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감상평────────────

1. 잔잔하지만 감동과 메시지는 확실

2. ‘나’라는 존재를 일깨워주는 영화

3.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다면 추천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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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민감하신 분들은 Skip! *

 □ 잔잔한 힐링 속 호불호가 갈렸다.

<어디갔어, 버나뎃>은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화된 작품이며, 영화감독은 <비포 시리즈>와 <보이후드>를 제작한 리처드 링크레이터 감독이다. 원작을 기반으로 한 영화로 안정적인 스토리와 감동을 한 움큼씩 주던 감독의 조합이라 많은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영화의 초점이 잔잔한 분위기 속 힐링을 주고자 하는 메시지 부분에 치우쳐 스토리가 자연스레 늘어지고 재미적인 부분과 절정에 달할만한 큰 한방의 감동을 할 만한 요소는 없었다. 어떠한 형식으로든 큰 한방이 있어야 하는데 버나뎃과 함께 어디 갔는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따라서, “좋은 메시지를 갖은 영화”라는 호평이 있지만 “지루하다”라는 혹평으로 평가가 나뉘었다.

□ 인생의 분기점에는 여행이 있었다.

자기 삶의 원동력이었던 건축가로 사는 삶을 잃어버린 채 남편의 부인이자 엄마로서만 살아가다 보니 자연스레 자신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렇게 바깥 생활을 꺼리게 되고, 주변 인물들과의 사교성도 잃어버렸다.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슬럼프 속에서도 가장 밑바닥의 나락까지 빠지게 된다. 극단의 상황 속 떠난 남극 여행. 남극이라는 미지의 세계 속 내가 살아왔던 시간을 떠올려본다. 웃음 가득했던 건축가의 삶, 갇혀 지냈던 집안 생활. 앞으로 무엇을 해야 될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깨닫게 된다. 삶의 목표가 다시 생긴 버나뎃은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고 꺼렸던 공동체 생활과 주변인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인생을 방황할 때 여행을 홀로 떠나보라는 이야기가 일리 있음을 버나뎃을 통해 깨달으며, 자신을 잃어버린 채 살다 보면 행복보다는 망가진 삶을 살아간다는 메시지를 받아 볼 수 있었다.

□ 케이트 블란쳇 돋보이고 대단하다.

주인공이면 당연히 돋보이고 대단한 거 아니야? 물론 맞는 말이다. 솔직히 주인공은 답정너의 성격을 갖는다. 케이트 블란쳇이 <캐롤>, <오션스8> 에서도 열연을 보여줘서 연기력이 대단하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이번 영화에서 그녀의 연기력과 존재에 대해서 새삼 놀랐다. 버나뎃의 대사량이 만만치 않은데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전부 소화해내는 것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감정 기복을 갖고 있는데 이를 시시각각 자신이 버나뎃인 것처럼 혼연일체 되어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이번 영화는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만 본다 해도 성공적인 영화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