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에 대처하는 자세
enterskorea 2020.06.24 10:04:48
실패에 대처하는 자세
결핍이 있다면 실천한다
고2 때 뭔가 공부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결핍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거울을 봤습니다. 못생기고 뚱뚱한, 게다가 인상까지 쓰고 있는 한 남자 고등학생이 서 있더라고요.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운동을 해야겠다.’
문제는 시간이 없어 보였습니다. 제 하루 일과를 돌아봤어요.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학교에 갑니다. 학교에서 밤 10시가 되면 집에 돌아옵니다. 그 사이 어느 시간이라도 운동을 하기 어려웠습니다. 새벽밖에 없었죠.
그래서 새벽에 갔습니다. 여기서 변명은 필요 없습니다. 하고 싶었던 일이 있었고, 시간은 새벽뿐이었고, 그래서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였습니다. 그냥 했습니다. 새벽 일찍 일어나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간단히 샤워를 하고 학교에 등교했습니다. 그렇게 며칠 보내다 보니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고3, 그 뒤 재수시절까지 이러한 패턴의 생활을 꾸준히 이어갔습니다.
지금 나에게 결핍된 부분이 있다면, 그리고 그것을 발견했다면, 당장 시작하는 것이 맞습니다. 결핍을 알고도 그냥 둔다는 것은 이유를 댈 필요도 없을 정도로 어리석은 짓이라고 봅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꿈을 찾고, 더 나은 이상을 찾기 위해 +가 되는 부분을 바라보고만 있습니다. 어떻게 +를 ++로 만들까를 고민합니다.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인 부분에만 집중하지 말고, -인 부분을 찾고 이를 0으로 만들고, +로 만들고자 하는 고민, 아니 고민도 필요 없습니다. 실천이 필요합니다.
내 인생은 내가 결정한다
대입에 첫 실패를 맛본 저는 펑펑 울었습니다. 부모님께 죄송했고, 억울했습니다. 열심히 했고, 많은 사람들보다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 당신에 제가 할 수 있었던 것은 다시 시작하는 것 말고는 없더군요.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공부를 다시 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1년 동안 순전히 모든 일을 제가 주도해서 하였고, 결과가 어떻든 책임을 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생활 패턴 또한 제가 정했습니다. 아침에 도서관에 들어가 공부를 한 뒤, 헬스장에 들러 운동을 하고 집에 돌아와 마무리 공부를 했습니다.
무섭지 않았다면 거짓말입니다만, 재수학원에 다녔더라도 무서웠던 것은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다른 점은 그 책임을 학원에 전가할 수 있는지 없는지입니다. 이 시절 제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꾸준하게 공부하면서 얻은 성적이 아닙니다. 주체성이었습니다. 주체적으로 제가 무언가를 결정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의존할 누군가도, 탓할 누군가도 없었습니다.
태어났을 때부터 이렇게 살기로 정해진 인간은 없습니다. 살아가면서 어떻게 살지 결정해가며 만들어집니다.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그러니 나를 만드는 것도 나입니다. 게임 캐릭터는 그렇게 소중히 키우면서, 정작 본인은 왜 안 키웁니까.
특별한 계기 따위는 없다, 실천만 있을 뿐
동기(動機)라는 단어를 그대로 풀이하자면, 일을 발동시키는 계기, 사람이 마음을 정하거나 행동을 일으키거나 하는 직접적인 원인 또는 그 목적입니다.
제가 지금 생각해보면, 공부를 하거나, 운동을 하거나, 한의대에 입학하거나, 보디빌딩 시합에 출전을 하거나 했던 모든 일들의 시작에는 거창한 동기 따위는 없었습니다. 사소한 동기 정도는 있었겠지요. 아버지에게 데카르트의 명언이 무슨 뜻인지 여쭈어봤던 일, 보디빌더를 목욕탕에서 봤던 일…. 그런데 중요한 점은 이러한 동기들은 어떠한 것으로도 대체될 수 있었다는 겁니다.
동기는 무엇이 됐던 상관이 없습니다. 상관이 있는 것은 얼마나 간절히 실천을 하는가입니다.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줄 그런 충격적인 일은 없었습니다. 있었던 것은 묵묵히 해온 공부와 운동이었습니다. 그만큼 저를 충격적으로, 혁신적으로 바꾼 일은 없었습니다.
시작부터 거창한 동기나 특별한 계기를 바라는 것은 가만히 바닥에 앉아서 10억을 줍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있는 것과 같다고 봅니다. 그런 일을 일어나지 않습니다. 10억을 벌고 싶으면 그냥 일어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