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한 그림 감상법

“우와, 겨우 네 살짜리 아이가 그린 것치곤 정말 잘 그린 거 아닌가요?”

한 엄마가 자기 아이가 그린 그림을 보며 감탄한다. 그리고 아이에게도 “잘 그렸네!”하고 평가해준다. 많은 부모가 아이의 그림을 보면 이런 식으로 칭찬을 하거나 평가를 해주곤 한다. 이런 평가나 칭찬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생각이 변화하기 때문에 그 그림 하나를 놓고 “잘했다”고 하기보다는 “와~ 생각 주머니 좋은데? 멋진 생각이야!”하는 식으로 아이가 가진 생각 자체를 칭찬해주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아이들의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만 바꾸어도 아이의 당면 문제와 심리 상태, 인지발달 상태를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이가 가진 두뇌의 특성과 강점을 알고, 성향을 이해할 수 있다. 그림 감상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공감’과 ‘지지’다. 아이들은 그림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데, 우리는 아이가 어떤 주제를 선택했고 어떤 의견을 담고자 했는지를 먼저 이해하고 아이의 의견을 경청해보아야 한다.

충분한 그림 감상이 되어야 아이의 의견에 지지할 수 있다. “너의 이런 의견을 엄마와 나눠주어 고마워”, “이렇게 의견이 멋지구나. 네가 생각하는 대로 되길 지지할게.” 하는 식으로 부모의 충분한 경청과 지지가 이루어졌을 때 감상은 마무리되는 것이다. 이러한 감상법은 아이의 심리를 인정으로 채워주어 행복하고 기쁘게 만들고, 아이는 이로 인해 또 다른 생각과 모험에 용기를 갖게 된다. 예를 들어 살펴보자.

만 2세 아이들에게 ‘형’이라는 정체성은 무엇일까? 바로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이다. 아이들의 이런 마음을 채워주려면 먼저 아이의 의견을 알아야 한다. 만 2세 아이들의 의견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줄 수 있을까. 다음 방법들을 한번 적용해보자.

1. 아이와 서로 눈을 바라보며 눈빛으로 서로를 확인한다. 안심시키는 눈빛을 교감하고 미소를 주고받으며 “안녕! 오늘은 더 멋진걸! 최고!”하고 외친다.

2. 아이에게 사인펜을 주고 하얀 종이 위에 “무엇을 하고 놀았을까?”를 그려보자고 한다, 아이는 조그마한 손을 부지런히 움직인다. 무엇인지 모를 낙서가 시작되고 종이가 구멍이 날 지경으로 문질러댄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며 끝까지 기다려준다. 종이에 구멍이 나자 아이가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그때 “재미있었구나!”하고 말하면 아이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아이에게 ‘수용’은 최고의 선물이다.

3. 아이에게 다가가 형태도 없는 그림을 보며 “이게 무엇이야?”하고 묻자 여러 단어들이 쏟아져 나온다. “괴물이요. 괴물이 요리하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그렇구나! 괴물이 누구랑 있어?”하자 괴물 가족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이의 설명을 들으며 “오~ 멋진 생각이야!”하고 공감해준다.

4. “내일도 재미있는 그림 놀이 해보자. 오늘 참 잘했어요.”하고 아이를 지지해주자 얼굴에 함박웃음을 띤다.

아이의 인정 욕구를 채워주는 것은 “사랑해”, “좋아해”, “아유, 예뻐!” 등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아이가 내어놓고자 하는 의견을 빨리 눈치 채고, 경청하고, 답답하고 호기심 가득한 마음을 공감해주며 “이렇게 하는 거란다”하고 방법을 설명해주어야 한다. 열 번이고 백 번이고 방법을 설명해주면서 부모는 아이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아이가 스스로 해볼 수 있게 도와주는 지지자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경청, 수용, 공감해주고 지지해주었을 때 아이에게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난다.

많은 부모가 내 아이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싹 틔워주고 싶어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감상법은 바로 ‘아이들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다. 들어주고, 지지해준다면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활짝 연 채 하고 싶은 이야기를 주저 없이 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이견을 마음껏 표출하게 된 아이들은 자기 안에 숨겨진 천재성을 자신감 있게 드러내고 키워갈 것이다.

그림 속에 내 아이의 비밀이 있다 <김인숙> 저

다른상상, 2020년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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