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4'에서 참가자 이진아가 자작곡 '마음대로'를 불러 심사위원들의 호평 세례를 받았다./'K팝스타4' 홈페이지 캡처

[더팩트 | 원세나 기자] '발표 직후 주요 음원 사이트 올킬,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 랭크, 관련 기사 수백 건….'

내로라하는 톱스타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순식간에 화제와 이슈의 중심에 선 인물은 그저 한 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에 등장한 참가자일 뿐이다.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4'(이하 'K팝스타4')의 참가자 이진아는 이제 겨우 두 번의 무대를 펼쳤을 뿐인데, 매번 새로움과 놀라움을 선사하며 심사위원과 시청자들의 마음을 빼앗고 있다. 그의 노래를 들은 심사위원 양현석, 박진영, 유희열은 하나같이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

이진아는 지난 14일 방송된 'K팝스타4'에서 2라운드 랭킹 오디션 키보드 조로 등장해 자작곡 '마음대로'를 불렀다. 강아지 영화를 보고 사람의 사랑에도 기다리는 것이 자유롭다는 말을 하고 싶어 만들었다는 '마음대로'는 완성도 높은 곡 구성과 이진아만의 독특한 음색이 어우러져 심사위원들을 사로잡았다.

이진아가 노래를 마치자 심사위원들은 한동안 심사평을 하지 못할 정도로 음악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묘한 정적이 흐른 후 박진영과 유희열, 그리고 양현석은 부러움과 자기반성이 섞인 심사평과 함께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k팝스타4'에 출연한 참가자 이진아가 자작곡 '마음대로'를 부르자 심사위원들이 일제히 호평을 쏟아냈다./방송화면 캡처

먼저 박진영은 "내가 음악을 관둬야겠다"며 "음악 못하겠다. 더이상"이라고 말했고 유희열은 "저도 200~300곡을 썼는데, 진아 씨 곡보다 좋은 곡이 없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양현석 또한 "이게 음악의 힘이다"라며 "1라운드 때보다 10배 좋았다"고 평했다.

이어 박진영은 "가사에 대해 기대를 했는데 결국 한 글자도 못 들었다. 처음에 전주 피아노를 칠 때 의식을 잃었다"면서 "이 음악이 뭔지 모르겠다. 이 음악의 장르가 뭔지를 모르겠다. 심사를 도저히 할 수가 없다"고 감탄했고, 유희열은 "음악 추천 요청을 받으면 이진아를 꼽을 것 같다. 저를 깜짝 놀라게 하고 반성하게 만들었다"며 "그럴 정도로 좋아서 이 곡에 대한 심사평을 하지 않겠다"고 호평했다.

심사위원들의 호평 릴레이는 대중의 관심으로 이어졌고, 이런 관심은 방송 후 발표된 음원 성적으로 나타났다. '마음대로'는 발매된 다음날 오전 멜론 지니 벅스 등 국내 주요 음원 차트 1위를 싹쓸이하며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진아는 앞서 1라운드에서 불렀던 자작곡 '시간아 천천히'로 차트 '올킬'을 기록한 바 있으며, 이 곡 역시 방송 직후 음원이 공개되자마자 차트를 석권하며 아직도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오디션 참가자가 불러일으킨 열풍이 이쯤 되자 이에 대한 반응도 제각각이다. 이진아를 향한 심사위원의 극찬 세례가 과하다는 지적부터 그들의 반응에 그다지 큰 공감을 하지 못하겠다는 반응까지, 네티즌들은 온라인상에서 여러 가지 의견을 내놓으며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이진아는 'K팝스타4' 1라운드 미션에서 '시간아 천천히'를 불러 화제에 오른 바 있다./방송화면 캡처

음악에 대한 개인의 취향은 각기 달라서 호불호가 명확히 갈릴 뿐 아니라 상대에게 자신의 취향을 강요할 수 없다. 그저 자신이 듣기에 좋은 음악이 가장 좋은 음악이다. 그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진아를 향해 쏟아지는 심사위원들의 칭찬 세례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새롭다'는 것이다. 지금껏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음악'이라는 것.

오랜 시간 작사·작곡가, 프로듀서로서 음악인생을 걸어온 유희열과 박진영이 이진아에게 마음을 빼앗긴 것은 탄탄한 기본기와 실력을 바탕으로 익숙지 않은 새로운 멜로디와 자신만의 개성 있는 목소리가 더해졌기 때문일 게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진아는 이미 지난해 '보이지 않는 것'이라는 앨범을 내고 활동한 싱어송라이터라는 점이다.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뜻의 신조어)한 '오디션 스타'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진아는 이전부터 가요계 어느 한 부분에 자리해 꾸준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뮤지션이었다.

결국, 이진아가 보여준 '새로운 음악'이라는 것은 이미 가요계에 내놓았던 것이고 다만 그동안 우리가 '알아보지 못했던 음악'이란 이야기다. 유희열도 이진아의 1라운드 무대가 끝난 후 "우리가 흔히 들을 음악이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들을 음악이 없는 것이 아니고 들을 음악을 우리가 찾지 않았던 것"이라며 "어딘가에 있다. 찾지 못했을 뿐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우연히, 혹은 다행히 'K팝스타4'를 통해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이진아를 보며 지금도 홍대 어딘가에서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음악 인생을 걷고 있는 '수많은 이진아들'을 떠올려본다. 더불어 기자 등 뒤에 자리한 박스 안에 가득 쌓여 있는 '피알판' 가운데 이름 모를 뮤지션들의 음반을 하나하나 시간 내서 꼭 들어보겠노라 다짐해본다. 아직은 '발견되지 않은' 그들의 보석같은 음악이 언젠가 그 빛을 발하길 기대하며….

(참고:음반을 제작하고 발매하는 기획사는 보통 음원 발표, 혹은 음반 발매에 앞서 각 매체 가요담당 기자들에게 일명 '피알(PR)판'이라고 하는 비매품 홍보용 시디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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