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에세이/에세이추천] 계절에따라산다.
에뜨와르 2020.02.10 14:04:34
계절에 따라 산다.
저자 모리시타 노리코
역자 이유라
티라미수 더북
2019.12.27
평점 : ★★★★☆
<저자 소개 - 모리시타 노리코>
<목차>
차와 함께라면 사계절이 매일매일 좋은 날
저자의 책 <매일매일 좋은날>을 읽었다. 그래서 그녀의책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알수 있었기에 이 책을 접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2018년에 영화 <일일시호일>이 <매일매일 좋은 날>의 영화라고 하여 접하게 되었는데~
<일일시호일> 같은 분위기의 영화나 드라마 책등을 좋아한다. 차분해지고 따스해지는 느낌이 드는 것을 좋아한달까~
그녀의 작품이기에 이 <계절에 따라 산다>도 차 이야기를 할것이라 예상도 했고 어떤 분위기인지 알수 있었다.
아이방학도 들어가서 신경이 곤두서있달까~ 아이공부도 봐주어야하고 삼시세끼챙겨야하고...
학교가 석면공사로 인해 폐쇄다보니 방과후같은것도 없이오로히 저녁에 태권도 하나다.
그래서 아이와 함꼐 시간을 온전히 보내는 것은 좋으나 하루이틀이지 정말 힘든 방학이 될것 같다는 각오를 하고 보내자니 힘이 너무 들어갔는지 힐링이 필요했다.
따스함이 필요했고 편안함이 필요했다. 안정감을 느낄수 있는 그런거?
그래서 이책을 적기에 잘 만나 읽게된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일일시호일>도 리뷰를 써야 하는뎅~~~~ 조만간!
이책은 차를 배운지 40여년이 된 저자가 일상속에서 계절감을 느끼면서 나아가는 이야기를 담는다.
목차에서도 겨울,봄, 여름, 가을, 겨울 이렇게 계절로 분류가 되어 있고...
소한, 대한, 입춘, 우수 경칩 등 거의 달마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계절과 일체감을 느끼는 그녀의 감성. 다도를 하면서 공기, 계절의 변화, 기온과 습도의 변화, 바람의 변화등 미묘한 계절의 변화를 그녀만의 세밀한 묘사로 조용한 공간에서 책을 읽자면 그 부분이 느껴지는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음악도 없이 조용한 방안에서 홀로 차 대신에 커피한잔 내려서 마시면서 보고있자면 그리 느껴진다.
이만큼 배우셨으면 다도 선생님의 말씀처럼 다도를 가르칠법도 한데.. 글을 쓰는 일을 주 업으로 해서인지 앞으로도 다도선생으로서의 길은 없는것 같았다.
다완에 살짝 입술을 대고, 진하디진한 차를 맛본다.
짙은 향기가 물씬 풍기고 혀끝에 남은 과자의 단맛과 함께 쌉싸름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농후한 풍미...
진한 차는 다 마시고 난 뒤에도 타액이 달다.
데마에를 끝낸 선생님은 평온한 얼굴을 하고 계셨다.
-p30
이렇게 다도를 하기전에 다도준비를 하는 과정을 보고 있자면 차분해진다. 차를 탈수있는 준비를 하는 과정이 경건한 느낌이랄까..
막 흥분하면서 준비하지는 않을것이기때문인지 왠지 차분해지는 느낌이 들어 좋다.
사실 일본영화나 드라마를 자주 접하기 때문에 다도하는 모습들을 많이 보아서인지 저자의세밀한 묘사가 영상으로머리에 스치운다.
그래서 더욱 감정몰입이 되는건지도 모르겠다. ^^
사실 생소한 용어들이 정말 많다. 다도자체도 모르지만 다도만의 용어들이 너무 많기에.. 곁들이는 과자, 차의 종류, 준비하는데 필요한 기구들이나 기타 설명속에서 생소한 용어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중에 몇은 이렇게 책 페이지 하단에 소개도 해준다.
이마저도 없다면 멍~하니 글이려니~ 하고 읽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설명조차 부족해서 모르는 용어를 그냥 넘기면서 가지만 간혹 이렇게삽화로도 소개되어서 이해하기 좀더 쉬워지는 부분도 있다.
"마지막 과자가 정중앙에 남아 있도록 다른 걸 집으렴. 제일 가운데가 남아 있으면 마지막 손님에게 과자가 돌아갔을 때 '남은 것'을 먹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잖니?"
듣고 보니 그릇 한구석에 외따로이 놓여있는 만주는, 아무리 봐도 '남은 물건' 이다. 하지만 똑같은 마지막 하나라도 정중앙에 있으면 그릇까지도 다 마지막 사람을 위해 준비된 것처럼 보인다. 고작 만주 하나인데도 놓인 위치에 따라서 의미까지 달라지는 것이다.
-p66
이부분이 정말인상적이었다. 이런 부분까지 챙기지못했는데 .... 하는 거랄까?
이런게 바로 배려구나..싶기도 하고 앞으로 써먹을수 있는 기회가 되면 이렇게 해야지~ 라는 생각?
또하나 책속에서 인상깊은 것은 다도선생님께서 자주 바꿔걸으시는 '족자'의 글귀들이랄까.
보면 하나같이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의미있는 글귀들이 많다. 두어번씩 입에서 되뇌게되더라.
바깥은 아직 밝다. ... 하지만 실내는 벌써 그늘이지기 시작했다.
"선생님, 불을 켤까요?"
유키놌가 자리에서 일어서는데 선생님이 만류했다.
"이대로 있자. 모처럼 어스름 녘이니까."
'어스름 녘' 이란 날이 저물거나 동이 트기 전 저편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을만큼 어둑어둑한 시간을 뜻한다.
감미로운 시간이었다. 모두의 윤곽이 부옇게 흐릿해져 녹아들어 잇었다. 수업에 집중한 다음이라 그럴까, 어쩐지 마음의 거리가 가까워진 기분이 들었다.
-p84
열심히 해야만 한다고 자신을 계속 다그치며 탓하는 건 그만두자...
지칠 때는 계절 안에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어딘가로 떠나지 않더라도 이 나라에서는 계절이 돌고 돈다.
십 대 소녀였을 때, 나에게 계절이란 배경으로 흐르는 단순한 '풍경'에 지나지 않았다. 계절의 순환 같은건 내 인생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가능하다면 일 년 내내 일정하게 쾌적한 온도 속에서 살고 싶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느끼게 되었다....
우리는 계절을 앞질러 나아갈수도, 같은 계절에 계속 머무를 수도 없다. 언제나 계절과 함께 변화하며, 한순간의 빛이나 나무 사이로 부는 바람에 마음을 가다듬고, 쏟아지는 빗소리에 몸을 맡기며 자신을 치유하기도 한다.
-p132
우리가 배우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길을 나아가는 법이다.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 때에도 시간을 들여서 몸으로 익힌 것은 언제나 내 안에 있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처음 한 데마에는 마치 긴 언덕길을 오르다가 갑자기 전망좋은 고지대로 나온 것처럼 상쾌한 느낌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하늘이 너무나도 푸르러서 놀랐다.
늦더위는 여전하지만 하늘은 이미 완연한 가을이 되어 솜사탕을 뜯어놓은 듯한 새털구름이 떠 있었다.
작업실 베란다에서 해가 저물어가는 후지산의 실루엣이 또렷이 보였다.
-P162
마지막 저자의 말에서 영화<일일시호일>의 개봉에 맞추어 이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오십대 즈음에 몇 년 동안 적어온 노트가 이 책의 토대가 된것이다.
이 책은 다도 수업의 기록인 동시에계절의 순환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읽다 보면 매년 그 계절마다 일언일구,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 똑같은 감정을 다룬 내용이 곳곳에 적혀 있어서, 새삼스럽게 계절은 사람의 마음과 하나라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그렇다 하더라도 인생에는 여러 가지 고민이 있는 법이다. 이 노트를 적어나갔던 오십 대의 나에게는 일에 대한 고민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실감이 난다. 인생의 반을 지나 깊은 숲속을 헤매던 시기였다. 그럴때마다 일주일에 한번 있는 다도 수업이 얼마나 내 마음을 지지하고 구원해 주었는지... 나에게 있어서 '글쓰기'와 '다도'는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 자동차의 두 바퀴 같은관계였다. 그리고 앞으로도 틀림없이 이 두 바퀴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P229
마지막은 일러스트 상세내용에 대한 소개가 되어있다.
<일일시호일>을 보고 <매일매일 좋은 날>을 읽고 저자의 생을 어느정도 엿본후라 그런지 느낌이 고스란히 들어와서 몰입이 쉬웠던 책이었다.
원래 에세이가 읽기 어려운 책들이 아니기에 이 책도 아무런 지식이 없다하더라도 저자의 필력의 매력이 차분하고 온화하며 따스한 느낌을 주는 것은 많은 이들이 공감할수 있을것 같았다.
따스한 느낌의 책. 왠지 그러려고한것은 아닌데.. <일일시호일>같은 분위기의 영화를좋아하기에 이 영화를 발견하고는 아무런 사전지식없이 이 영화를 제일처음 접하게 되었고 그 다음에 이 영화가 원작이 있다고 했기에 원작을 접하게 되었다.
그러고 한달도 되지 않은 시기에 같은 저자의 새로운 최신작인 <계절에 따라 산다> 이책을 만나게된것이다.
인연같은 기분이 들어서 설레는 기분으로 읽게되었다.
굳이 재미를 따지자면 재미쪽과는 거리가 멀다~하지만 차분해지고 따스한 기분을 느끼고 싶다고 한다면 이 책을 살짝 추천해본다.
< 네이버 영상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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