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해서 여기에 글 올려요. 

같은 부서에 동갑인 동료가 있는데 결혼하자마자 그 친구가 이번에 임신을 했습니다.

임신한거 당연히 축복받을일이죠. 기쁜 마음으로 축하 해줬구요.

아직 젊은 나이긴 하지만 그래도 임산부는 당연히 몸조심 해야한다는것도 알기에 여러모로 그 친구에게 최대한 편의를 봐줬습니다. 예를들면 부서의 잡다한 일은 다 저 혼자 한다던가, 식당에 가서 세팅도 혼자 합니다. 저희 둘이 우리 부서에서 막내거든요. 이런건 충분히 해 줄수 있습니다. 그런데 점점 도가 지나치네요.

배가 땡긴다며 일하고 있는 저를 불러 물을 떠다달라고 하질 않나, 부서에서 간식을 데우는데 전자렌지에 넣고 대신 돌려달라고 하질 않나... 자기는 임신해서 전자렌지 앞에 가면 안된다네요. 그럼 저는 뭐 전자렌지 앞에 있어도 된다는건가요? 간식 먹고 치울때 되면 배가 땡긴다며 쏙 빠지고...정말 얄밉습니다. 말끝마다 넌 임신안해봐서 모른다 너도 해봐라.... 어느날은 길가다 그 친구가 보이길래 뒤에서 이름을 불렀습니다. 그러자 저때문에 깜짝 놀랐다며 너때문에 애기 어떻게 되겠다고...

아까보니 벌써 산후조리원도 알아보고 있더군요... 그러면서 바빠죽겠는데 여기 어떠니 저기 어떠니...

결혼도 안한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또 입덧도 빨리 시작해서 지금 입덧하는 중입니다. 제가 점심먹고 들어오면 자기는 입덧하느라 못먹는데 넌 밥이 넘어가냐고...ㅎㅎㅎㅎㅎ 어이가 없네요. 내가 자기 남편도 아니고 참...

이제 임신 4주차라는데... 누가보면 4개월은 된줄 알겠네요... 방금도 저한테 너도 빨리 임신해라 너가 해봐야 한다.

결혼도 안한 처녀에게 임신을 하라니요...

자꾸 저러니까 그 친구가 점점 미워지네요. 지금도 이러는데 앞으로 열달동안 저 꼴을 어떻게 봐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