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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랄해. 주문을 외울날, 키스 왕, 폭설 후 그리고 [옥희의 영화].
14  MV제이와이 2020.09.23 05:05:25
조회 61 댓글 0 신고

 

<옥희의 영화>는

<주문을 외울 날>, <키스 왕>, <폭설 후>, <옥희의 영화>라는 

네 편의 단편으로 이어져있고, 

원 타이틀은 마지막 단편에서 따왔다. 

 

근데 보다보면, 영화가 '옥희의 영화'가 맞긴한 것 같았다. 

각각의 단편은 역시나 홍상수 감독영화의 특징대로

온전한 시간순이나 관계성을 확실하게 띄고 있지는 않다. 

 

이선균, 정유미, 문성근이라는 배우들의 역할과 상황은 중첩되지만, 

그 밖의 상황은 대충 연계성이 있다고 느껴질 정도이고, 

게 또 확실하게 아귀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은 아니다.


 

<주문을 외울 날>에서는 늙은 교수 '문성근'과
젊은 교수이자 감독 '이선균'의 이야기가 나온다. 

학교에서 교수로 살아가면서 보여지는, 
하지만 영화감독으로 영화를 찍지 못하는 현실에서
지지리 궁상과도 같은 현실을 만난다.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르지만, 뒷구멍으로 돈을 받아챙겼다는 늙은 교수는 
돈 때문에 한국영화계가 망하고 있다고 하고,
젊은 교수는 아니라고 하지만 과거 학생과 사귄 얘기를 질문하는 난처함에서 화가 난다. 

뒤에 펼쳐지는 세 편의 단편의 어느정도 기점을 제공해주는 
가장 현재의 이야기에 가깝다. 
지식인의 허상을 드러내는 등의 주제가 있다.
 

 

<키스 왕>은 과거로 돌아가면서 
옥희와 진구의 사랑시작 이야기를 보여준다. 

옥희를 사랑한다고 하면서 내뱉는 닭살스런 멘트들이나 
옥희를 '가지기'위해 노력하는 '진구'의 노력은 정말 눈물날 정도로 찌질하다. 
아무튼, 처음이라는 진구는 '끝내주는 키스'로 인해 
옥희'의 품까지 파고드는데 성공한다. 

<폭설 후> 는 분량은 짧지만 
가장 현학적인 대사가 많이 나온듯한 단편.

폭설 후, 학생들이 오지않자 옥희와 진구, 늙은 송 교수만 강의실에 남아 
이런저런 질문을 하고 교수는 답을 해준다. 

엉뚱한 질문에, '삶'에 관한 진지한 질문들까지 
두 학생은 교수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지지만, 
역시나 오래 살았다고 우문현답같은 멘트로 송 교수는 대답을 해준다. 

질문과 대답들이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정말 속사포로 이어지는 대사 중에 정말 와닿는게 많았다. 

 

<옥희의 영화>는 

<북촌방향>처럼 같은 장소, 다른 사람, 다른 느낌이라는
가장 닮아있는 구성을 취한 단편이다. 

 옥희는 한 사람하고는 연말에, 다른 한 사람하고는 연초에 같은 '아차산'을 오르면서, 
행했던 비슷한 행동들과 일화를 비교하면서 일일히 보여준다. 

직접적인 대조와 직접적인 당사자의 나레이션을 통해 비교되는 
두 남자를 보는 재미는, 아주 쏠쏠. 
이것저것 재는 것 같기도 한 이 장면을 보면서 영화 속에서 등장했던 
영원한 수수께끼, 여자의 마음...이란 대사가 문득 생각났다. 

<옥희의 영화>에도 수많은 반복과 변주가 있지만, 
<북촌방향>하고는 조금 다르게 옥희=여자가 한 중심에 서있다.

 

 4명의 스탭으로 찍은 이 영화는, 
보는 이에 따라서는 다양한 해석과 관점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된다. 

영화 속 젊은 교수가 말했듯이
"자기가 만든 영화가,
하나의 깔때기로 모여진 하나의 주제의식으로 보여지기보다는, 
보는 그대로 느끼고 볼 때마다 보는 사람마다 달라졌으면 한다."는 말은 
마치 감독이 이 <옥희의 영화>를 두고 말한 정의와도 같았다.

그런 의미에서, <옥희의 영화>는 조금은 불친절하고 건조한데다, 
덜 대중적인 느낌이다. 
어떻게보면 아스트랄하기 그지없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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