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부남과 사귀면서 ‘운명적’ 운운하지 말라. 
도덕적인 면을 굳이 언급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이미 그가 ‘다른 여자의 남자’라는 것을 알고 시작한 당신, 거기서 오는 고통과 허전함을 운명이라는 미명으로 아름답게 포장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와 내가 사랑에 빠진 것은 운명이야, 라며 사랑에 빠진 비련의 여주인공다운 표정을 지어도 이에 동조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여기저기 당신의 비극적 연애를 떠벌리고 다녀봐야 당신에게 신실한 조언을 해줄 이 아무도 없다. 모두들, 그 연애가 언제 끝날지만 지켜볼 뿐이다. 만약 당신, 지금 어느 집의 가장과 목하 열애 중이라면 조용히 연애하고 조용히 끝내라. 당신이 그에게 원하는 것이 단순히 편안하고 안정된 연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면 말이다. 혹여, 미친 듯이 서로를 사랑하고 만나서 헤어질 때마다 안타까운 눈물을 그렁그렁 달곤 한다면 찬물로 샤워하고 정신을 바짝 차리길 바란다. 중독된 사랑보다 지루하고 습한 것은 없다. 앞서 말한 대로 도덕적인 면을 언급할 생각은 없으나, 이십대에 빠지기 쉬운, 그러나 가장 위험한 탐닉이 바로 이것이니까.
2 한 남자를 두고 다른 여자와 싸우지 말라. 
당신의 남자였건 그녀의 남자였건 동일한 교집합 격의 남자를 동시에 사랑한다는 건 결과적으로 보면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왜냐고? 아무리 용을 써도 공유할 수 없으니까. 누군가는 그를 포기하거나 누군가는 버림을 받아야 하니까. 영화 <줄 앤 짐>처럼 한 여자를 두 명의 친구가 동시에 사랑하는 일은 예술영화에서나 아름답게 승화될 수 있는 얘기다. 현실에서는 그다지 아름답지도 열정적이지도 않다. 금속성 하이톤의 목소리가 왔다 갔다하거나 한쪽은 울고불고 한쪽은 안절부절하고 한쪽은 수수방관할 뿐이다. 승산이 있다면 그를 당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라. 그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마음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 그저, 한때 기분으로 질투와 탐욕에 사로잡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라면 깨끗이 돌아서라. 그게 멋진 이십대의 나아갈 바!
3 친구를 배신하지 말라. 
친구를 배신하는 일은 당신과는 먼 얘기처럼 들린다고? 천만의 말씀. 당신이 자칫 친구를 배신할 경우의 수는 도처에 깔려 있다. 의리라는 말이 남자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시대가 바로 요즘이라는 것에 아쉬움을 금할 수가 없다. 오히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수록 여자들 간의 의리와 우정은 깊었다. 돈독한 유대감과 깊은 동질감으로 뭉쳐진 여자들의 우정은 남자들의 그것보다 한 단계 높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마, 쇼핑을 같이 하고 미운 친구의 험담을 신나게 하며 친구의 남자친구의 칭찬을 늘어놓는 것이 우정의 전부라는 무뇌아적 수준의 정의를 내리고 있는 건 아닌지. 친구를 끝까지 믿어주는 것, 친구의 단점을 맵게 꼬집어주는 것, 친구를 위해 당신의 달콤한 시간을 과감히 포기하는 것이야말로 당신이 친구를 위해 취해야 할 올바른 행동 노선이다. 단순히 친구의 뒤통수를 치는 개념만이 배신이 아니다. 당신을 믿어 의심치 않는 친구를 진심으로 대하지 않는 것도 넓은 의미의 배신이다. 송강호 식으로 풀자면, 친구를 배,배,배,배신하면 나중에 고스란히 되,되,되,되돌아 온다는 사실. 
4 친구와의 채권·채무는 아무리 많아도 최고 50만원을 넘기지 말라. 
가까운 사람일수록 돈 거래를 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돈을 빌려줄 때는 받을 생각을 하지 말고 선뜻 빌려주는 편이 정신 건강에 좋다는 말도 있다. 돈 거래를 할 때는 언제까지 얼마를 쓰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이 좋으며 빌릴 때는 약속한 날짜보다 조금 빨리, 최소한 약속한 날짜까지는 갚는 것이 예의다. 이성 문제와 돈 문제처럼 사람관계를 단칼에 잘라내는 경우는 없다. 더군다나 경제 활동이 그다지 자유롭지 못한 이십대에 돈과 관련된 일로 골머리를 앓는다는 건 좀 재미없지 않을까. 대출 보증 관련된 일은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앞장서지 않는 것이 좋다. 나중에 돈 문제로 얽히면 이쪽이나 저쪽이나 서로간에 그렇게 추잡해질 수가 없다. 
5 어떤 이유에서도 부모님을 창피하게 여기지 말라. 
지위 고하, 학력수준, 직업 여하 막론하고 당신이 부모님을 창피하게 여기는 일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 그런 마음은 사춘기 철 모르던 때에 치기어린 심산으로 한번쯤 먹어볼 수 있는 마음이다. 사랑으로 당신을 세상에 나게 하고, 젖을 물려 뼈와 살을 만들고, 경험한 바 가장 최대한의 선과 정의로써 당신을 가르쳐온 분들이다. 어느 날 돈벼락은 맞아 흔히 말하는 졸부가 되어 금팔찌에 금시계를 주렁주렁 달고 다니며 돈 자랑에 여념이 없으시대도, 시장 귀퉁이에서 멸치 가게를 하신대도, 새벽같이 나가서 다음날 새벽까지 택시를 모신대도, 입에 발린 말로 노동자의 피와 땀을 착취하는 악덕업주라고 해도 당신에게는 부모님을 창피하게 여기고 그들을 욕할 명분이 없다. 그들은 당신을 이 세상에 있게 했고, 당신이 행위하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으므로. 당신이 그들의 자식이라는 것만으로 당신은 이미 충분히 복받은 사람이다. 젊어서 할 수 있을 때, 당신의 부모를 아끼고 사랑하라. 나중으로 미뤄선 안 될 가장 첫 번째 일이 부모님을 사랑하는 일이다. 
6 쭉쭉빵빵한 친구와 함께 다니지 말라.
예쁘고 잘 빠진 친구랑 다니다 보면 혼자 다니는 것보다 훨씬 다채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뷰티 숍에 가서도 훨씬 친절한 케어를 받을 수 있고, 술을 마실 때도 서비스 안주가 끊이질 않는다. 그런데 여기까지다. 나이트에 가면 대번에 쉴 새 없이 불려다니다 못해 끌려다니느라 그녀의 팔목이 벌겋게 부어오르는 동안 당신은 혼자 그녀의 가방을 지켜주며 홀짝홀짝 술을 마실 뿐. 잘난 친구랑 다니면서 얻는 행복은 달지만 뒤에 따르는 자괴감의 실체는 쓰다. 만약 아무리 용써봐야 친구의 반도 못 따라간다는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다면, 친구랑 다니면서 의식적으로 그녀 뒤에 서는 것이 버릇이 되었다면, 세련된 사람들이나 드나드는 명품관이나 청담동의 음식점은 그녀를 동반하지 않고는 엄두를 못 냈다면, 이쯤에서 그녀와 헤어져 각자의 길을 가라. 당신은 상대적인 열등감으로 마음이 위축되어 있으며 어느새 설탕이 물에 녹듯 시나브로 자신감도 잃어갈 것이다. 무섭지 않은가? 꽃다운 이십대에! 
7 무허가 업소에서 성형수술하지 말라. 
이왕 할 거면 제대로 된 곳에서 쾌적한 기분을 만끽할 것. 아름다움은 그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신나는 일이다. 왜 돈 몇푼 아끼자고 모처럼의 행복한 상상까지 헐값에 담보하는가. 시술 받고 나서 더욱 찜찜한 기분이 되어 노심초사하느니 이왕이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스타일을 당당하게 주문하라. 당신이 스스로 아름다워지겠다는데 누가 말리겠나. 어렵게 성형수술을 결심했다면 비용을 아까워하지 않는 게 좋다. 그것은 곧 당신의 자신감이요, 수술 후 달라져 있을 당신 모습에 대한 벅찬 판타지다. 단순히 물리적인 시술 즉, 수술용 칼로 얼굴을, 턱을, 배를 가르자고 병원에 들어서는 게 아니라 자신감 넘치는 미래의 삶을 위해 병원의 회전문을 힘껏 당기는 것임을 잊지 말자. 무허가 업소에서 수술 받은 후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그곳으로 발을 옮기는 강심장이 아직도 있는가. 그런 업소를 찾아가, 왜 우리의 미적 권리를 떨어뜨리느냐고 항변해도 모자란 판국에.
8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라고 미루지 말라. 
그렇게 되면 죽을 때까지 미루게 된다. 초인적인 살 빼기를 감행한 주변의 다이어트 도사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지만 말고 당장 실천하라. ‘살 빼야지’를 입에 달고 살기엔 당신은 날씬한 몸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은 꽃 같은 청춘을 살고 있지 않은가. 현대 여성의 80%가 자신을 비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통계에 놀라지 말자. 당신도 그 통계에 일조하고 있음을 잊지는 않았을 테지. 이미 여러 번의 시도를 통해 쓴맛을 봤겠지만, 혹은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겠지만 다이어트는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것보다 탄력적인 몸을 갖는 게 중요하다. 그렇다면 무조건 미루기만 하는 게으른 생활습관부터 당장 뜯어고치도록! 
9 여행지에서 만난 남자에게 마음을 주지 말라. 
국내외로 여행을 가는 것이 이젠 먼 얘기가 아니다. 여행의 좋은 점은 첫째, 일상에서 벗어난다. 둘째,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벌 수 있다. 셋째, 여행지의 낯선 정취를 느끼고 몸과 마음을 리프레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쁜 점은 첫째, 불쑥불쑥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둘째, 생체리듬이 흐트러질 수 있다. 셋째, 오히려 일상으로의 복귀가 힘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모든 장단점을 차지하고라도 여행은 즐겁게 떠나서 행복한 추억을 담아오는 것에 일차적인 목적이 있다. 그렇게 떠난 여행지에서 낯선 남자에게 마음을 빼앗긴 당신. 추억으로 간직할 정도의 중량이라면 모를까, 격랑 속의 여행을 보낸 후라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의외로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이런 경우들은 대부분 일상으로 돌아와 매우 참담한 현실을 맞닥뜨리고 나서야 정신이 퍼뜩 들게 된다. 여행지에서는 가급적 가벼운 정도의 추억만을 건져올 것. 
10 콘돔 사용을 싫어하는 남자와 섹스하지 말라. 
“아… 글쎄 그거 말이지. 꼭 써야 하나?” 하고 반문하는 남자라면 제아무리 권상우 뺨치는 몸매와 이정재의 미소를 가졌대도 분연히 떨치고 일어날 줄 알아야 한다. 연인 사이에서 이것의 사용을 두고 설왕설래가 많지만 어느 정도의 범위를 허용한 사이에서나 ‘오늘은 콘돔 없이 한 번?’이 가능한 얘기고(물론 이런 발상도 위험천만하지만), 미리 챙기지 못한 것도 반갑지 않은 와중에, 콘돔을 사용할 것을 요구하는 당신에게 이렇게 대답했다면 싹수는 노랗다고 봐야 옳다. 물론 대부분의 남자들이 콘돔 사용을 달가워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남자가 주도하고 남자에 의해 끝나는 일방적인 섹스에 길들여진 탓이기 때문이다. 안전한 섹스를 위한 제안 때문에 왜 싸워야 하는가(터놓고 말해보자. 그렇다면 여자 입장에서 콘돔을 사용한 섹스가 사용하지 않을 때보다 더 황홀한가? 역시나 ‘아니올시다’다). 당신을 배려한다면 원치 않아도 참을 줄 알아야 한다. 막무가내로 ‘난 싫단 말야’라고 얘기한다면 인정사정 볼 것 없다. ‘할 수 없지 뭐. 저리 가줬으면 하는 소망이 있네’라며 그의 가슴을 밀쳐내 몸을 빼내라.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