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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다가올 핼러윈 데이, 이 영화는 어때? [베이비시터를 위한 몬스터 사냥 가이드], [레베카]
13  쭈니 2020.10.27 16:4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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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유치원에 다녔을 때를 제외하고 핼러윈 데이는 나하고는 별 상관이 없는 날이다. 뭐 젊은 친구들은 코로나19의 답답함을 이번 핼러윈 데이에 풀겠다며 잔뜩 벼르고 있는 모양이라 보건 당국에서 긴장하고 있는 듯하지만... 그런데 최근에 본 영화들이 유독 핼러윈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많았다. 미국의 작은 마을 세일럼의 자타 공인 착한 바보 휴비(아담 샌들러)가 핼러윈 데이에 마을 주민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코미디 영화 [휴비의 핼러윈], 그리고 핼러윈 데이 파타의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유흥가의 작은 바에서 2인조 강도가 들면서 벌어지는 예기치 못한 사건들을 다룬 [팡파레]까지...

지난 주말에는 넷플릭스의 신작 영화 두 편을 봤는데, 핼러윈 데이가 며칠 앞이라서 그런지 막상 보고 나니 핼러윈 데이와 잘 어울리는 영화였다. 물론 [베이비시터를 위한 몬스터 사냥 가이드]는 코믹 판타지, [레베카]는 고전적 분위기의 스릴러 영화이지만 으스스한 분위기가 풍겨 핼러윈 데이에도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집에서 뒹굴고 싶은 집콕족에게는 최적의 영화가 아닐까 싶다.


[베이비시터를 위한 몬스터 사냥 가이드] - 어린이를 위한 핼러윈 특화 판타지 영화

감독 : 레이첼 탈라레이

주연 : 타마라 스마트, 톰 펠튼, 우나 로렌스

천재적인 수학 능력을 지녔지만 어릴 적 몬스터를 본 이후 '몬스터 걸'이라 불리며 왕따가 된 켈리(타마라 스마트). 그런데 올해 핼러윈 데이만큼은 짝사랑하는 빅터에게 과감하게 고백할 생각에 학교 친구들의 핼러윈 파티 참가를 결심한다. 하지만 켈리의 어머니는 그런 것도 모르고 직장 상사의 아들 제이콥의 베이비시터 일정을 잡아 둔다. 어쩔 수 없이 켈리는 핼러윈 파티를 포기하고 베이비시터를 하게 되는데, 문제는 자신의 어린 시절처럼 몬스터가 무서워 잠을 못 이루던 제이컵이 진짜로 몬스터에 납치된 것. 어쩔 줄 모르는 켈리 앞에 베이비시터 결사단 소속이라는 리즈(우나 로렌스)가 나타난다. 이제 켈리는 베이비시터 결사단과 함께 제이콥을 납치한 부기맨 그랑기뇰(톰 펠튼)을 무찌르고 제이콥을 구하기 위해 나선다.

리즈가 속한 '베이비시터 결사단'은 그리스 여신 아르테미스, 잔 다르크, 클레오파트라, 나이팅게일 등이 속해 있었던 전 세계에 지부를 둔 비밀 조직으로 몬스터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제이콥은 악몽을 현실화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데 그랑기뇰은 그러한 제이콥의 능력을 이용하여 제이콥의 악몽 속 몬스터들을 현실에 풀어 놓으려는 음모를 꾸민다. 켈리는 제이콥의 악몽 속 몬스터들이 세상 밖으로 튀어나오기 전에 그랑기뇰을 막고 제이콥을 구해야만 한다.

일단 이거 하나는 확실하다. [베이비시터를 위한 몬스터 사냥 가이드]는 어린이 관객을 위한 호러 판타지 영화라는 점이다. 영화에는 온갖 몬스터들이 나오지만 무섭기보다는 귀엽다. 그랑기뇰의 부하이자 제이콥을 납치하는 몬스터 토디들은 우락부락한 외모와는 달리 [고스트 버스터즈]의 먹깨비를 연상시킨다. ([고스트 버스터즈]의 감독 이반 라이트만이 제작을 맡았다.) 메인 빌런인 그랑기뇰 역시 꽤 섬뜩한 외모를 자랑하지만 팀 버튼 감독의 [비틀쥬스]에 나오는 장난이 심한 유령 '비틀쥬스'(마이클 키튼)처럼 무섭기보다는 코믹한 분위기를 풍긴다.

상황이 이러하니 꽤 편안한 자세로 별 긴장 없이 영화를 즐길 수가 있다. 켈리가 어릴 적의 트라우마를 깨고 그랑기뇰에 맞서 제이콥을 구하는 과정과 몬스터에게 동생이 납치된 이후 '베이비시터 결사단'에 가입한 리즈의 고뇌, '베이비시터 결사단'의 기상천외한 무기들 등 영화는 그저 단순하지만은 않은 이야기들을 펼쳐 놓지만 솔직히 성인 관객이 보기엔 '약간 유치하다'라고 느낄 만도 하다. 하지만 어린이 관객을 위한 영화이니 만큼 그러한 점은 충분히 감안하고 영화를 봐야 한다.

[베이비시터를 위한 몬스터 사냥 가이드]의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영화가 흥미진진해질 때쯤 영화가 2편을 예고하면서 끝난다는 것이다. 사실 이 영화가 더 흥미진진해지려면 제이콥의 악몽 속 몬스터들이 현실 세계를 공격하고, 켈리와 '베이비시터 결사단'이 몬스터들을 무찌르면서 끝을 맺었어야 했다. ([고스트 버스터즈]는 그랬다.) 하지만 제작비 문제인지 몬스터들이 현실 세계로 나오기 전에 제이콥이 깨어나는 바람에 클라이맥스의 스펙터클한 재미는 그대로 생략되고 영화는 끝을 맺는다. 그 점이 살짝 아쉽다.

그래도 핼러윈 데이에 어린 자녀와 함께 볼 영화를 고르고 있다면 [베이비시터를 위한 몬스터 사냥 가이드]는 딱 알맞다. 어린 관객들이 보기에 적당히 무섭고, 적당히 코믹하고, 적당히 판타스틱하니까. 2편에서는 그랑기뇰보다 훨씬 막강한 빌런 거미 여왕이 등장하고, 이번 영화에서는 떡밥만 투척된 어린 시절 실종된 리즈의 남동생 이야기도 본격적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원작 소설은 3부작이라고 하던데, 아마 영화도 3부작으로 기획된 듯...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어린이용 판타지 영화를 찾는다면 [베이비시터를 위한 몬스터 사냥 가이드]만큼 적당한 영화는 없을 것이다.


[레베카] - 분위기는 화려해졌는데, 왜 허망하지?

감독 : 벤 휘틀리

주연 : 릴리 제임스, 아미 해머,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

넷플릭스에서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고전 스릴러 [레베카]를 현대적 감각으로 리메이크한다고 발표했을 때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실 내가 히치콕의 [레베카]를 본 것은 2017년이다. 당시 회사에서 단체로 뮤지컬을 관람하기로 했었는데 그때 여러 뮤지컬 중에서 직원들의 선호도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뽑힌 것이 뮤지컬 <레베카>였다. 나는 뮤지컬 <레베카>를 보기에 앞서 히치콕의 [레베카]로 예습을 했는데 온 가족이 모여 앉아 본 [레베카]는 그야말로 굉장했다. 그전까지는 히치콕의 영화 중 최고는 [현기증]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레베카]를 보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을 정도이다. 과연 이 고전 명작을 벤 휘틀리 감독은 어떻게 리메이크했을까?

귀부인의 말동무로 채용되어 유럽을 여행 중인 가난한 젊은 여성(릴리 제임스)이 몇 년 전 아내 '레베카'와 사별한 부유한 신사 맥심 드 윈터(아미 해머)와 만나 사랑에 빠진다. 맥심은 그녀에게 청혼하고 졸지에 가난한 여성에 대저택 맨덜리의 안주인인 윈터 부인이 된 그녀. 신혼여행을 마치고 설레는 마음으로 맨덜리에 입성한다. 하지만 맨덜리에는 맥심의 전 부인 '레베카'의 향취가 아직 생생하게 남아 있었고, 특히 맨덜리의 집사인 댄버스 부인(크리스틴 스콧 토마스)은 그녀를 노골적으로 무시하기 시작한다.

그녀가 아직도 맨덜리를 지배하고 있는 '레베카'의 보이지 않는 혼령 때문에 강박에 휩싸이고 그럴수록 맥심과의 사이도 점점 멀어진다. 특히 댄버스 부인의 음모에 빠져 '레베카'의 드레스를 입고 파티장에 나타난 사건을 계기로 맥심은 심하게 그녀를 몰아붙인다. 그리고 바로 그때 난파선과 함께 '레베카'의 시체가 해안가에서 발견되며 '레베카'의 죽음에 대한 놀라운 진실이 드러난다. 이제 그녀는 맥심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내건다. 하지만 '레베카'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는 댄버스 부인만큼은 막을 수 없었는데...

히치콕의 [레베카]는 1940년 영화이기에 흑백으로 제작되었다. 그래서 분명 영화는 고혹적이지만 화려한 색채는 결여되어 있다. 그와는 달리 벤 휘틀리 감독의 [레베카]는 맘껏 화려한 색채를 관객에게 뽐낸다. 그렇기에 두 영화를 단순 비교한다면 당연히 벤 휘틀리의 [레베카]가 훨씬 더 화려하고 볼거리도 풍성하다. 하지만 어찌 된 영문인 걸까? 분명 벤 휘틀리의 [레베카]는 볼거리가 풍성한데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뭔가 허전함을 느끼게 된다. 과연 히치콕의 [레베카]에는 있고, 벤 휘틀리 감독의 [레베카]에는 없는 것이 무엇일까?

일단 분위기이다. 히치콕의 [레베카]를 봤을 땐 영화 내내 긴장해야 했다. 혹시 '레베카'가 살아 있는 것은 아닐까? 혹시 진짜 '레베카'의 유령이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맥심은 부인을 살해하는 살인마인가? 등등 윈터 부인의 1인칭 시점으로 영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도 불안감에 휩싸여 있어야 했다. 하지만 벤 휘틀리 감독의 [레베카]에는 그런 것이 없다. 어쩌면 내가 이미 내용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영화의 분위기를 휘어잡아야 할 댄버스 부인의 카리스마가 히치콕의 [레베카]에 비해 덜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도 아쉬웠다. 히치콕의 [레베카]에서는 불타는 맨덜리 저택에서 화염에 휩싸이는 댄버스 부인의 마지막 모습은 상당히 강렬했다. 하지만 벤 휘틀리는 마지막 장면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댄버스 부인이 맨덜리에 불을 지른 후 바다로 뛰어들어 묵숨을 끊는 것으로 교체되었다. 글쎄 굳이 이렇게 마지막 장면을 바꿨어야 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 흠... 굳이 비교하자면 르네 클레망 감독의 걸작 스릴러 [태양은 가득히]를 리메이크한 안소니 밍겔라 감독의 [리플리] 정도. 고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옮기며 분명 화려해졌지만 왠지 모르게 보고 나면 허망한 느낌이 든다. 역시 고전은 함부로 건드리는 것이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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