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나의 넷플릭스 영화 테마는 연애 감성을 깨워줄 달달한 로맨틱 코미디였다. 비록 토요일 아침에 한 편, 일요일 아침 한 편, 이렇게 두 편밖에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퍼펙트 데이트]를 보며 내 젊은 시절의 서툴렀던 풋 사랑을, [폴링 인 러브]를 보며 낯선 곳에서 운명처럼 만나는 판타지적 사랑을 체험하며 무더운 여름을 훈훈하게 버틸 수가 있었다. 아내와 로맨틱 코미디 영화 한 편 더 보려고 했는데, 아내는 로맨틱 코미디보다는 판타지 호러 장르를 보자고 해서 로맨틱 코미디로 달달하게 데워진 내 감성을 차갑게 식혀 주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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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데이트] - 진정한 나 자신을 찾아가는 전형적인 하이틴 로맨스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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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크리스 넬슨

주연 : 노아 센티리노, 로라 마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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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를 보다 보니 자꾸 내 눈에 띄는 배우가 한 명 늘었다. 바로 노아 센티리노이다. 노아 센티리노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와 속 편인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 P.S. 여전히 널 사랑해]로 내 눈도장을 확 찍더니 로맨틱 코미디라고 하기엔 실망스러웠던 [시에라 연애 대작전]에서도 나름의 매력을 발산시켰다. 넷플릭스 하이틴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발판으로 그는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에도 진출했는데, 국내 개봉이 무산되어 개인적으로 내게 아쉬움을 남긴 [미녀 삼총사 3]와 [마스터 오브 더 유니버스]의 히맨 역으로 캐스팅되는 등 할리우드 라이징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내가 [퍼펙트 데이트]를 주저하지 않고 선택한 이유는 노아 센티리노의 매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퍼펙트 데이트]는 노아 센티리노에 의한, 그리고 그를 위한 영화였다. 예일 대학 입학이 인생의 목표인 브룩스(노아 센티리노)는 학비를 벌기 위해 열심히 알바를 하지만 목표 금액을 채우기엔 턱 없이 부족하다. 그러던 어느 날 괴짜 사촌인 셀리아(로라 마라노)를 파티에 데려가야 하는 문제로 골머리를 썩이고 있는 친구에게 대신 그 일을 해주겠다는 제안을 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은 브룩스는 맞춤형 데이트 사업이라는 기발한 사업 아이템을 생각하게 된다. 여성이 원하는 모습으로 변신하여 여성이 원하는 데이트를 해주는 대가로 돈을 벌며 목표 금액을 차곡차곡 채워가던 브룩스는 하지만 셀리아에게 특별한 감정이 생기며 스스로에게 진짜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하게 된다.

[퍼펙트 데이트]는 굉장히 전형적이다. 돈은 없지만 매력이 충만한 남자와 돈은 많지만 이성에게 관심이 없는 여자의 만남. 특히 이 여성이 사살 꾸며 놓으면 굉장히 예쁘다는 설정에서는 피식 웃음이 난다. 셀리아는 브룩스의 도움으로 이상형인 남자와 만나고, 브룩스도 셀리아의 도움으로 이상형의 여자와 만나지만 막상 데이트를 해보니 이상형의 그들보다는 친구인 줄 알았던 서로가 진짜 이상형이었음을 깨닫는 과정 또한 '친구와 연인 사이'를 소재로 한 로맨틱 코미디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장치이다.

맞춤형 데이트 사업을 통해 승승장구하던 브룩스가 '과연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예일 대학교 입학인가?'라며 의구심을 갖게 되는 과정은 흥미롭긴 하다. 나도 특정 대학을 목표로 공부를 하지만, 그 대학에서 무엇을 배우고 졸업해서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 경우를 많이 봤다. 브룩스도 마찬가지인데 그저 예일 대학교 입학이 목표일뿐, 그 이후에 대해서는 아무런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는 자신을 돌아보게 되며 자신이 원하는 것은 그저 명문대와 번지르르한 겉모습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물론 그 과정이 세세하지는 않다. 그래서 그냥 수박 겉핥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들 또 어떠하랴. 브룩스와 셀리아의 사랑은 훈훈하기만 한걸. 결국 [퍼펙트 데이트]는 기억에 오랫동안 남을 로맨틱 코미디의 걸작은 되지 못하지만 그래도 노아 센티리노의 다른 넷플릭스 로맨틱 코미디가 그러하듯이 영화를 보는 동안만큼은 풋풋한 사랑의 감정으로 행복을 느끼기엔 충분한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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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링 인 러브] - 낯선 공간에서 낯선 남자와의 판타지스러운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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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로저 컴블

주연 : 크리스티나 밀리안, 애덤 데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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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의 사랑이 너무 풋풋해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 여기 20, 30대를 위한 사랑 영화도 있다. 바로 [폴링 인 러브]이다. 로버트 드니로, 메릴 스트립 주연의 1984년 작은 전설적인 멜로 영화 [폴링 인 러브]와는 제목이 똑같긴 하지만 전혀 상관이 없는 다른 영화이니 주의하길... (솔직히 나도 이 영화가 1984년 작의 리메이크 영화가 아닌가 살짝 기대를 하기도 했다.)

넷플릭스 표 [폴링 인 러브]의 내용은 바쁘게만 살아왔던 샌프란시스코의 커리어 우먼 가브리엘라(크리스티나 밀리안)는 어느 날 실직에 남자친구와의 이별까지 겪으며 최악의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러한 어느 날 잔뜩 술에 취한 상태로 뉴질랜드에 위치한 호텔 주인을 뽑는 이벤트에 응모를 하게 되고, 다음날 자신이 당첨되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이건 하늘의 계시라고 생각한 가브리엘라는 당장 뉴질랜드로 날아가 자신 소유의 호텔을 확인하는데 아뿔싸!!! 인터넷 사진과는 너무나도 다른 허물어져가는 폐건물만 덩그러니 있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그렇다고 좌절할 수만은 없다. 직접 호텔 리모델링에 나선 가브리엘라. 그런데 자꾸만 제이크(애덤 데모스)라는 낯선 남자와 자꾸만 엮이게 된다.

우리가 여행을 가는 이유는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공간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그 새로운 경험 안에는 새로운 사랑도 포함되어 있다. [폴링 인 러브]는 그러한 낯선 공간에서의 새로운 사랑이라는 설정을 100% 만족시켜 주는 영화이다. 영화는 초반 대도시 샌프란시스코에서 가브리엘라의 팍팍한 일상을 보여 준 후, 뉴질랜드의 한적한 시골에 간 가브리엘라를 잡아낸다. 솔직히 뉴질랜드 시골에서의 일상은 어찌 보면 오지랖 넓은 이웃과 할 일이라고는 별로 없는 지루한 일상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대도시에서의 팍팍한 일상과 비교를 하니 여유롭고 살가운 일상으로 탈바꿈된다.

가브리엘라와 제이크의 사랑도 조금은 전형적이다. 사실 두 사람의 만남은 처음부터 어긋나고 이후 티격태격하지만, 솔직히 왜 가브리엘라가 제이크를 그렇게 경계하고 밀어내려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저 로맨틱 코미디에서 두 주인공이 처음부터 호감을 갖고 사랑을 시작하면 영화의 재미가 반감되기 때문일 것이라는 로맨틱 코미디의 법칙에 따른 억지 설정이 아닐까?라는 예상을 할 뿐이다.

[퍼펙트 데이트]처럼 [폴링 인 러브]도 걸작 로맨틱 코미디는 아니지만 뉴질랜드의 한적한 풍경과 정감 어린 조연 캐릭터들이 어우러진 볼만한 로맨틱 코미디였다. 호텔은 리모델링한 후 비싸게 팔겠다는 가브리엘라의 계획이 영화 막판 뒤집어지는 장면에서는 '과연 나라면 그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기도 했지만 확실한 것은 저런 곳에서 딱 한 달만 아무 걱정 없이 놀고먹으며 살다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가브리엘라는 실직을 당했음에도 그동안 모아놓은 돈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사랑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나처럼 통장이 텅 빈 소시민은 그냥 영화를 보며 간접 체험을 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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