 그렇게 살지 말라고 합니다.

가난한 놈이 우리 OOO(아내이름)이 고생시킨다고 미래가 안봐도 훤하답니다

여기까지도 어떻게든 참았습니다.

참긴 참았는데...

삶의 의욕이 사라지더라구요

내가 열심히 일을 하는이유가 저사람들 뒷바라지 해주는건가 싶기도 하고..

이 사실을 알리 없는 저희 부모님께 너무 죄송해지며

원룸 잡는다고 100만원만 빌려달라고 했던 제 친동생의 부탁조차 거절한것도 미안해지더군요

제 친가쪽 이상으로 대우해줌에도 불구하고 이런 대접을 받다니.. 

술밖에 안땡기더군요

아내가 둘째를 가졌다고 일주일에 2~3번은 꼭 찾아옵니다.

늦게 퇴근했다고 잔소리 듣는것은 기본이고, 새벽늦게 들어와서도 청소,설거지 무조건 다 합니다.

대문앞에 뭐 피자시켜먹고 버린 쓰레기들 자욱하더군요

저는 아침 저녁을 라면으로 떼우고

오직 점심만 다행히도 회사에서 밥을 먹습니다

아침도 안먹을때가 많습니다.

그렇게 둘째를 출산하고

이제는 하루에 한번은 꼭 찾아옵니다.

무능력남이네

돈도 못벌어오면서 왜이렇게 늦게 오네

염치가 있네없네

괘씸하네 뭐네

이때까지 쌓아왔던 분노가 이틀전에 폭발했습니다.

정말 눈이 뒤집혀서 할말 못할말 다했습니다.

"장인어른 당신은 제가 저희부모님에게 하는것 이상으로 대우해드리는거 아십니까?

당신자식 소중한거 알면 남의 자식 소중한거 아셔야죠

저희 부모님 저 지금 이런 대접받고 있는거 전혀 모르십니다

저보고 무능력하다 돈 못벌어온다 하시는데

당신네 아들 두명 다 나이가 30대인데 저보다 많이 버는 사람 있습니까?

당신네 첫째아들 나이 서른후반에 연봉 1800벌면서 차몰고 다닌다고 난리치고 다니고

둘째아들 주말 알바만 하면서 백수노릇하고 다니다가 사고쳐서 결혼한다고 나보고 돈내놓라하면서

무능력하다고 할 자격됩니까?

당신은 얼마나 버는데요?

당신에 가족들 연봉 다 합해도 제 연봉보다 적지 않습니까?

맨날 저한테 손벌려 사는 주제에 누가 누구보고 무능력하답니까?

제 또래 중에 저보다 많이 버는 사람 거의 없습니다

염치는 장인어른이 있어야 되는거 아닙니까?"

그뒤론 무슨말 했는진 기억도 나지않고

집을 나와서

친구랑 취할때까지... 마셨습니다.

이곳은, 저같은 입장인 분도 계실테고

아내같은 입장, 장인이나 처남같은 입장인 분들도 계실겁니다

정말.. 여쭙고 싶습니다.

- 아내의 친정쪽에 보내는 돈 월80만원을 50만원으로 줄여서 보내드리려 했던게 잘못이었을까요?

- 20대후반에 4000짜리 연봉은 무능력자라 손가락질 받아야 마땅한가요?..

- 정말 열심히 살아보려고 최선을 다했는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요?

정말 조언좀 해주십시오

사랑 하나면 다 될줄 알았는데,

그 사랑을 위해서 열심히 살았는데

뭐가 잘못된건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