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 https://namu.wiki/w/%EC%86%8C%ED%94%84%EB%9D%BC%EB%85%B8%EC%8A%A4

남이 싼 똥 치우는 것도 정신없는데,

생각해보니 나도 잔뜩 똥 싸고 있더라고

이 드라마에서 나오는 대사가 아닌 개인적인 술자리에서 들은 말이지만 토니 소프라노의 속마음을 가장 잘 보여주는 말 아닐까? 토니 소프라노는 이번에도 여전히 남들이 저지른 일들을 뒷정리하기 바쁘면서 본인 또한 온갖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심지어 이혼 통보까지 받을 정도로 궁지에 몰린다. 이 드라마를 말할 때 계속해서 말하지만 분명 재미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동세대 대중문화 최고의 걸작", "TV 역사상 최고의 성취", "지난 25년간 미국 대중문화의 가장 위대한 작품"이라는 찬사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고 싶다. “대부 이후 마피아물의 클리셰를 깬 작품으로 평가”하는 것 또한 이미 이걸 접하기 전 그런 작품들을 많이 알고 있어 그렇게까지 말할 정도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아마도 너무 뒤늦게 접해서 이런 생각을 하는 거겠지만.

어쨌든 결론은? 좋은 건 알고 있다.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 같아서 그렇지.

비장함과 심각함이 아닌 훌륭하게 “구질구질하고 짜증나는 일상을 보내는 생활인으로서의 마피아를 묘사”하고 있고, 그들의 처지에 비춰 우리들의 불평 가득한 삶을 생각해보게 해준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시즌의 경우는 좀 더 “당대의 가정과 사회 문제를 블랙코미디를 섞어 적나라하게 풍자”하고 있지만 이미 지난 시즌 3까지 안정된 완성으로 만들어내고 있었기 때문에 아주 특별하게 다룰 정도는 아니었다. 여전히 잘 만들어내고 있다.

여러 칭찬할 점 많다는 것은 알지만 “뉴저지의 이탈리아계 미국인 사회라는 한정된 영역에서 전개되는 스토리”의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고, 반대로 “당시의 이슈란 이슈는 깊든 얕든 한 번쯤은 건드리고” 있다는 점 또한 부각시킬 필요도 있을 것 같다. 장단이 있지만 장점에 더 주목하고 싶다.

이 드라마의 주된 정서는 깊은 한숨일 것 같다. 생각지도 않던 문제가 쏟아지고 어떻게 풀어내지만(혹은 운 좋게 알아서 풀리지만), 숨돌릴만하면 새로운 문제들을 마주하게 되는. 우리네 삶과 크게 다를 것 없는 모습을 인상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케이블 특성상 폭력, 살인, 강간, 선정성, 노출, 욕설, 마약, 인종 비하 등이 하나도 빠지지 않고 난무”하고 있으니 이걸 남들과 함께 낄낄거리며 보긴 어렵겠지만 일단 보게 된다면 끝을 봐야지 직성이 풀리게 만든다.

시즌 5에는 어떤 상황에 빠져들까? 벌써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