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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마이클 베이

주연 : 라이언 레이놀즈, 멜라니 로랑, 아드리아 아르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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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액션 블록버스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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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TV에서 [6 언더그라운드] 예고편을 본 적이 있다. [6 언더그라운드]는 연말 대목을 노리는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이고, 당연히 극장에서 개봉할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6 언더그라운드]는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다. 마이클 베이 감독, 라이언 레이놀즈 주연의 액션 블록버스터가 극장에서 개봉조차 하지 않다니... 혹시 B급 영화인가?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지난 일요일 우리 가족 최애 예능인 <런닝맨>에 라이언 레이놀즈, 멜라니 로랑, 아드리아 아르조나가 출연하여 최고의 예능감을 선보였다. 순간 [6 언더그라운드]에 대한 호감이 확 상승했다. 액션 블록버스터는 무조건 극장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6 언더그라운드]는 극장에서 상영하지 않으니 넷플릭스로라도 볼 수밖에 없었다.

요즘 나는 넷플릭스에 놀라는 중이다. 솔직히 지금까지는 극장에서 상영관 잡기가 어려운 예술 영화들([아이리시맨], [결혼 이야기])이나 소소한 로맨틱 코미디([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크리스마스에 기사가 올까요?], [매직 캘린더 : 크리스마스를 부탁해]) 그리고 미드(<더크 젠틀리의 전체론적 탐정 사무소>, <위쳐>, <에이전트 오브 쉴드>) 등을 보는 용도로만 넷플릭스를 생각했는데, [6 언더그라운드]를 보고 나니 이제 정말 넷플릭스가 극장 대용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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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를 계획한 6명의 '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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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언더그라운드]는 억만장자인 원(라이언 레이놀즈)을 중심으로 모인 여섯 명의 정예요원들이 펼치는 활약담이다. 그들은 이미 사망처리되었기에 '고스트'라고 자기 자신을 호칭하고, 서로의 정체도 모르는 채 그저 원, 투, 쓰리, 포, 파이브, 식스 등의 숫자로 서로를 부른다. 그들의 목표는 세상이 처벌하기를 포기한 극악한 자들에게 합당한 벌을 내리는 것이다. 그들의 이번 임무는 키르키스탄의 독재자 무라트(페이만 모아디)를 몰아내고 그의 동생인 민주주의자 로박(리어 라즈)을 새로운 지도자로 내세우는 것이다. 즉 쿠데타이다.

하지만 한 국가의 지도자를 몰아내는 임무가 쉬울 리가 없다. 임무 도중 드라이버인 식스(데이브 프랭코)가 죽음을 맞이하고, 원은 스나이퍼로 명성을 떨친 새로운 요원 세븐(코리 호킨스)를 영입한다. 세븐은 임무를 위해 서로에게 감정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원의 원칙을 무시하고, 세븐으로 인하여 여섯 명의 '고스트'는 팀원을 넘어 하나의 가족이 되어간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때리고 부순다. 특히 이탈리아 피렌체의 카체이싱 장면에서 마이클 베이 감독의 주특기가 여실 없이 드러난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영화답게 수위도 꽤 세다. 그러면서도 마이클 베이 감독의 출세작인 [나쁜 녀석들]처럼 코믹함도 잊지 않는다. 너무 화려한 액션 장면 때문에 정신이 없긴 하지만 2시간 8분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킬링타임용 영화로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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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리아 아르조나에 입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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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에 [6 언더그라운드]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내가 가장 기대한 배우는 단연 멜라니 로랑이다.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 [나우 유 씨 미 : 마술 사기단]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그녀는 최근 [갤버스턴]에서 놀라운 연출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런닝맨>에서 내 마음을 훔친 것은 멜라니 로랑이 아닌 아드리아 아르조나라는 낯선 배우였다. [퍼시픽 림 : 업라이징]에 출연했다고는 하지만 어떤 캐릭터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하지만 <런닝맨>에 이어 [6 언더그라운드]를 보고 나니 앞으로 아드리나 아르조나의 출연작을 주목해봐야겠다.

[6 언더그라운드]에서 아드리아 아르조나가 연기한 파이브는 의사로 영화 초반 극박한 추격전이 펼쳐지는 차 안에서 총에 맞은 투(멜라니 로랑)의 몸에 박힌 총알을 빼내는 역할을 한다. 홍콩 호텔에서 로박을 구출하는 장면에서는 형광색 원피스에 핑크색 방독면을 쓰고 웃음 가스를 살포하는 여유로운 모습도 선보인다. 아! 빠져든다. 이걸 요즘 말로 입덕이라고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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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 스토리의 짜임새를 기대하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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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6 언더그라운드]의 내용을 꼼꼼하게 따진다면 허술한 부분이 하나둘이 아니다. 그중에서 키르키스탄의 공영방송을 해킹하여 로박이 연설하자 키르키스탄의 국민들이 일제히 들고일어나는 설정은 너무 과했다. 쿠데타가 그렇게 간단하게 일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닐 텐데, 키르키스탄의 독재자 무라트를 무너뜨린다는 원의 너무 원대한 계획이 무리한 설정으로 이어진 셈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이 영화의 감독이 마이클 베이라는 것이다. 그는 언제나 그랬다. 스토리의 짜임새는 헐겁고, 대신 볼거리가 아쉬움을 채워준다. [6 언더그라운드]에서도 액션과 코믹이 범벅이 된 가운데, 영화 후반 거대한 호화 유람선이 자석이 되는 장면 등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볼거리가 가득 채워져 있다.

포(벤 하디)의 파쿠르 액션, 스파이인 투와 암살자인 쓰리(마누엘 가르시아 룰포)의 위험한 로맨스 등 [6 언더그라운드]는 여섯 '고스트'의 개성을 살려 영화의 재미 속에 꼼꼼하게 욱여넣은 영화이다. 난 말이다. 애초에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영화에서는 스토리는 포기한지 오래다. 그런 마음으로 본다면 [6 언더그라운드]는 충분히 2시간 8분 동안 즐길 수 있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