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한 것은 모르겠지만 언제나 추석에는 따뜻한 영화가 꼭 한 편씩 개봉을 한다. 예전에 어김없이 찾아오던 성룡의 영화처럼 말이다. 올해는 그런 영화가 <담보>다. 제작사끼리 서로 어느정도 의견교환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실제로 추석에 가족들이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경우는 많다. 이럴 때 자연스럽게 가족 영화처럼 따뜻한 영화가 좋다. 부담없이 온 가족이 모여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 의미로 가족이 함께 볼 영화로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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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 자주 부모님과 함께 영화를 보러 가기에 선택했다. 내용은 예고편으로 알고 있는 건 담보를 잡았는데 사람이다. 그것도 이제 겨우 9살이 된 아이를 담보로 잡았다. 아이를 맡고 친해지고 서로 정을 나누게 된다. 이런 식의 전개가 너무 뻔히 그려진다. 이런 뻔한 스토리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전개해서 감동까지 주느냐가 핵심이다. 억지스러우면 감동의 순간에 전혀 느낌이 없다. 적당한 웃음이 없다면 애절한 로맨스 영화도 아니라서 다소 재미가 덜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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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까다로운 이런 형식을 잘 통과해야한다. 영화는 생각지 못한 인물이 처음에 나온다. 김윤진이 담보였던 승희(박소이)의 엄마로 나온다. 영화와 관련되어 전혀 노출이 되지 않았는데 우정출연이다. 우정출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중요한 역할일 뿐만 아니라 분량도 상당히 많다. 왜 우정출연인지 모르겠다. 이 정도 분량이면 정식계약을 했어야 할텐데 말이다. 아마도 감독이 <하모니>영화를 각색하며 친해서 출연을 결정한 듯하다. 조선족 여인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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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은 90년 초반이고 75만 원을 빚졌는데 이를 갚지 못한다. 대신에 승희를 담보로 잡는다. 성인이 된 승희는 하지원이 연기한다. 동시통역사로 한국어와 중국어를 하며 장관의 통역을 맡을 정도다. 사채를 받는 두석(성동일)과 종배(김희원)은 군대 선후배였다. 사회에 나와 딱히 배경도 학력도 없다보니 택한 일이었다. 둘 다 착해 남의 사채를 떠안은 적도 있다. 담보를 만나 함께 지내면서 정이 들었다. 서울 구경도 시켜주고 서태지를 좋아하는 담보를 위해 콘서트와 브로마이드, 시디, 테이프까지 사준다.

생각해보면 지금은 2020년이다. 지금 시대에 너무 통속적인 감동 드라마는 사람들의 선택을 받기 힘들다. 영화 배경이었던 1990년에는 통할지 몰라도 현재는 훨씬 더 세련되게 이걸 보여줘야 한다. 감동을 억지로 짜내거나 너무 과잉이 되면 사람들은 울기보다는 삐딱하게 보게된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적당한 선에서 감동을 주고 억지로 강요하지 않도록 노력한 걸로 보인다. 딱히 감동을 주려 노력하지 않으면서도 내용이 감동적일 때 사람들은 공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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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거의 중반부터 사람들에게 감정이입을 통해 훌쩍거리게 만든다. 담보 엄마는 불법으로 한국에 온 상태에서 걸리는 바람에 중국으로 쫓겨나게 된다. 담보를 맡은 두석은 친척이 부잣집에 입양시킨다는 말을 믿고 맡긴다. 사실은 돈을 받고 담보를 다른 곳에 팔아버렸다. 이런 식으로 전개되는데 담보의 아빠는 도망가버린 상태다.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과거에는 그랬는데 갈수록 현실과 가공의 세계가 전혀 구분되지 않는 걸 많이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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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일이 생길 수 있을까라는 물음보다 더한 일이 실제 생활에서 비일비재하니 말이다. 그나마 담보가 워낙 유쾌하니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지만 그만큼 울쩍한 마음이 역설적으로 든다. 이 영화는 실질적으로 담보역할을 한 박소이가 전부 다했다고 할 정도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도 나왔는데 천재 아역연기자가 나왔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다. 어린 아이가 그렇게 감정의 기폭을 다양하게 연기할 수 있는지 영화를 보며서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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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성동일과 김희원의 캐미도 너무 좋다. 서로 선후배지만 다소 앙숙이다. 거의 대부분 두석이 일방적으로 놀리고 종배가 당하는 역할이긴 하다. 두석이 뭐라 하면 종배가 겉으로 따르는 척하면서 시종일관 구시렁거리며 욕까지 한다. 그 티격태격이 영화의 재미를 선사한다. 성동일은 연기 스펙트럼이 워낙 넓은데 이 영화에서는 까칠하지만 정이 깊은 연기를 한다. 극의 중심을 잡고 이끌어간다. 김희원 같은 경우는 다소 어눌하지만 꽤 냉정하게 이치를 살피는 스타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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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성동일과 재회하는 장면에서 오열하는 연기는 감정을 완전히 몰입하게 만드는 역할을 김희원이 보여준다. 하지원은 어른 담보 역할인데 비중이 크지는 않다. 꼭 하지원일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은 들었다. 영화가 끝난 후 나오는데 화장실에서 덩치 큰 남자가 통화중이었다. '영화 봤는데 좋아. 너도 봐. 아주 잔잔한 감동을 줘.' 이런 통화를 했는데 이게 영화의 핵심이다. 촌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감동을 선사하는 영화였다. 입소문이 꽤 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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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팬더의 결정적 한 장면 : 담보가 두석에게 전화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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