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부 미시시피 강. 존은 여객선에서 위스키를 만병통치약으로 속여 파는 장사꾼이다. 어느 날 친구들과 합심하여 폐어선을 복구하여 선장이 되지만, 조카인 듀크가 플리티 벨을 구하려다가 살인을 저지르면서 일이 꼬인다. 존은 조카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다가 본의 아니게 보트 경주에 참여한다. <닥터 불>(1933), <저지 프리스트>(1934)에 이어 존 포드가 만든 ‘윌 로저스 삼부작’ 중 마지막 작품이다. 로저스는 소시민들의 애환을 담아내는 캐릭터를 연기한다. 전반부는 비극적인 이야기지만, 포드 특유의 유머러스한 상황설정과 윌 로저스의 순발력이 어우러진 후반부는 밝은 이야기로 이어진다.”

참고 : https://www.kmdb.or.kr/story/6/22

참고 : https://namu.wiki/w/%EA%B5%BD%EC%9D%B4%EB%8F%84%EB%8A%94%20%EC%A6%9D%EA%B8%B0%EC%84%A0

존 포드의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경우가 있어서 보긴 했지만, 과연 이게 그럴만한지는 고갤 갸웃거리게 만든다. 존 포드의 열렬한 추종자들은 다른 생각이겠지만.

“존 포드 30년대 유성영화를 장식하는 윌 로저스가 주연을 맡았다. 윌 로저스가 1935년 비행기 사고로 사망했으니 해당 배우로는 사실상의 유작이나 다름없는 작품”이라는 점 때문에 조금은 관심이 가지만 좋게 봐도 평작일 것 같다.

“럼주를 만병통치약으로 속여 파는 닥터 존이 조카를 구하기 위해 증기선 경주에서 승리하는 줄거리지만 실제로 영화를 보면 플롯이 깔끔하게 정리가 안 될 정도로 잡탕밥”으로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심심한 기분으로 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좀 더 내용을 줄였다면 어땠을까?

그나마 “후반 20여 분의 선박 경주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일 것이고 그것 때문에 간신히 어떻게 끝나는지 보게 만든다. “하스미 시게히코도 최고의 액션 영화 순위에 넣었을 만큼 역동적이”라고 하지만 너무 과한 칭찬처럼 느껴진다. 그 당시에는 그렇게 볼 수 있겠지만 지금 봐서는 밋밋하기만 하다. 존 포드가 나중에 내놓는 걸작들을 생각한다면 “허술하고 독창성이 두드러져 보이지 않는다.” 좋게 봐도 “차라리 탐색기”라 말하는 게 맞을 것 같고.

“굽이도는 증기선은 이 탐색기의 의심할 수 없는 최고작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존 포드의 거의 모든 것이 여기 있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이다. 처음엔 자신을 한 사건의 서사로 제시하지만 사건이 거의 잊혀질만큼 그것의 장악력이 느슨해지면서, 그 틈새들 사이로 유머와 헛소동, 잉여의 몸짓과 표정들, 그러니까 삶의 조각들과 세계의 조각들이 제멋대로 빛을 내며 활동하기 시작한다. 포드는 이 조각들의 난장을 플롯의 기예로 정리할 생각이 없다. 대신 하나의 결정적 활동 안에 그들을 밀어 넣는다. 미시시피 강에서 증기선 경주가 벌어지는 마지막 20여 분의 시퀀스는 그 조각들이 불타오르며 벌어지는, 영화사가 기억해야 할 황홀한 축제이다.” 존 포드의 추종자들은 저리 말해도 1시간 20분 중 마지막 20분만 볼만한 영화라면 그걸 최고작으로 꼽는 건 지나친 옹호일 것 같다. 실패작이지만 재능은 있어 보인다는 말이 더 적절한 평가일 것이다.

“의지와 우연, 미덕과 악덕들이 모두 하나의 불꽃으로 타오르자 비로소 간발의 차이로 행복한 목적지에 이른다. 이 대책 없는 서사의 낙천성은 세계관의 낙천성과 무관”한 것이 아닌 그 당시의 세계관과 무척 일치하고 있다고 본다. 어째서? 헛소리겠지만 이 영화의 배경이 미시시피라는 것에 주목하고 싶기 때문이다. 마크 트웨인이 수없이 다뤘던 바로 그곳이기 때문이다.

존 포드와 모뉴먼트 밸리가 각별하다면, 미시시피는 마크 트웨인을 떼어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영화는 마크 트웨인의 밝고 낙관적인 세계관을 느끼게 한다. 엉터리고 엉망진창의 이야기에 영화지만 그 당시의 미시시피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나쁘진 않았다고 말하게 된다.

마크 트웨인의 ‘미시시피 강의 추억’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정돈되지 않고 어수선하기만 한 그곳의 삶과 이 영화가 꽤 일치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살인이 있고

증인이 있지만

정당방위를 재판에서 증명하지 못해 사형 선고를 받고

그걸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뜻하지 않게 내기를 하고 경주를 한다.

그리고 증기선이 등장한다.

증기선의 매력은 마크 트웨인의 소설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모르진 않을 것이니, 아마도 이 영화는 마크 트웨인 소설을 읽어본 사람 정도나 나름대로 재미를 찾게 될 것 같다.

“여기엔 멀쩡한 사람이 없”고, “엉터리 예언자들”에 “귀찮다는 듯 감옥 열쇠를 던져주는 보안관”에 “사형집행을 앞두고도 증기선 경주에 더 관심이 많은 주지사”에 다들 “항상 취해있”기만 하다. “인물도 서사도 주어진 그 순간이 전부인 것처럼 현재에 몰두하”고 있고 그게 미시시피의 삶이었으니 이보다 더 그 시절을 잘 보여주고 있는 영화도 없다고 말해도 틀리진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