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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허인무

주연 : 나문희, 김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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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세 할머니와 12세 손녀의 특별한 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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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세, 혼자서도 잘 살아왔던 억척 할매 말순(나문희)에게 어느 날 뜻밖의 손님이 찾아온다. 갓난 동생 진주를 업고 의문의 보따리를 품에 안고 말순을 찾아온 12세 공주(김수안). 의문의 보따리에는 젊인 시절 가수가 되겠다고 집을 나간 말순의 딸의 유골이 들어있었다. 공주와 진주는 말순의 손녀였던 것이다.

그날 이후 말순과 공주, 진주의 특별한 동거가 시작된다. 말순은 손수 자수를 넣은 손수건을 거리에서 팔며 생계를 유지하고, 말순과 공주는 진주의 기저귀와 분유를 얻기 위해 동네 마트 사은품을 몰래 훔치기도 하는 등 가난하지만 그래도 서로를 보듬어주는 행복한 나날이 계속된다. 하지만 진주는 난치병에 걸려 큰 병원에서의 체계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말순의 치매 증상은 나날이 심해진다. 이제 공주는 진주, 말순과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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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너무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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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감쪽같은 그녀]를 보기 전에 영화의 대략적인 줄거리를 읽고 이 영화에 대해서 대충 예상을 했는데 영화는 딱 내가 예상했던 대로 흘러 간다. 단지 말순과 공주가 서로 티격태격하면서 가족의 정을 쌓아갈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그런 장면은 안 나오더라.

그 대신 공주의 학교생활을 소소한 재미를 준다. 공주에게 호감을 보이는 우람(임한빈)과 공주에게 라이벌 의식을 느끼며 사사건건 공주와 부딪히는 황숙(강보경) 등 아역 배우들의 깜찍한 연기가 영화의 재미를 더해준다. 물론 공주의 학교생활이 영화의 스토리 전개와 따로 논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그래도 아역 배우들의 귀여운 연기만으로 그러한 단점들은 충분히 상쇄시키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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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문희와 김수안의 연기는 정말 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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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쪽같은 그녀]가 뻔한 영화이지만 그래도 1시간 44분 동안 영화적 재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감초 같은 귀여운 아역 배우들의 연기와 더불어 주연을 맡은 나문희, 김수안의 발군의 연기도 한몫을 한다. 특히 나문희의 연기력은 워낙에 정평이 나있지만 이 영화에서 멀쩡하다가 순식간에 정신줄을 놓는 치매 연기는 정말 대단했다. 어떻게 눈빛이 그렇게 단 한순간에 흐릿해지는지...

김수안의 연기는 다른 아역 배우들의 귀여운 연기와는 차원이 달랐다. 12세의 어린 나이이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애늙이의 노련함, 그리고면서 어린 소녀다운 당돌함을 동시에 표현해냈다. 영화 후반에는 치매에 걸린 말순 앞에서 눈물을 터트리며 내 눈물샘도 제대로 자극했다. 어린 배우가 참 연기를 잘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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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데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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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감쪽같은 그녀]를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면 뻔한 최루성 가족 드라마일 뿐이다. 72세 할머니와 12세 소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한 영화이다. 그 속내가 너무 뻔히 보여서 오히려 안타까울 지경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너무 뻔해.'라며 시큰둥한 표정으로 영화를 보고 있던 내 볼에 한 줄기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더라는 것이다. 분명 모든 것이 예상되었고, 그래서 내 감정선을 전혀 건드리지 못했는데, 내 마음과는 달리 내 눈에서는 내 의지와 상관없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어쩌면 그것이 이 영화의 힘일지도 모르겠다. 어찌 되었건 최루성 드라마에서 눈물을 흘리게 하는데 성공은 했으니 최소한 장르적 성공은 거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