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3살 여자이고 대학을 다닐 적 교수님의 추천으로 2년 동안 다녔던 첫 직장을 그만두고 조금 쉬다가 다시 취직을 준비중인 취업준비생입니다.
주변에 저와 같은 사정을 격는 사람도, 조언을 해주시는 사람도 없어서 다른 직장에선 저의 문제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궁금해서 글을 올립니다.

2년전 조그만한 편집디자인 회사에 취직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1년간은 배우는 입장으로 밤샘 야근도 마다하지않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회사에 계시는 분들은 저만 20대, 나머지 분들은 40대 중 후반 이었고 사장님을 포함해 6명밖에 안되었던지라 일손이 부족하여 디자이너임에도 불구하고 책제작하는 것까지 도맡아하며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제게 잡다한일과 야근이 반복되는 것 보다 더 제일 큰 문제는 바로 점심시간 이었습니다.

일단 같이 식사를 하는 회사분들이 저랑 연령대가 많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야기에 끼어들수도 없이 묵묵히 밥만 먹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먹고나서 양치질을 하고 나면 바로 앉아서 또 일을 해야했습니다. 또 업무에선 편집디자인이란게 오타나 디테일이 틀어졌는데 모른체 지나가서 인쇄물이 나와버리면 큰일이 나니까 예민해질수밖에 없으니 위가 탈이 나는 하루하루가 반복되었고 날이 흐르고 난뒤엔 점심만 먹어도 한시간 뒤에는 다 게어낼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몇일 점심시간에 점심을 안먹겠다고 말씀드렸는데 회사 분들이 예의상 걱정하시며 신경써주시는 척하시는게 아픈것보다 더 부담스러워서 결국 곧 또 토해낼걸 알면서 꾸역꾸역점심을 먹었습니다.
병원에선 신경성 위염이라 스트레스 받지말고 밥을 먹으면 충분히 소화시킨 후에 업무를 보라는데 회사 분위기상 그럴 수도 없고 더 심해져서 일을 그만둘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뒤론 안정을 되찾았지만 여전히 점심이란 트라우마때문에 초저녁이 되서야 밥을 먹었고 자연스레 1일 1식을 했습니다.

사정상 다시 취직은 해야하는데 점심을 안먹고 저녁만 먹는다는 제가 혹여나 눈엣가시가 될까봐 너무나도 두렵습니다. 안그래도 아직 2년 경력이라 신입으로 입사하는 것과 마찬가지일텐데 신입인 제가 점심을 안먹겠다고 하면 저를 이상하고 예민한 사람으로 볼까봐 두렵습니다.. 하지만 제 성격은 누구보다 털털하고 덜렁대기도하며 지극히 평범한 여자인데, 그저 다시 아플까봐 두려워서 못먹겠는 건데.. 상사들이 보는 시선이 너무나도 걱정이 됩니다. 그간 노력도 해보고 병원도 여러군데 다녀봤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직장생활에서의 점심시간, 점심을 안먹는 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당당하게 1일 1식을 하니까 저 신경쓰지마시고 드시라고 말씀드려도 될지 고민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