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펠트(왼쪽)와 백지연이 박원순 시장을 "박원순을 빼고 한국 현대 여성사를 쓸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적은 전우용 씨의 SNS에 불쾌한 심기를 내비쳤다. 핫펠트는 "그런 상사는 고발할 것"이라고, 백지연은 "여성사는 수많은 여성들이 거대한 벽 앞에서 써왔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팩트 DB

"그런 상사는 고발하겠다" 소신

[더팩트 | 유지훈 기자] 그룹 원더걸스 출신 핫펠트와 방송인 백지연이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의 발언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핫펠트는 지난 11일 전우용 씨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적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글에 "나머지 여성 중의 한 사람으로서 그건 친구가 아니다"라며 "그런 친구 둘 생각 없고 그런 상사는 고발할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날 전우용 씨는 자신의 SNS에 "그가 두 여성(아내와 딸)에게 가볍지 않은 잘못을 저질렀다는 건 안다. 그가 한 여성에게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는 아직 모른다"며 "나머지 모든 여성이 그만한 '남자사람친구'를 다시 만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박원순을 빼고 한국 현대 여성사를 쓸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적어 큰 파장이 일었다.

핫펠트와 더불어 백지연 역시 전 씨의 발언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여성사는 사회가 이름 석자도 기억해주지 않는 수많은 여성들이 거대한 벽 앞에서 참고 버티고 밀쳐내며 써왔고 쓰는 것"이라며 "'헌신?' 의원, 지자체장 등에게 국민이 주는 월급이나 세금, 보좌진 등등 그 정도 지원해주면 제대로 역사 만들 진짜 '사람'들 여기 저기 많다. 거기 있을 때 잘해라. '나머지 모든 여성'이라니. 감히"라고 꼬집었다.

전우용(맨 위) 씨는 SNS에 박원순 시장을 "모든 여성이 그만한 '남자사람친구'를 다시 만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고 적어 큰 파장을 일으켰다. /SNS 캡처

논란이 이어지자 전우용 씨는 "'남자사람친구'는 서민의 벗과 같은 은유"라며 "박원순만큼 여성의 권익과 안전을 위해 노력한 변호사 시민운동가 행정가를 다시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로 쓴 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박원순 시장은 지난 9일 오전 10시 44분께 등산복과 배낭 차림으로 종로구 가회동 관사를 나왔고 오전 10시 53분 종로구 명륜동 와룡공원 인근 CCTV에서 포착됐다. 박 시장의 딸은 이날 오후 5시 17분께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박 시장은 실종된 지 약 7시간 만인 10일 오전 0시 1분께 삼청각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박 시장의 영결식이 끝난 지난 13일 오후 2시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씨가 4년간 지속해서 박 시장에게 성추행 당했다고 폭로했다. 김 변호사는 "(박 시장의 성추행이) 비서직을 수행한 4년간 계속됐으며 다른 부서 발령 후에도 지속됐다"며 "장소는 집무실과 집무실 내 침실 등이었다"고 밝혔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박 시장은 A 씨에게 셀카 촬영을 요구하고, 촬영 시 신체 밀착을 하거나 시장 집무실 안에 있는 침실로 불러 "안아달라"며 신체적 접촉을 했다. 또 박 시장이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으로 A씨를 초대해 음란 문자와 속옷만 입은 사진을 계속 전송하는 등 괴롭혀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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