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수원=고수정 기자] 주민들의 분노가 추위마저 누그러뜨렸다.

"개XX" "짐승만도 못한X" 엽기 살인마 박춘봉(55·중국 국적)을 향한 주민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주민 30여 명은 매서운 칼바람에도 동거녀 김모(48·중국 국적) 씨를 잔인하게 살해한 '수원 팔달산 토막시신 사건' 첫 현장검증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17일 오전 10시께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 박춘봉의 전 주거지 앞은 취재진 수십 명과 주민, 기동대 30여 명이 가득 메웠다.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늦게 박춘봉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11일 밤 검거될 당시 입고 있던 점퍼 차림 그대로였다. 양손에는 수갑이 채워졌고 몸은 포승줄에 결박됐다.

카메라 셔터가 연신 터지고, 취재진이 몰려들자 경찰은 박춘봉을 빠르게 안으로 들여보냈다.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피의자 박춘봉이 17일 오전 경기 수원 매교동 자택에서의 현장검증을 마치고 2차 범행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수원=임영무 기자

기동대가 '질서유지선'을 설치하고 현장 출입을 통제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엽기적인 살인마 박춘봉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이들은 하나같이 엽기 살인마가 '이웃 주민'인 줄은 몰랐던 눈치다.

박춘봉 전 주거지 옆집 주민 강모(72) 씨는 "경찰과 기자들이 몰려들어서 (박춘봉이) 옆집에 살았다는 것을 알았다"며 "솔직히 기분이 나쁘다"고 언짢아했다.

주민 장모(62) 씨도 "생각만 해도 다리가 떨린다. 지나가다 본 적은 있겠지만,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집 주민 김모(52) 씨는 "저도 오늘(17일) 처음 알았다"며 "몇 년 전부터 중국인들이 많이 이사를 와서 (피의자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경기지방경찰청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박춘봉은 범행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가며 아주 담담하게 재연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들이 엽기 살인마를 보기 위해 첫 현장검증 장소에 모였다. 경찰은 기동대 30여 명을 배치해 통제했으며, 박춘봉의 전 주거지 창문을 지키고 있기도 했다. 박춘봉이 첫 현장검증을 끝내고 나오자 주민들은 욕설 등 비난을 퍼부었으며, 심지어 커피가 든 종이컵을 던지기도 했다. /수원=임영무·고수정 기자

1시간여의 시간이 지났다. 현장검증을 끝내고 나온 형사의 손에는 상하반신이 분리된 마네킹이 들려있었다. 머리와 왼쪽 팔, 오른쪽 다리가 없었다.

이어 박춘봉이 경찰에 둘러싸여 나왔다.

더 모여든 주민들은 하나같이 비난을 퍼부었다.

"사형시켜버려야 해" "사지를 XX버려" "짐승만도 못한X" "X새끼" 등으로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피해자를 대변하는 듯했다.

박춘봉이 얼굴이 잘 보이지 않게 패딩점퍼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쓰고 있자 주민들은 "대가리 벗겨" "얼굴 보여줘라"며 고함을 쳤다.

이 과정에서 한 주민은 커피가 담긴 종이컵을 던졌고, 경찰은 피의자를 빠르게 차에 태웠다.

박춘봉은 곧바로 200여m 떨어진 교동 반지하방으로 이동했다. 이 곳은 시신을 훼손할 목적으로 가계약한 곳이다.

경찰은 교동 반지하방에 이어 여성의 살점이 든 비닐봉지 6개를 발견한 수원천변에서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이날 오후에는 박춘봉이 시신을 유기한 팔달산(2곳), 오목천동 야산 등에서 현장검증 첫날 일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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