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먼저다" 무조건 엄마편 ㅡ 극한육아 멘토 미세스찐의 희생, 좌절, 위축 없는 육아 솔루션
아이와 처음 겪어보는 경험들, 그 순간들이 특별한 감동으로 느껴지는 순간도 잠깐, 매일 반복되는 끝없는 노동과 희생으로 쌓이는 엄마의 자리 늘 편하기만 한 건 아니더라고요.
아이가 어릴 땐 엄마 혼자 생각하고 고민하고 후회하고 머뭇거리던 시간들이 많았어요.
아이가 의사를 표현하면서부터는 아이의 의견을 무시하지 않으면서 조율할 수 있는 대안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길었고요. 그리고 이제 엄마 키만큼 자란 아이의 의견엔 끼어들 틈이 점점 없어지는 것 같네요.
아이들이 크면서 극한육아, 독박육아, 전투육아 등등 육아란 단어에 붙는 이 살벌한 단어들이 이젠 상관이 없을 것 같지만, 아이들이 성장을 하며 자라듯 엄마도 여전히 좌절하며 고민하며 성장을 멈추지 않고 있답니다.
다만 엄마의 힘과 체력은 점점 떨어져가고 아이는 하루하루 단단해지고 몸집도 마음도 아이의 영역도 점점 넓어지는 것 같아요.
어느 예능프로처럼 아이들이 다 커서 불혹을 넘기더라도 육아에 대한 고민은 끝도 없을 것 같아요.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잘 키운다고 할 수 있을까요. 남에게 피해주지 말아라. 그려려면 눈치보면서 알아서 행동해라. 그렇게 강조하면 될까요. 아니면 어느 경우에도 너 자신부터 사랑하라고 가르쳐야할까요.
답은 없지만, 이런 고민을 함께 해주는 책이 있더라고요. 엄마란 단어의 무게를 경험하며 좌절하며 위축되어가는 일상을 함께 나눈 미쎄스찐님의 육아 솔루션을 보면서 많이 공감합니다.
엄마에게 필요한 자유, 광고, 상업적인 육아 맨홀에 빠지지 말고 휘둘리지 말고 엄마부터 행복하자는 말이 참 와닿더라고요.
다른 분야도 그렇겠지만, 육아는 특히 더 비법이 통하지 않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육아를 하며 엄마의 중심, 엄마의 철학만 잡혀있으면 아이들도 저절로 따라올거라고 믿었거든요. 하지만, 겪어보니 엄마 혼자 공부하고 부지런하다고 해결되지 않더라고요. 혼자 습관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기를 강조한다고 아이도 함께 달라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어요.
여기저기 들리는 이야기 중에는 처음 3년이 중요하다, 조기 교육이 중요하다. 초등시절부터 벌써부터 대학까지 내다봐야하고 살벌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빨리 무언가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하더라고요.
저도 전전긍긍하며 불안해서 뭐라도 시켰던 경험도 있었고요. 아이와는 상관없이 시도했다가 좌절한 경험도 꽤 많은 것 같아요.
책에서는 엄마의 이런 정보들로부터의 자유가 언급되었는데, 저 역시도 모성을 자극하는 마케팅으로부터도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자유로와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의 스펙을 위해 기여하는 게 엄마의 역할의 중심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똑똑해야 한다, 학력이 좋아야 한다. 스펙이 먼저다. 인성, 지성, 아이큐, 감성, 재능을 빨리 발견하고 키워야 한다. ' 등등의 육아에는 붙는 조건들이 많습니다. 현실은 선배맘들의 조언 중 그 중 어느 것도 이렇다 저렇다 확신을 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육아에 성공한 이들에게 어떤 비법들을 찾을 수 있겠지만, 그 비법들이 계속해서 누구에게나 통하는 방법은 아니더라고요.
책의 강조하는 이야기는 육아가 소용없으니까 포기하고 엄마라도 행복하자라는 식의 이야기는 아니고요. 아이 중심의 육아를 바탕으로 두고 끝도 없이 휘둘리고 살기보다 엄마가 자신의 중심이 되어 선순환을 돌자는 식의 이야기입니다.
엄마란 자리는 아이가 성장해서 곁을 떠나더라도 계속해서 평생 지속하는 것이니까요.
몇 년전에 이런 고민의 무게를 덜고 싶어서 존 가트맨의 기법 위주로 강의하는 청소년 코칭 수업을 듣기 시작했어요. 수업시간 함께 온 엄마들의 갖가지 육아법, 훈육법, 서로의 일그러진 일상을 공유하며 웃다가 울다보니, 점점 '엄마의 역할이 먼저가 아니라 나의 인생부터 즐겁게 채워보자'로 수업 내용이 전개되더라고요.
우리 아이가 왜 그럴까, 나는 왜 이럴까, 그렇게 고민하고 방황할 시간을 차라리 다른 곳에 집중했더라면 일상이 더 가벼웠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저를 봐서도 그렇고, 아이가 더 크고, 엄마가 나이 들어도 둘 중 누구도 현명해지거나 뚜렷한 해답이 나오지 않는 것 같아요. 우리에겐 답이나 해결방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적응하고 진화하고 받아들이고 변화하고, 버리고 정리할 것들을 상황에 맞게 분별하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엄마 경험치의 증가로 낯선 자극이 오더라도 긴장하거나 놀라거나 당황하거나 경직되지 않을 정도로 어렵지 않게 느끼는 것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모든 것이 철저하고 계획이 빈틈이 없고 완벽한 엄마가 위험하다고 느껴지듯이 완벽한 아이도 오히려 더 불안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 방법도 저 방법도 통하지 않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기 힘든 상황이라면, 최선은 더 완벽해지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하기보다 차라리 작가의 말처럼 실~컷 놀자고 내린 결론이 훨씬 현실적으로 들리네요. 놀다보면 만족스럽고 안정된 기분에 선순환의 흐름이 순환된다면 말이죠.
'무조건 엄마편' 불안 속에 자주 흔들리며, 위축된 엄마들에게 용기를 주는 책인 것 같습니다.
이 더운 열기속에서도 자리를 지키는 엄마들, 화이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