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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쇄살인사건, 실화와 작품②] '살인의 추억' 봉준호 감독의 집착
39 더팩트 2019.09.20 0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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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화성연쇄살인사건 범인에 대해 한 말이 화제다. 또 그가 연출한 '살인의 추억' 역시 재조명 되고 있다. /더팩트DB
봉준호 감독이 화성연쇄살인사건 범인에 대해 한 말이 화제다. 또 그가 연출한 '살인의 추억' 역시 재조명 되고 있다. /더팩트DB

봉준호 "범인, 꼭 만나고 싶었다"

[더팩트|박슬기 기자] "혈앵혁은 B형입니다. 범행 가능 연령은 1971년 이전 생들 중에 있을 겁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영화 '살인의 추억'을 만든 봉준호 감독이 한 말이다. 영화가 개봉한 지 16년, 사건이 발생한 지 33년 만에 마침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 밝혀졌다. 그리고 봉 감독이 만든 '살인의 추억'은 물론 그가 한 이야기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봉 감독은 '살인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1년간 자료 조사를 했다. 사건과 관련한 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역시나 범인은 만나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는 혹시나 범인과 만날까 봐 질문 목록을 항상 들고 다녔다.

봉 감독이 이토록 범인에 집착한 이유는 무엇일까.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은 1986년 9월 15일부터 1991년 4월 3일까지 경기도 화성시(당시 화성군) 태안읍 일대에서 10명의 부녀자들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엽기적 사건이다. 당시 사건에 투입된 경찰 인원만 200만 명에 달한다.

당시 피해자 뿐만 아니라 많은 부녀자를 떨게 한 사건이었기에 봉 감독이 범인을 잡고자 하는 의지가 컸다. 그는 "(사건을) 기억하는 것 자체가 범인에 대한 응징의 시작"이라고도 말했다.

영화 '살인의 추억'은 2003년에 개봉했다. 봉준호 감독의 이름을 알리게 된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 '살인의 추억' 포스터
영화 '살인의 추억'은 2003년에 개봉했다. 봉준호 감독의 이름을 알리게 된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 '살인의 추억' 포스터

'살인의 추억' 뒷이야기로 봉 감독은 작품을 준비하다 풀리지 않을 때면 만화책 '프롬 헬'을 봤다. 100년 전 일어난 영국의 영구미제 살인 사건을 다룬 내용으로 당시 시대상이 잘 반영돼있다. 유명한 토막연쇄살인마 잭 더 리퍼에 대한 이야기다. 봉 감독 역시 '살인의 추억'에 80년대 사회상을 잘 반영해 호평을 받았다.

봉 감독은 실제 이야기를 영화에 많이 반영했다. 이 가운데 하나 인상 깊은 건 그의 남다른 디테일이 담긴 장면이다. 당시 형사들은 사건 발생 장소에 있는 허수아비에 '너는 자수하지 않으면 사지가 썩어 죽는다'라는 글을 적었는데, 봉 감독이 이를 영화에도 넣었다.

봉 감독은 '살인의 추억' 개봉 10주년 행사에 참석해 "이 행사를 열게 된 이유도 범인이 이 행사에 올 것으로 생각했다. 농담이 아니다"라며 "저는 그 사람의 캐릭터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그 사람에 대해 생각했고, 지금까지 생각해왔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배우 송강호와 김상경이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형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영화 '살인의 추억' 스틸
배우 송강호와 김상경이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형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영화 '살인의 추억' 스틸

그는 화성 연쇄 살인사건 범인에 대해 "과시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이고 자기가 한 행동이나 디테일한 부분들이 매체를 통해 드러나길 바라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화에 나온 8차 사건을 보면 피해자 음부에서 복숭아 8조각이 나온다. 실제 있었던 내용 그대로 담은 건데 그건 과시적인 행동이다. 이유가 없고 이해할 수 없는 그 행동이 신문이나 TV를 통해 나오길 바라는 거"라고 그의 성격을 추측했다.

봉 감독은 "영화 만들 때 배우들과 술 마시면서 얘기를 한 건데 '개봉하면 영화를 보러 올 것이다'라고 했다"며 "그래서 마지막 장면을 송강호 배우가 카메라를 보게끔 연출했다. 극장에 온 범인과 실패한 형사가 마주하기를 의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에도 나온 9차 사건 희생자 여중생의 치마에서 정액이 나왔고, 경찰이 유전자 정보는 아직 갖고 있다"라며 "만일 여기에 오셨다면 모발과 대조해서 범인을 잡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분의 성격상 자기가 매체에 다뤄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고 10년 만에 하는 이런 행사에 충분히 올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봉 감독은 "저기 지금 누구 나가시네요"라며 뒷문을 가리켰는데, 이는 그의 속임수였다. 아무도 나가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다 뒤를 돌아볼 때 범인은 가만히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이 말을 한 것이다.

이처럼 봉 감독의 작품으로 여전히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아있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은 33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현재 공소시효는 만료됐지만 경찰은 "대표 미제사건에 대해 공소시효가 완성됐더라도 역사적 소명을 갖고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psg@tf.co.kr
[연예기획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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