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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 스카이워커 가문의 파란만장했던 비극을 회상하다.
13  쭈니 2020.01.13 12:55:41
조회 54 댓글 0 신고

감독 : J.J. 에이브럼스

주연 : 데이지 리들리, 아담 드라이버, 존 보예가, 오스카 아이삭

'스카이워커 사가'의 길고도 길었던 대장정을 마무리하며...

비록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우리 가족의 2020년 두 번째 영화는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로 결정되었다. 이를 위해 전날 밤늦게까지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와 [스타워즈 : 라스트 제다이]를 다시 봤으니, 이 정도면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자부한다. 그에 대한 보상일까? 예상하지 못했던 메가박스 오리지널 티켓까지 손에 넣었으니 확실히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우리 가족에게 소중한 추억을 안겨주었다. (영화 개봉일인 수요일부터 선착순 배부한 오리지널 티켓이 일요일까지 남아 있다니...)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를 마지막으로 '스타워즈'는 '스카이워커 사가'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고 발표했다. 물론 디즈니가 돈이 되는 '스타워즈'를 이대로 끝낼 리는 없을 것이다. 아마도 새로운 주인공을 내세워 또 다른 전설을 써 내려가려 할 것이다. 그 주인공이 기존 영화에서 잠시라도 얼굴을 내비친 캐릭터인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스타워즈'의 세계관을 이어받은 채 또다시 대장정의 길을 오를 것이다.

어찌 되었건 오늘은 그동안 수고 많았던 스카이워커 가문을 추억해보려 한다. 솔직히 내가 '스타워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프리퀄 3부작의 마지막 영화인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부터였으니 불과 15년 밖에 되지 않지만 '스카이워커 사가'는 1977년 만들어진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에서부터 시작되었음을 감안한다면 그 역사가 무려 43년이나 된다. 이 기나긴 시간 동안 스카이워커 가문은 어떤 일을 겪었던 것일까?

1대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비극

스카이워커 가문의 시작은 아나킨 스카이워커에게서 비롯된다. 무역항로를 독점하려는 무역 연합이 아미달라(나탈리 포트만) 여왕이 통치하는 나부 행성을 공격하자 평화의 수호자 제다이가 파견된다. 위험에 빠진 아미달라 여왕을 구해 공화국으로 향하던 제다이 마스터 콰이곤 진(리암 니슨)과 그의 제자 오비완 케노비(이완 맥그리거)는 무역 연합의 공격으로 타투인 행성으로 피신하는데, 그곳에서 노예 소년 아나킨(제이크 로이드)를 만난다. 어린 나이에 비범한 포스를 지닌 아나킨에 주목한 콰이곤은 그러나 그의 포스가 어둠에 매몰될 수 있음을 감지하지만 오비완은 아나킨을 제자로 받아들이고 그가 진정한 제다이가 되도록 이끈다.

어쩌면 아나킨에게 어두운 내면을 발견한 콰이곤이 옳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비완은 믿었다. 포스를 통해 아나킨을 빛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을... 하지만 아나킨(헤이든 크리스텐슨)은 아미딜라 여왕과 금지된 사랑에 빠지고, 노예인 어머니가 타투인 행성에서 죽음을 맞이하자 결국 어두운 내면을 드러낸다. 노예라는 신분 때문에 핍박받았던 어린 시절에 대한 트라우마는 어머니의 죽음으로 폭발되었고, 여왕이라는 고귀한 신분을 지닌 아미달라와의 금지된 사랑은 힘을 갈망하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그의 어두운 내면을 파고든 것이 공화국의 수상이자 제국의 야욕을 감추고 있던 펠퍼틴(이언 맥디어미드)이다.

내가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에서부터 '스타워즈'의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아미달라의 사랑을 원했고, 그로 인하여 무소불위의 힘을 갈망했지만, 결국 그 힘 때문에 사랑하는 아미달라를 잃어야만 했던 아나킨의 거대한 비극이 서사시처럼 그려졌기 때문이다. 아나킨은 자신의 되돌릴 수 없는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르기 위해 다스베이더라는 가면을 쓴 악당이 되어 자기 자신을 감추어 버린다. 그렇게 스카이워커 가문의 비극은 시작되었던 것이다.

2대 루크 스카이워커의 운명

'스타워즈' 전설의 시작인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은 아버지인 아나킨과 마찬가지로 타투인 행성에서 보잘것없는 삶을 살아가던 루크 스카이워커(마크 해밀)에서부터 시작된다. 아나킨과 아미달라 여왕 사이에는 쌍둥이가 태어났는데 딸인 레아는 어머니의 고향인 나부 행성에서 공주의 신분으로 자라나고, 아들인 루크는 아버지의 고향인 타투인 행성에서 조용히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은하제국을 건설하여 스스로 황제임을 선포한 펠퍼틴이 다스베이더를 내세워 반란군을 위기에 빠뜨리자 타투인 행성에서 은신하던 오비완 케노비(알렉 기네스)는 이제 루크가 나설 차례임을 직감하게 된다.

루크의 비극은 처음부터 예정된 운명이었다. 그는 아나킨과 마찬가지로 타투인 행성에서 남루한 인생을 살다가 오비완에게 제다이 수업을 받게 되지만 그의 임무는 다스베이더, 즉 아버지를 죽이는 것이다. 아버지를 죽여야 하는 아들의 운명은 그것이 정의라고 해도 씻을 수 없는 비극일 수밖에 없다. 영화사에서 길이 남을 명대사 'I am your father'가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러한 루크의 비극적 운명 때문이다.

루크의 비극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사랑 때문에 어둠의 길을 걸었던 아버지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로 그는 평생 혼자 살았지만 누이인 레아(캐리 피셔)와 절친한 동료인 한 솔로(해리슨 포드) 사이에서 태어난 조카 벤 솔로(아담 드라이버) 때문에 다시 한번 가족을 죽여야 하는 비극적 운명에 빠진다. 하지만 그는 벤을 죽이는데 주저했고, 그의 주저함은 카일로 렌이라는 다스베이더를 잇는 악당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어쩌면 스카이워커 가문에서 가장 괴로웠을 인물은 루크가 아니었을까? 아버지를 죽여야 했고, 조카도 죽여야 했지만 실패함으로써 반란군을 위기에 빠뜨렸던 그는 홀연히 사라짐으로써 운명에 맞선다. 하지만 레이(데이지 리들리)가 은둔한 그를 찾아가며 그는 결국 다시 한번 비극적인 운명과 마주한다.

3대 벤 솔로의 선택 (이후 스포 포함)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에서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레이의 성장담처럼 보인다. 레이는 아나킨, 루크처럼 사막으로 둘러싸인 타투인 행성과 비슷한 자쿠 행성에서 남루한 인생을 살고 있었다. 영화는 처음부터 그녀의 부모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며 뭔가 숨겨진 비밀이 있음을 암시한다. 그렇기에 나는 레이가 스카이워커 가문의 피를 이어받은 인물일 것이라 짐작했다.

이렇게 레이 중심으로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의외로 스카이워커 가문의 피를 물려받은 벤 솔로, 즉 카일로 렌의 이야기는 한편으로 밀려난다. 하지만 카일로 렌은 스카이워커 가문의 전통대로 아버지인 한 솔로를 죽이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리고 [스타워즈 : 라스트 제다이]에서는 레이와 포스가 연결되었음을 암시하며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서 뭔가 커다란 반전을 숨겨 놓는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스노크(앤디 서키스)를 제거함으로써 그가 다스베이더와는 다른 길을 걷게 될 것임을 보여준다.

벤 솔로의 진가는 예고했던 대로 시리즈의 마지막인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서 드러난다. 그는 아나킨이 그러했듯이 어둠에 이끌렸지만 아직 완전히 어둠에 매몰된 것은 아니다. 영화에서 한 솔로를 비롯하여 레아, 그리고 레이까지 벤 솔로를 어둠에서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아담 드라이버는 빛과 어둠 사이에서 갈등하는 벤 솔로의 모습을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스타급 배우가 아닌 연기파 배우를 선택한 것이 신의 한 수) 결국 벤 솔로는 다시 부활한 펠퍼틴 앞에서 선택을 하고 장렬하게 최후를 맞이한다. 한 솔로를 비롯한 레아, 루크 그리고 벤까지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서 죽음을 맞이하며 스카이워커 가문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새로운 스카이워커는 레이?

여기에서 우리는 두 가지 질문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왜 영화의 부제가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번역을 하자면 '스카이워커의 비상'이라는 말인가? 그리고 도대체 레이는 뭔가? 이 질문의 답은 레이의 출생의 비밀에서 드러난다. 레이가 뛰어난 포스를 지니고 있었던 이유는 그의 할아버지가 바로 펠퍼틴이었기 때문이다. 이 반전은 비록 'I am your father'만큼 충격적이지는 않지만 레이에 대한 비밀이 순식간에 풀리는 영리한 설정이다. 결국 1대 비극의 주인공인 펠퍼틴과 아나킨의 망령이 3대인 손녀와 손자인 레이와 벤에게서 끝을 맺은 셈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레이는 아나킨이 살았던 타투인 행성을 찾는다. 그곳에 루크와 레아의 라이트세이버를 묻는다. 그때 지나가던 행인이 누구냐?라고 묻자 레이는 대답한다. 레이 스카이워커라고... 결국 스카이워커 가문은 벤의 죽음으로 대가 끊겼지만 레이가 그 뒤를 잇는 셈이다. 결코 어둠에 매몰되지 않은 강인한 정신력의 그녀가 스카이워커 가문을 물려받음으로써 스카이워커 가문의 파란만장한 운명은 비극을 벗고 비로소 비상한다. (나는 이걸 레이의 신분세탁이라 부른다. ^^)

영화가 끝나고 우리 가족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아내는 영화 중간중간 아예 숙면을 취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들은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가 꽤나 재미있었나 보다. 하긴 나보다도 더 열광적으로 예전 '스타워즈' 시리즈를 챙겨본 것이 아들이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만족스러웠다. 구세대의 퇴장과 신세대의 자연스러운 등극을 이루어낸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에서부터 시작된 이 이야기는 '스타워즈'가 왜 오랜 기간 동안 전설의 자리를 지켜냈는지 설명해줬다. 이제 남은 것은 '스타워즈'의 새로운 전설의 탄생을 기다리는 것뿐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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