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첫 시작으로 떠올려지는 것은 유난히 기억이 선명해지기 마련이다. 주류 음악 위주로 음악을 듣다가 어쩐지 인디-비주류 쪽 음악에 관심이 들게 되었을 무렵 괜한 마음으로 손에 쥔 헤븐리 Heavenly 의 Operation Heavenly 앨범도 굳이 분류하자면 인디 팝 정도로 다뤄질 수 있을 것이고 비주류라는 말을 꺼낼 정도는 아닌 음악이지만, 처음 들었던 그 당시는 뭔가 생소하고 특이하다는 생각이 더 컸었다. 다시 들어보니 그렇고 그런 인디 팝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좋게 들린다.

그렇고 그런 음악이긴 하지만 꽤 생기 있고 발랄한 음악이라 자주 찾아들었었고 관심이 달라져 오랜 기간 잊고 지내다가 갑자기 생각나 찾게 됐다. 발표 당시는 조금은 색다른 음악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일종의 공식에 따른 음악처럼 느껴지게 된다. 이런 유형의 음악을 많이 접했다는 뜻일 것이고 그들과 같은 음악이 많이 만들어졌다는 뜻일 것이다.

이 앨범이 발표된 게 1996년이고 그때는 그런지가 그리고 얼터너티브가 주류 음악을 장악하던 시기니 생각해보면 유행과 전혀 무관한 음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는 고집스럽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게 아니면 분위기 파악하지 않는 바보들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고.

20년이 넘게 지난 지금 들어도 여전히 즐겁게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의 음악을 처음 들었던 그 순간이 떠올려지기도 하고. 이들을 시작으로 조금씩 인디 음악을 알아가게 되기도 했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는 앨범이다. 세간의 평가와는 상관없이 이 앨범은 그런 점에서 개인적으로 무척 의미 있는 앨범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