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L.A.의 택시 운전사 맥스(제이미 폭스 분)는 돈을 모아 리무진 렌탈업을 하겠다는 소박한 꿈을 갖고 살고있다. 그는 어느날 밤, 우연히 타지에서 온 승객 빈센트(톰 크루즈 분)를 자신의 택시에 태우게 된다. 빈센트는 하룻밤동안 다섯 군데를 들러 볼일을 보고 새벽 6시까지 공항에 가야 한다며 택시를 전세 내자고 한다. 두 사람은 계약을 맺고, 맥스는 하룻밤 동안 빈센트의 여정에 동행하게 된다.

그러나 그는 곧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빈센트가 말한 다섯 가지의 볼일이란 바로 사람들을 죽이는 살인청부 일이었던 것. 빈센트는 마약조직에 불리한 증언을 한 증인들과 담당 검사를 살해하기위해 L.A.에 온 청부업자였던 것이다. 맥스는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치지만 그럴수록 더 깊숙이 개입하게 되는데...“

참고 : https://namu.wiki/w/%EC%BD%9C%EB%9E%98%ED%8A%B8%EB%9F%B4

LA는 처음이세요?

아뇨

올 때마다 얼른 떠나고 싶은 곳이오

너무 산만하고 단절되어 있죠

당신은 좋소?

서로를 전혀 모르죠

기사를 보니까 지하철에서 승객 한 명이 죽었는데

6시간 동안 아무도 죽은 줄 몰랐대요

LA를 몇 바퀴 돌며 사람들이 바로 옆에 앉았었는데도

아무도 몰랐다니...

이제 거의...

정류장에 다 왔군

LA 지하철에서 한 남자가 죽으면

누가 알기나 해줄까?

거울을 들여다 봐

택시나 닦으며 리무진 회사를 꿈꾸고

얼마나 저축했지?

언젠가는 꿈이 이뤄질 거라고?

어느 날 밤에 자다 눈을 떠보면 착각이었단 걸 깨닫겠지

절대 실현될 리가 없을 거야 어느새 늙어버렸을걸

이제껏 실현 안 됐고

앞으로도 그렇겠지 어차피 할 생각도 없었거든

그냥 추억에 묻어두고 소파에 멍하니 앉아서

남은 평생 TV 연속극이나 보면서 살겠지

내게 살인에 관해 떠들지 마

자동차 계약금만 내면 될 일이었는데

여자도 그래 전화도 못 하는 주제에

왜 아직도 택시나 몰고 있는 거야?

한번도 제대로 생각해보지 못했으니까

내 자신을... 그래야 했는데

빠져나오려 해도 내겐 기회가 오지 않았어

완벽해야 돼

모든 위험을 제거하고 완벽하게 시작해야만 해

원하면 언제라도 할 수 있었어

다 상관없다고요 어차피 아무 상관없잖소?

우린 하찮은 우주의 미아일 뿐이니까

빌어먹을 환상 특급처럼

뒤에 타신 정신병자 말씀이지

이거 하나는 정말 고맙군

지금까진 그런 식으로 생각 못 해봤거든

무슨 상관이야? 다 뒤집어 엎어버려

어차피 잃을 것도 없잖아?

쏴 봐

지금 날 쏴서 둘 다 죽자고?

그럼 어서 쏴

‘콜래트럴’은 개봉 당시 워낙 대충 봤었기 때문에 다시 볼 필요가 있었지만 뭔가 덧붙일 말은 딱히 떠올려지지 않게 된다. 워낙 칭찬이 자자한 영화기도 하고 온갖 볼거리가 많아 그냥 꼭 보시라는 말만 하게 된다. 하지만 처음 볼 때 워낙 건성으로 봤기 때문에(그땐 조그마한 브라운관 TV에 비디오로 봤었다), 그래서인지 전혀 본 적 없는 것 같은 기분으로 즐길 수 있었다.

톰 크루즈가 얼마나 괜찮은 배우인지를 느끼게 해주고, 당연히 제이미 폭스 또한 좋은 배우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마이클 만 특유의 냉정함과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직업의식이 잘 반영되어 있으면서 영화적인 재미와 감독으로서의 자의식이 좋은 균형을 이뤄내고 있다. 그런 점에서 마이클 만의 최고작 중 하나로 꼽아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LA 밤풍경을 이렇게 인상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영화가 얼마나 있을까? 불투명함으로 가득하면서도 그 어슴푸레함을 계속해서 지켜보게 해주고 있다. 그냥 그 어둠 속에 취하게 되고 머물고 싶어진다. 좀 무섭긴 하지만.

심지어 낭만적인 순간도 만들어내고 있다. 어쩌면 정신분석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내면의 광기-본성을 순간적으로 들춰내기도 하고 때때로 서로가 뒤바꿔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해준다. 각자가 갖고 있는 다른 모습이 어두운 밤거리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그런 점에서는 일종의 폭로극일지도 모른다. 꽤 철학적인 영화기도 하다는 말에 살짝 동의하고 싶다가도 이번이 조금 더 특별하게 드러나고 있을 뿐 마이클 만의 영화에서는 줄곧 다뤄왔던 부분이라는 말도 해주고 싶어진다.

두 남성은 비슷한 성향이면서도 전혀 다른 삶을 살아왔다. 어떤 점에서는 통하는 점도 있겠지만 결코 넘을 수 없는 선도 분명하게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 사고가 일어나기 직전, 살인청부업자 빈센트가 택시기사 맥스의 자존심을 건드렸을 때, 참아왔던 분노를 터트리게 되는 순간에 그 둘은 어느 쪽이 우위에 있지 않게 된다. 그 과정과 장면은 특별히 인상적이었다. 앞자리와 뒷자리 그리고 총을 쥐고 있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로서 대화를 나누는 과정 속에서의 긴장감 또한 일품이지만 둘의 관계가 폭발-역전되는 순간이 보여주는 짜릿함은 너무 흥미로웠다. 신호대기 중일 때 들짐승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는 장면과 더불어 가장 기억에 남게 된다.

결론은 뭐냐고? 아주 끝내주는 영화라는 뜻이다.

어떤 철저함으로 가득한 두 사람이 어쩌다가 만나서 LA의 밤을 떠돌다가 한쪽은 죽고 다른 한쪽은 자신의 다른 (감춰둔) 모습이 살짝 드러내는 순간을 보게 해준다. 이런 영화 어디서도 볼 수 없을 것이고 누구도 만들 수 없을 것이다. 오직 마이클 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영화다.

그리니 본 적 없다면 꼭 보시라.

참고 : 영화가 끝날 때 새벽은 찾아오지만 과연 이전과 마찬가지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는 어쩐지 여지를 남겨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