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 종족주의』의 거짓 정체를 고발합니다
enterskorea 2020.04.08 09:54:22
『반일 종족주의』의 거짓 정체를 고발합니다
2019년 『반일 종족주의』라는 기이한 제목의 책이 우리나라에서 출간되었고, 뒤이어 일본에서도 출간되었다. 그 책의 저자들은 한국인의 반일적인 ‘상식’이나 ‘정서’가 근거 없는 거짓말이라고 하면서 일본에 대한 ‘노예근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한국인의 거짓말 문화는 국제적으로 널리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는 『반일 종족주의』를 집필한 저자들의 대표 이영훈 낙성대경제연구소 이사장이 그 책의 프롤로그에 쓴 글의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이영훈은 한국의 역사학이나 사회학이 거짓말의 온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한 증언들을 다음과 같이 비판한다.
거짓말의 행진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이르러 절정에 달했습니다. 헌병과 경찰이 길거리의 처녀를 납치하거나 빨래터의 아낙네를 연행하여 위안소로 끌어갔다는 통념은 단 한 건의 사례도 확인되지 않는 새빨간 거짓말이었습니다.
이영훈은 2018년 10월 말 확정된 강제징용 한국인 피해자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승소 판결 역시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일본 우파의 주장보다 훨씬 더 편협하다. 일본 우파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서 다 끝난 것을 뒤집은 이상한 판결이라고 했을 뿐, 거짓 판결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아베 정권 또한 한국 법원의 판결은 존중하지만 1965년에 모두 끝난 일이므로 한국 정부가 책임을 지고 해결해달라고 주장한 것이지, 거짓 판결이라고까지는 주장하지 않았다.
특히 이영훈이 글에는 큰 결함과 왜곡과 은폐 등이 다수 발견되었다. 진실을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사실 100가지 중에서 그가 인용하거나 차용하는 비율은 20~30가지에 불과하며, 나머지 절대다수의 진실은 은폐하거나 왜곡하는 수법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도 이영훈은 원고 4명 중 2명의 이야기 일부만을 소개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일본제철은 월급의 대부분을 강제저축하고 기숙사 사감에게 통장과 도장을 보관케 했는데, 그 사감이 끝내 돈을 돌려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것이 원고가 입었다고 주장하는 피해의 기본 내용입니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재상고심 판결 선고를 위한 대법원 현장 / 출처 :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810301700796269?did=NA&dtype=&dtypecode=&prnewsid=)
이영훈의 판결에 대한 이해는 원고들이 ‘미수금이나 미불금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 그들이 주장하는 피해’라는 데 있다. 그리고 재판 과정에서 기숙사 사감을 조사하지도 않았고, 거짓말일 가능성이 있는 원고들의 말을 검증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재판이 무효라고 주장한다.
다음은 한국 대법원의 이 사건에 대한 확정판결문의 주요 부분이다.
우선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되는 원고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은, 일본 정부의 한반도에 대한 불법적인 식민지배 및 침략 전쟁의 수행과 직결된 일본 기업의 반인도적인 불법 행위를 전제로 하는 강제 동원 피해자의 일본 기업에 대한 위자료 청구권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두어야 한다.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미지급 임금이나 보상금을 청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위와 같은 위자료를 청구하고 있는 것이다.
위 판결문에서 알 수 있듯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전범 기업 일본제철을 상대로 미지급금이나 보상금을 청구한 것이 아니라 불법 행위에 대한 위자료(배상금)을 청구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영훈은 그와 같은 사실을 왜곡해 이 재판의 본질을 미지급, 미수금 임금 문제로 바꾸어 놓았다. 따라서 이 사건에 대한 전후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이 이영훈의 말을 들으면 믿게 될 가능성이 있다. 어쩌면 그런 의도를 갖고 쓴 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영화 ‘엑소시스트’에서 악마와 사투를 벌인 신부가 남긴 “악마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면 안 된다. 악마는 거짓말에 교묘히 진실을 섞는다”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현대의 ‘악마’는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하는 ‘말’ 속에 존재한다. 따라서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말이 ‘악마’의 속삭임인지를 분별할 수 있는 스스로의 안목과 지혜를 키워야 한다.
한국의 정신문화를 ‘반일 종족주의’라고 폄하하는 이영훈의 논리는 일본 극우세력에게 면죄부를 주는 ‘이적행위’와도 같다. 따라서 필자는 책 『반일 종족주의』를 통해 주장하는 한국인들의 ‘상식’이나 ‘정서’ 중 현재 한일 양국이 외교적 갈등을 빚고 있는 문제들, 즉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강제징용 문제, 독도 문제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그들의 주장을 분석해 오류를 지적하고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거짓에 사실을 섞어 사람을 속이고 나라를 파멸로 몰아가려는 악마가 있다면 그 본질이 무엇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