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앞두고 슬슬 집안 정리를 시작했어요.

일단 크기가 작은 아이 용품부터 정리를 시작했는데 잃어 버리지 않고 고대로 옮기려면 하나하나 체크 해둬야겠죠.

그 중 첫번째 정리 품목은 바로 아이 신발인데요,

정리 한다고 이렇게 쭈욱~ 줄세운 걸 보고 나로 외할머니께서

"누워서 1년 보내고, 이제 걸어다닌지 3년 된 애 신발이 저리도 많냐~" 고 하시던데요, ㅎㅎㅎ

나로는 나로 외삼촌이 신발 가게를 해서 그런지 외삼촌한테 받은 신발 선물들이 많아요.

아이가 어렸을 땐 나이키나 아디다스 운동화를 주로 사줬었는데 나로가 4살이 되고부터 남성미 넘치는 워커 신발을 선물 하더라고요.

재미 삼아 하얀 고무신을 선물하기도 했었고요.

이렇게 다 모아 보니 덧신이랑 발싸개용 신발까지 포함해서 서른개가 넘는 거 같은데

외출 했다가 잃어버린 ㅠㅠ 2개의 신발이 문득 아까워지네요.

편해서 자주 신겨 나갔던건데, 안겨 다닐 일이 많았었던 나로 두 살 때 잃어버렸죠.

아이 발에서 신발이 벗겨진 것도 모르고.. 택시에 한 짝의 신발을 그냥 두고 쾅~ 문닫고 내려버렸어요.

또 작년엔 신발 한 짝이 벗겨진 것도 모르고 버스에서 내리는데 아빠한테 안겨 내리던 나로가 "엄마, 신발 벗겨졌어~~~~" 하며 우는 소리를 내더라고요.

그 땐 초행길을 가는거라 그 소리에 신경 쓸 틈도 없이 급하게 내렸죠.

내리고 나서야 나로가 울며 신발 벗겨졌다고 말하던 소리가 귀에 들어왔고 재빨리 버스 회사에 전화를 걸고 소래 종점까지 가서 겨우 신발을 찾아 왔었어요.

근데 잃어버릴 운명이였는지, 나중에 다른 곳에서 잃어버렸죠.ㅎ ㅎㅎㅎㅎㅎㅎ

지금 있었어도 작아서 신지도 못했을텐데 아까운 마음은 여전해요.

 

 

 

 
 
 

 

 

이 신발은 나로 외삼촌이 나로 첫 돌 기념으로 선물한 나이키 농구화에요.

사진에선 좀 크게 나왔는데 돌쟁이가 신을 정도로 사이즈가 정말 앙증맞고 귀엽답니다.

나로는 돌잔치를 며칠 앞두고 걸음마를 떼서 엄마, 아빠에게 선물 받는 마음을 들게 했는데요,

그땐 다리와 발목, 종아리의 구별이 별로 없이 하체가 통통해서 그런지 발목까지 올라오는 신발을 신기면 아이가 불편해 하더라고요.

그래서 돌이 한참 지나고 신겼었던 거 같아요.

신발이 예쁘긴 한데, 걸음마 걷는 재미를 느껴야 할 때 신발이 불편하면 되려 걷지 않으려고 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과감히 이 신발을 한동안 신발장 안에 넣어두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건 은성맘이 은성이랑 나로랑 커플 신발로 사주었던 단화에요.

은성양은 빨간체크, 나로는 검정체크-

보세샵을 지나가다 너무 예뻐서 선물해줬던 신발이에요.

신발을 혼자 신고 벗고 하기 좋은 단화 스타일이라 어린이집 갈 때 정말 열심히 신겼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손세탁을 해도 때가 꼬질꼬질 사라지질 않죠.

 

 

 
 

 

 

하하하하하하

이건 정말 사진으로 찍기도 민망할 정도로 많이 낡았네요.

이렇게 낡은 신발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시간의 때가 고스란히 묻어 있는 나로의 운동화에요.

(싸구려라 이렇게까지 낡은건가? ㅎㅎㅎㅎ)

한창 나로가 혼자 신발을 벗고 신고 하는 재미에 빠져있을 때 끈이 달려 있고,

발목이 높고, 폭이 좁은 신발을 혼자 신으려다 잘 안되니 짜증을 내길래 급하게 보세샵에 들러 사왔던 신발이에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엄마랑 커플 신발로도 나온 모델이라 건너 건너 친구딸, 친구 아들들이 이 신발을 신고 있더라고요.

앞코가 닳을 정도로 열심히 뛰어 놀았을 나로의 추억이 이 신발에서도 전해져요.

그래서 차마 버리지 못하고 고이 고이 간직하고 있답니다.

 

 

 
 

 

 

이건 나로 첫 돌 선물로 나로맘 친구 미리가 나로에게 선물한 신발이에요.

받았을 땐 좀 커서 아예 신길 수가 없었지만

한 해 지난 여름에, 부산 송도 해수욕장에서 첫 물놀이를 하며 신을 수 있었던 신발이죠.

^^

 

 

 

 

 

이건 나로아빠 외삼촌께서 나로군 첫 돌 선물로 사주신건데,

첫 돌 때, 두 돌 때 신기기에도 너무 커서 못신기다가 이번 여름에 신기려고 해보니 작아서

정말 제대로 한 번 신겨보지도 못한 빛 못본 샌들이에요.

 

 

 
 

 

 

페디페드 신발, 다들 잘 아시죠?

나로는 이 신발로 걸음마를 배웠는데요,

발에 착 감기고 가벼워서 걸음마 하는 아이에게 이 신발보다 더 좋은 신발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만족했던 신발이에요.

이젠 때가 타서 꼬질꼬질한 아기 신발이 되었지만

수작업으로 만든 신발답게 그렇게 오래, 여기저기 걷고 신고 다녔는데도 밑창에 실밥 하나 안풀린 채로 그대로에요.

돌쟁이 선물로 정말 추천하는 신발이 바로 페디페드 신발이랍니다.

 ^^

 

 

 

 

 

이건 트럼펫 슈즈에요.

아이 신발치고 너무 어른 신발 같고 예뻐서 사두었다가 나로가 이 신발로 걸음마가 익숙해지길 바랬지만,

좀 이르게 사서 그런지 막상 걸음마를 시작한 여름엔 더워져서 얼마 신기지 못했죠.

그래서 바닥 부분이 거의 새것과 다름없네요.

이 신발은 인테리어 소품 삼아 진열해놓고 싶을 정도로 아기자기 예쁘답니다.

 

 
 
 

 

 

작년 여름 가을, 그리고 올 해 봄까지 나로군의 발을 책임져 준 크록스 렐리 슈즈에요.

지마켓에 어떤 판매자분이 나로맘의 리뷰 사진을 도용해서 흥분하게 만들었던 신발이기도 하고요. ㅎㅎㅎㅎ

이 신발은 정말 편하고 좋은 것이 때가 타도 물로 쓱쓱 빨아 밤에 창가에 두고 자면 아침에 보송보송 마르는 운동화라 너무 좋아했어요.

신기도 편하고 벗기도 편해서 더 자주 신겼었죠.

 

 

 
 

 

 

그리고 목이 긴 신발들...

비가 오는 날, 텃밭으로 자연 놀이 하러 갈 때, 놀이터로 모래 놀이 하러 갈 때 아주 요긴하게 신겼던 토마스 장화랑

작년 겨울 160사이즈로 넉넉하게 사두었던 반스 어그, 그리고 닥터마틴 블랙 워커는 나로 외삼촌이 사준 선물인데,

사이즈가 좀 커서 아직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신발이에요.

그야말로 기능성을 자랑하는 나로 신발들이네요.

저 토마스 장화는 하원 차량 내리는 곳 앞에 노점이 섰는데요,

그 때 저 토마스 장화를 안사주면 집에 안갈 기세로 버텨서 사준건데,

싼거라 그런지 신발 안쪽에서 고무 냄새가 폴폴이에요.

그래도 아이가 너무 좋아하고 찾는 신발이라 버리지도 못하고 이렇게 가지고 있네요.

 

 

 
 

 

 

나로가 요즘 신고 다니는 팀버랜드 워커랑 나로군 두 돌 지난 첫 여름 때 신었던 아디다스 샌들이랑 크기를 비교 해보니

하하하하하하

몇 살 터울 나는 형아 신발, 동생 신발 같아요.

 (근데, 나로야, 워커 앞코 왜이리 닳았니 ㅠㅠ 엄마, 가슴이 아프다;;)

 
 
 
 

 

그리고 마지막, 이게 가장 최근에 구입한 크록스 크록밴드 스닉 키즈에요.

그리고 매장에서 나로한테 딱 걸려 함께 사준 토마스 지비츠에요.

크록스 운동화답게 이 운동화 역시 너무 편하고 가볍고 예쁜데 발등 고무 밴드가 너무 쫀쫀해서 아이가 혼자 신기 힘들어해서

어린이집 선생님이 신겨 보내지 말란 소리에 ㅠㅠ 자주 신겨 보지 못하는 신발이죠.

조금 있음 털 달린 크록스로 사줘야 하는데, 어린이집 갈 때 못신기면 언제 신기냐고요!!! 혼자 못신으면 좀 도와주시지....

혼자 신발 신는 습관도 원에서 익혀야 할 생활 습관이라고 해서 따르고는 있습니다만,

혼자 못신는 신발을 신겨 보내면 말이 나오니 그 이유로 도대체 계절마다 신발을 몇 개씩 사야 하는건지 모르겠어요.

이것도 신을 수 있을 줄 알고 산건데, 안된다니...

이번 주말에 ABC 마트가서 단화라도 하나 사야할까봐요.

(갑자기 신세 한탄 모드;;;;;;)

 

 

 

 

 

처음으로 선물 받았던 운동화와 지금의 운동화...

그 많고 많은 신발 중에 우리 나로 발에 한 번이라도 안신겨 봤던 신발이 없기 때문에....

나로의 신발은 차곡차곡 모아서 나중에 나로에게 선물할 요량으로 신발장이 터져라 모아두고 있어요.

아이옷도 그렇지만, 아이 신발은 옷만큼 많지 않아서 언제 몇개월 때 신겼는지 단번에 척척 기억이 나더라고요.

그 신발을 신고 어떤 포즈로 사진을 찍었는지 까지.....

마치 어제의 일처럼 생생하게 머릿속에 떠오르죠.

아이 물건들을 되도록 많이 간직하고 모아두었다 나중에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선물 하고 싶어요.

성인이 된 아이에겐 추억을, 유년 시절을 느낄 수 있을 것 같고,

부모는 아이를 키우며 느낀 많은 행복들을 떠올릴 수 있을테니까요.

 

 

 

오늘 하루, 내 아이에게 남겨주고 싶어 간직하고 있었던 물건들을 꺼내 보며 그 때 그 추억에 잠겨보시는 건 어떠세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