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삶, 그리고 돈! 왜 머라밸인가?

한때 워라밸(Work Life Balance)이 우리 사회를 풍미했고, 지금도 그 여진은 만만치 않게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일과 삶의 규형 그 자체만으로 행복에 대한 기대치를 원하는 만큼 충족시켜나갈 수 있을까? 문제는 돈이다. 사람마다 제각기 다르겠지만, 어떤 행복을 좇든 거기에 합당하고 적정한 수준의 경제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워라밸은 공허한 희망사항에 그칠 공산이 크다.

인생은 길다.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청춘도, 여우같은 아내와 토끼 같은 자식들을 건사해야 하는 중년도, 황혼기의 노·장년도 돈과 삶의 균형을 뇌리에서 놓아버리면 곤란하다. 즉, 삶과 돈의 균형을 맞추는 머라밸(Money Life Balance)을 평생 의식하며 살아야 행복다운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 모두 부자가 되자고 말하는 게 아니다. 주어진 여건에서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되 돈이란 균형추를 개입시켜 그 삶을 안정적으로 행복하게 이끌어가는 지혜를 논하고자 하는 것이다. 여러분에게 청춘에서 황혼의 노년까지 인생 전반에 걸쳐 효율적으로 머라밸을 실천하는 방법을 전하며, ‘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으면서 최대 만족의 행복을 누리는’ 인생을 설계해주고 싶다. 자, 머라밸의 여행을 떠나보자.

우리나라는 197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30여 년간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룩했지만, 그에 따른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소득 불균형, 낮은 취업률, 빨라진 은퇴, 늘어난 평균수명, 만성적인 저금리 구조로 미래는 불투명해져가고 있다. 취업과 결혼, 육아와 출산, 주택 마련과 자녀교육, 은퇴와 노후 생활, 그리고 건강까지 우리 각자에게 안겨지는 부담은 날로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다. ‘호모 헌드레드’ 시대의 긴 세월을 살아가면서 이렇게 통과의례처럼 꼭 거쳐야 하는 라이프사이클의 매순간마다 기본적인 비용이 필요하다. 아무리 행복이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하지만, 우리가 돈에 집착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나는 여기서 강조하고 싶다. ‘돈이 인생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지만, 인생의 목적을 이룰 수단으로써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다면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은 돈을 어떻게 모아야 할까?

저금리 시대의 가장 슬픈 현실은 돈이 쉽게 불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금리 시대에 돈을 불리는 게 얼마나 힘든지 72의 법칙이라고 불리는 복리의 법칙을 자신의 자산 현황에 맞춰보면 된다.

1997년과 2020년의 금리 변동 추이를 72의 법칙에 넣어보면 아주 재미있는 결과가 나온다. 만약 종자돈으로 1억 원을 모은 부부가 있었다고 가정하면, 1997년에는 은행에 1억 원을 넣어놓고 5.5년만 지나면 2억 원으로 불릴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1억 원을 통장에 넣어놓으면 36년이 지나야 2억 원이 된다. 40세에 1억 원을 모았다면 76세가 되어서야 2억 원을 만져볼 수 있다. 실로 엄청난 차이다.

저금리 시대에는 자산을 불리기가 좀처럼 쉽지 않은 현실을 깊이 인식하며 살아야 한다. 결국 재테크의 눈높이를 낮출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우리 세대가 재테크를 못 해서, 혹은 부모님 세대가 재테크를 잘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다. 금융 환경의 변화와 함께 자산의 증식 속도가 몰라보게 달라져 버린 탓이다. 현실을 냉철하게 받아들이며 돈을 대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이제 우리 시대에 적절하게 재테크를 정의하고 구체적인 전략을 새롭게 세워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자, 그렇다면 자신이 번 돈을 바탕으로 한푼 두푼 알뜰히 늘려가며 안정적인 중·장년을 거쳐 은퇴 이후의 삶까지 준비하는 방법은 없을까? 저금리 시대에 머라밸을 꿈꾸는 당신을 위한 방법, 이제부터 하나씩 알아보자!(2편으로 이어집니다.)

머라밸 <박용제> 저

영림카디널, 2020년01월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