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

신입생으로서 처음 가졌던 술자리가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만 해도 저는 2년 정도 운동을 한 상태여서 몸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한 선배와의 대화가 기억에 남네요.

“너, 그 운동 계속할 거야?”

“네. 계속 하고 싶어요. 좋아합니다.”

“아마 힘들걸. 학교 일정이 만만치가 않아.”

“그렇군요.”

이렇게 내가 무언가를 해내겠다고 했을 때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타인은 두 가지 부류가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너는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못했으니까.’ 본인이 못한 것을 나이가 어린 후배나 동생이 해낼까 봐 무서워서 그런 말을 하는 겁니다. 다른 하나는 ‘나는 해냈다. 그렇지만 너는 못할 것이다.’ 자아도취감이 심한 사람입니다. 본인이 한 노력의 강도를 본인보다 어린 후배나 동생들이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는 케이스입니다.

다시 저 대화를 했을 때로 돌아가 봅시다.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건 네 생각이고.’ 무언가를 하기에 앞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겁먹을 필요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은 그냥 다른 사람일 뿐입니다. 다른 사람이 못했다고 해서 나까지 못하리란 법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보디빌딩 시합에 출전할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 있습니다. 다른 선수 분들은 모두 갑옷을 두른 듯 강한 전사처럼 보이지만, 저는 헐벗은 느낌이 듭니다. 시합 준비 시간에 조언을 구했던 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실제로 네 몸이 좋든 나쁘든, 그 무대 위에서 가장 좋다고 생각하면서 포장을 해라.” 이는 자신감의 문제입니다. 스스로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준비 기간에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치열하게, 나태함을 경계하며, 꾸준히 한 발씩 나아가는 일입니다. 그 일이 끝난 뒤, 결정적인 순간인 시합 날에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준비해온 것을 바탕으로 자신 있게 주눅 들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일입니다.

자신감을 못 가지겠으면 자신 있는 척이라도 하면 됩니다.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들도 어떤 확실한 근거나 믿는 구석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실력으로는 별반 다를 것이 없는데, 자신감 때문에 결과가 다르게 나오면 억울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겁먹지 마세요. 남이 대단해 보이는 만큼, 남도 내가 대단해 보입니다.

친구들과 대화하다 보면 이런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니는 좋겠다. 좋아하는 일 찾아가지고 그래 열심히 하고, 부럽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 조금 답답합니다. 사람들은 어떤 자기만의 가치나 재능 등이 자기 안에 들어있다고 생각합니다. 내재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내 안에 숨어있는 발견하지 못한 가치를 찾으려고 하지 마세요. 없습니다. 가치는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겁니다. 좋아하는 일을 찾았기 때문에 그것을 열심히 한 것이 아닙니다. 열심히 해보니, 직접 겪어보니, 그 일이 내가 좋아하는 일인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처음부터 좋았고 그래서 열심히 한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그럼, 니가 뭘 싫어하는지 먼저 찾으면 되겠네. 그리고 그 싫어하는 일 하나씩 때려 치라. 그러면 남은 일들 중에 니가 좋아하는 일이 있겠지.”

내가 무슨 일을 좋아하는지 도무지 모르겠을 때는, 그냥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보세요. 공을 들여야 합니다. 공을 들여야 이 일을 알게 되고 그 뒤에야 내가 이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제가 한의사가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정말 단언컨대, 재수시절까지 단 한 번도 한의가가 되리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미리 어릴 적부터 꿈꿔오던 일이 아니라고 해서 이것이 내가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는 법이 있습니까? 절대로 없지요. 무슨 일이든, 어떤 일이든 간에 내가 좋아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은 직접 해보는 것입니다.

상상만으로는 모릅니다. 직접 해보면서 싫어하는 일을 하나하나씩 찾고, 소거해나가면 됩니다. 그렇게 되면, 내가 좋아하는 일에 점점 더 가까워집니다.

나의 실패에 축배를 들어라 <김석욱> 저

북랩, 2020년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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