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 좋다면, 이것만 끝나면, 할 수 있을 텐데’ 과연?
enterskorea 2020.07.01 09:43:23
‘환경이 좋다면, 이것만 끝나면, 할 수 있을 텐데’ 과연?
본과 3학년 1학기에 전국 대학생 보디빌딩 시합을 준비하던 시절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당시를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보통 오전 9시부터 수업이 시작되고, 오후 6시까지 수업을 합니다. 그 뒤 밤 10시, 길게는 12시까지 학번 동기들과의 회의가 있습니다. 정말로 꽉 찬 하루였습니다. 이때도 저는 6시에 일어나서 운동을 갔고, 저녁시간이 되면 다시 운동을 하러 갔습니다. 음식도 닭가슴살과 고구마, 적정량의 견과류 등을 섭취하고 운동 강도는 최대한 높였습니다. 이 상태의 지속이 보디빌딩 시합 준비입니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 씻고 잠자리에 누우면 웃음이 났습니다. ‘아, 살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했나 싶습니다.
환경이라는 건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습니다. 내가 나아가려는 방향으로 가게끔 도와줄 수도 있고, 나아가기 힘들게 막을 수도 있습니다. 역풍이든 순풍이든 내가 원하는 대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연은 역풍이 불어야 그 바람을 타고납니다. 즉 역풍, 내가 이루고자 하는 바를 방해하는 환경적 요소가 있더라도 이를 이용하여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환경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영향을 끼치든 내가 원하는 일은 내가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역풍이 불어서, 환경이 좋지 못해서 포기해버리는 사람은 실패조차 못합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설령 순풍이 불더라도 나아갈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해오던 생각이 있습니다. 아,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중학생이 된다면 나는 지금 이 문제에서 벗어나 행복할 텐데, 수능만 끝난다면, 대학교에만 입학한다면 행복할 텐데, 대학교 졸업만 한다면, 취직만 한다면.
국가고시를 끝내고 난 뒤 저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삶에 있어 문제는 끊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국가고시를 합격만 한다면 더 이상 내면의 갈등이 없을 것이다, 진짜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 테니 합격만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죠. 그렇지만 합격한 뒤에도 여전히 제가 해결해야할 삶의 문제는 남아있더라고요.
그런데 역으로 생각해보니 그 문제들은 사실 삶의 원동력이더라고요. 그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열심히 살아가게 됩니다. 모든 문제들은 살펴보면 더 치열하고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입니다. 시험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할 이유겠습니다. 살이 쪄서 스트레스가 심하다면 다이어트와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 할 이유겠죠.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은 오히려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알려주는 좋은 지표입니다. 이 사실을 깨닫게 된 이후로 ‘결혼만 한다면, 아이가 다 자란다면 나는 행복할 텐데….’ 같은 생각은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지금 갖고 있는 이 문제 덕분에 내가 오늘도 열심히 살맛이 나는구나.’하며 웃고 일어섭니다.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아홉 살 때 아버지를 잃고 마을에서 쫓겨났다.
가난하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들쥐를 잡아먹으며 연명했고,
목숨을 건 전쟁이 내 직업이고 내 일이었다.
작은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말하지 말라.
그림자 말고는 친구도 없고 병사로만 10만.
백성은 어린애, 노인까지 합쳐 2백만도 되지 않았다.
배운 게 없다고 힘이 없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내 이름도 쓸 줄 몰랐으나
남의 말에 귀 기울이면서 현명해지는 법을 배웠다.
너무 막막하다고, 그래서 포기해야겠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목에 칼을 쓰고도 탈출했고,
뺨에 화살을 맞고 죽었다 살아나기도 했다.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었다.
나를 극복하는 그 순간 나는 칭기즈칸이 되었다.”
by. 칭기즈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