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김명수(가운데) 대법원장의 출근길 관용차량을 방화한 남성의 유죄 실형 판결을 확정했다. 사진은 지난 9월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김 대법원장의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대법 "사람이 탄 차에 화염병, 정당방위 아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대법원이 김명수(60) 대법원장의 출근길 관용차량에 화염병을 던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0대 남성에 대해 유죄 실형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14일 현존자동차방화 혐의로 기소된 남 모(75)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남씨는 지난해 11월 27일 오전 9시 8분께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김 대법원장이 탄 차량에 페트병으로 만든 화염병을 던져 방화를 일으킨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조수석 쪽 뒷바퀴에 불이 붙었으나 법원 보안요원들이 소화기로 불을 꺼 인명 피해는 없었다.

남 씨는 재판에서 "사법권 침해에 항의하는 정당행위로, 실제 차량이 탄 것도 아니니 미수"라고 주장했다. 1·2심은 "민사재판에서 남 씨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을 부당한 권리 침해로 볼 수 없고, 이에 대한 불만을 알리고자 사람이 탄 차량에 불을 지르는 행위는 정당행위가 아니다"라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미수 주장에 대해서도 "사고 차량은 불에 타 일부가 파손됐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재판 결과에 불만을 품고 사람이 타고 있는 차량에 방화하는 피고인의 행위를 정당방위로 볼 수 없다"며 "원심의 사실인정을 받아들이고 법리오해가가 없음을 확인한다"고 판단했다.

강원도 홍천에서 돼지농장을 운영하며 축산물 친환경인증 사료를 제조·판매한 남 씨는 2013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친환경인증 부적합 통보를 받은 뒤 농장 경영이 어려워져 결국 경매로 넘어가자 정부 처분에 반발하며 민사소송을 냈다. 2심까지 패소하자 지난해 9월부터 3개월간 1인 시위를 했지만 같은해 11월 16일 대법원에서 패소가 확정되자 이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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