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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의 사랑 이야기] 2편. 사랑의 이름을 짓는 구체적인 방법
9  enterskorea 2020.11.26 10: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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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이름을 짓는 구체적인 방법


 

사랑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본다는 게 어떤 의미일까. 혹시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본 적이 있는가? 힘겹게 잠에서 깨어나 거울을 보니 푸석한 얼굴과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씁쓸하게 느껴진다. 내 얼굴에서 인생의 절망이 묻어나는 듯하다. 활기보다 절망의 기운이 느껴지는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게 때로 곤혹스럽다. 불편한 마음을 굳이 꺼내고 싶지 않아 외면한다. 내 얼굴을 외면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참 나의 사랑도 멀어진다. 일상은 불안과 불확실성으로 가슴이 두근댄다.

 

껍데기에 불과한 인생의 군더더기에서 벗어나는 게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 잠시 곁에 있다가 물러갈 현상들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사랑의 눈이 있어야 한다. 용기를 내어 자신을 정면으로 응시한 후, 사랑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본질을 찾아내야 한다. 이게 어렵다고 피한다면 늘 쫓기고 불확실한 미래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사랑의 눈으로 자신을 발견하는 것은 그저 어느 한순간 담담히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잠시 리셋을 하듯 나를 바라보는 것은 명상시간만큼이나 일상에서도 할 수 있다. 자신을 발견한 후에는 이제 사랑이 정의하는 자신의 이름, 자신의 본질의 이름을 지을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은 저마다 나는 누구냐?” 하고 묻는다. 흔히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인물이 “Who am I?”를 외치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내 이름 석 자를 알고,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전부 기억하고 있어도 나는 누구일까?’를 곰곰이 생각해본다.

 

질문은 쉬워도 대답은 어려운 이 명제는 사실 자아 성찰을 뜻한다. 성찰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많은 사람이 자아 성찰을 위해 어려운 철학서를 파고들고 종교적 명상에 빠져들어도 깨달음은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나를 알아가는 과정도 공부할 때처럼 답을 구하는 공식과 같은 게 있다. 그 공식은 점을 보는 것처럼 무언가 미신에 기대는 것도 아니고, 나에 대해 타인이 평가해주는 것도 아니다. 내가 나를 바라보고 질문을 던지는 과정이다.



 

그 누구도 아닌 내가 나를 바라볼 때는 아무런 계산이나 기대가 없어야 한다. 담백하게 나를 바라보는 게 우선이다. 자신을 바라보며 내가 누구인지 찾는 방법은 네 가지 도구가 있다.

 

먼저 자신의 과거를 담담히 돌이켜본다. 심지어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괴로운 과거라도 무덤덤하게 남의 일인 양 마주한다. 그래야 제3의 눈으로 볼 수 있다. 3의 눈으로 본다는 것은 마치 나를 아끼는 친구가 나도 미처 모르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이야기해주는 것과 같다. 잘났든 못났든 나의 특징을 찾을 수 있다. 과거를 본다는 건, 다시 과거의 굴레에 스스로 얽어매라는 뜻은 아니다. 그저 내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 지나온 궤적을 살펴보라는 의미다. 그 궤적을 따라 살피면서 내가 미처 몰랐던 나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는다.

 

두 번째로는 자신의 현재를 보는 것이다. 과거를 돌아봤으니 시간의 흐름에 따라 현재를 본다. 거울 앞에서 독백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자신과의 대화가 어색하고 쑥스럽다. 대화를 이어가기가 힘들다. 이때 독백의 의도를 떠올릴 필요가 있다. 나를 알겠다는 의도에서 시작한 문답이다. 이제껏 그 어려운 철학책의 화두를 붙잡고 있느라 애를 먹었다면, 아주 간단한 기초적인 질문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



 

세 번째로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을 떠올린다. 단순한 기쁨이나 슬픔을 넘어선 뭔가를 느꼈던 순간을 되살려본다. 인생에서도 희로애락으로 단순하게 구분할 수 없는 극적인 순간이 있다. 그때의 특별한 감정을 떠올려보면, 아무래도 가장 자신의 본질에 가까운 순간을 대면한 것일 수 있다.

 

네 번째로는 어린아이로서의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는 것이다. 먼저 사랑해라고 고백한다. 어린아이의 목소리로 물어보는 것이다.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 물어본다. 그리고 대답도 어린아이의 목소리로 하는 것이다. 어린아이는 가장 순진하고 인간 본성에 가장 가깝다. 이유나 목적을 따지지 않고 지금의 이 순간에 충실하다.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아이가 돈을 따지고 노후를 떠올리지는 않는다. 일부러 어린아이의 목소리를 내라는 이유다.



 

과거의 나, 현재의 나, 극적인 순간의 나, 어린아이로서의 나를 돌아보았다. 이 네 가지 도구를 통하여 많은 질문과 대답이 적힌 리스트가 있을 것이다. 이 리스트를 가지고 자신의 이름을 지어보자. 이 긴 리스트를 들고서 어떻게 내 이름으로 정할 수 있는지 의아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은 어렵지 않다. 리스트에서 하나씩 빼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1. 먼저, 생존 본능에 해당하는 것을 지워본다.

 

2. 다음은 사회적인 자아인 에고로 인한 모습을 지운다. 내가 사회에서 살아남고 성공하기 위해서 쓴 가면이다.

 

3. 순수한 어린아이의 짧은 말로 표현해보자.

 

4. 이제 자신의 삶에서 영속적으로 관통하는 한 가지 특징, 가슴에 사랑으로 울리는 그 신성한 부분을 상징적으로 표현하여 ‘~ 하는 자라고 정의해보자.


이것이 자신의 사랑의 이름이다. 자신의 삶에 흐르는 사랑의 특징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 하는 자의 형식, 현재진행형으로 이름을 짓는 이유가 있다. 이 이름이 영속하는 나의 존재를 표현하기 때문이다. 영속한다면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의 시점에서도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이 이름을 통하여 나의 존재를 규정하면, 앞으로 내가 갈 길이 보인다. 그 이름이 나의 두려움을 없애고 불안해하며 흔들리는 나를 잡아 세울 수 있다. 사랑을 선택한 그 용기가 삶을 꾸려갈 용기로 바뀌어 한층 더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내가 누구인지 찾는 과정에서 이것저것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것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나를 찾아가는 여정의 길은 산티아고 순례길만큼이나 진지하게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처음 놀이동산에 갔을 때처럼 즐거워진다. 처음에는 더하는 과정으로 여겨져 진지하고 무겁게 여겨지겠지만, 결국은 빼는 과정으로 즐겁고 가벼워진다.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상세내용보기
스탠리의 사랑 이야기 <스탠리> 저

아마존북스, 2020년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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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탠리의 사랑 이야기] 1편. 우리는 왜 이토록 사랑을 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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