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하고 차별화된 책쓰기, 어떻게 가능할까?
enterskorea 2020.03.23 11:09:01
참신하고 차별화된 책쓰기, 어떻게 가능할까?
책쓰기를 할 때, 참신한 콘셉트를 찾고 싶어 하는 건 누구나 갖는 바람이다. 이를 위해 편집자들은 책을 보고 인터넷을 뒤져보고 신문이나 뉴스, 화제가 되는 TV 프로그램, 영화 등을 열심히 본다.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어떤 콘텐츠가 만들어져 유행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건 콘텐츠를 다루는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 꼭 필요한 습관이다.
그런데 바깥세상을 보는 것만큼 중요한 습관이 있다. 바로 나 자신을 살펴보는 것이다. 많은 예비 저자들이 참신하고 차별화된 콘셉트를 바깥에서 찾아 헤매지만, 사실 답은 저자 자신의 내면에 들어 있다.
1. ‘매일 소소한 나의 행동과 마음가짐’을 돌아보기
CEO를 위한 경영서를 생각했다면, 내가 평소에 어떤 일을 겪었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생각해 보자. 사원으로서 회사의 인사 관리를 보며 답답함을 느꼈던 일, 팀장으로 일하면서 회사의 경영에 대해 아쉬웠던 점, 내가 사장이라면 이렇게 할 텐데, 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적어 보는 거다.
참신하고 차별화된 콘셉트를 찾겠다고 아주 거창하게 접근하지 않아도 된다. 사람들의 모든 문제를 일순간에 해결하겠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생활 속에서 불편해하는 것, 답답해하는 것, 소소한 고민거리에서 주제를 찾자. 그것이 다른 사람들도 겪고 있는 보편적인 문제라면 잘 발견한 것이다.
인류 역사를 구하고자 하는 거창한 주제도 좋지만, 내 마음을 정확하게 건드리는 주제가 마음에 와 닿는다. 독자들은 저자에게서 자신과 여러모로 닮은꼴을 발견하면 관심이 생기면서 그가 이야기하는 콘텐츠에 빠져들게 된다.
2. ‘이 책은 사람들이 기꺼이 돈을 주고 살 만한 가치가 있는가?’ 자문하기
저자는 상품 기획자이자 콘텐츠 개발자이다. 책을 기획하고 집필할 때 ‘이 책은 사람들이 기꺼이 돈을 주고 살 만한 가치가 있는가?’를 끊임없이 자문해야 한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차별성을 고민해야지, 책을 다 만든 후에 마케팅/영업적 기법을 가미한다고 해서 책이 잘 팔리는 건 아니다. 이 질문에 ‘YES'란 답을 하기 위해서는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들이 나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야 한다.
세상에 전문가는 숱하게 많다. 그들 중에서 하필 ‘나’에게 찾아오게 할 방법이 필요하다. 저자라면 “내가 하는 이야기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내면을 깊게 탐구하여 그 주제와 관련된 경험과 성찰을 발견함으로써 차별성을 만들 수 있다. 책을 쓰는 저자들은 모두 지식 콘텐츠를 취급하는 소매업자 혹은 1인 기업가이다. 소매업 혹은 1인 기업가로서 시장의 기존 상품들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해 제값을 받을 궁리를 해야 한다.
3. ‘내 책을 누가 읽어 주면 좋겠는지’ 생각하기
책을 기획하면서 독자층을 넓고 방대하게 생각하는 건 좋다. 출판사 입장에서 시장이 넓은 게 좋지, 좁으면 판매가 어렵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100만 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를 살펴보면 그야말로 전 국민이 다 읽을 수 있는 책들이다. <언어의 온도>, <82년생 김지영>,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등이 그렇다. 하지만 이런 책들이 애초부터 핵심 타깃을 전 국민이라고 잡은 건 아니다. 핵심 타깃이 가장 먼저 이 책에 열광하고, 그들을 통해 2차 혹은 3차 독자들로 확산되면서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이다.
에세이 독자 설정 예시)
핵심 타깃 :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30대 이상 여성
2차 독자 :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는 40대 이상 남녀
그래서 막연하게 ‘모두에게 다 필요하다’라는 식의 설정은 좋지 않다. 뚜렷한 핵심 타깃이 없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책 주제를 발상하면서 내 책을 누가 읽어 주면 좋겠는지를 함께 생각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 원칙적으로 범위를 넓게 잡되, 섬세하게 독자의 특징을 포현해 보기 바란다.
1911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벨기에 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아동 희곡 <파랑새>를 보면 틸틸과 미틸이 행복의 상징인 파랑새를 찾기 위해 여러 모험을 겪지만 결국 집안의 새장 안에서 파랑새를 찾는다. 훌륭한 콘셉트를 찾는 일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제 책은 다른 책들과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체념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반드시 내면 탐구를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찾았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