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동>은 극장에 걸린 커다란 광고판을 보고 알았다. 사진이긴 했어도 딱 봤을 때 무엇인가 코믹한 느낌이 들면서 웃을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했다. 거기에 예고편도 얼핏 봤는데 캐릭터들이 꽤 재미있게 느껴졌다. 마동석 같은 경우에는 워낙 강한 캐릭터를 갖고 있지만 의외로 빵빵 터지는 유머도 갖고 있다. 본인이 갖고 있는 캐릭터를 살리는 유머긴 해도 말이다. 이번에는 긴 머리를 휘날리며 중화요리 주방장인 컨셉처럼 보였는데 뭔가 분명히 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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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초반에 특히 그런 장점이 극대화 된다. 택일(박정민)이 오토바이를 중고나라에서 구입했다. 그것도 학원비로 말이다. 엄마가 가라는 학원은 관심없고 오토바이나 운전하며 딱히 미래에 대한 기대도 없다.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될 대로 살자는 느낌이 강했다. 친구인 상필(정해인)도 그다지 뭐 없다. 둘은 오토바이를 타 보려 하는데 시동도 제대로 걸리지 않는다. 겨우 겨우 시동이 걸려 타려 하는데 언덕을 올라가는 장면에서 오토바이는 힘을 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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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일이 운전하지만 옆에서 상필이 걸어도 차이가 없을 정도로 올라가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지나가는 제대로 된 오토바이를 탄 녀석들이 오토바이 백밀러를 발로 부러뜨리고 간다. 그들을 쫓겠다고 상필과 택일이 쫓아가는데 헬맷도 쓰지 않은 상태다. 열심히 추격전을 하는데 경찰차가 둘을 잡는다. 뭐 이런 초반 시작의 내용은 완벽하게 이 영화의 컨셉을 보여주고 캐릭터를 확실히 관객들에게 선사하는 몫을 준다. 영화를 보면서 솔직히 <주유소를 털어라>가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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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도 그 영화가 개봉되었을 때 꽤 흥행을 했지만 도대체 아무 내용도 없는 영화를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 의아했다. 그저 캐릭터의 향연이고 이유도 없고 그저 상황에 따른 웃음코드로 웃는게 전부였다. 억지로 의미로 부여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전부였다. 이처럼 <시동>도 느낌이 그런 다소 막장으로 개연성없이 캐릭터들이 벌이는 향연으로 기대했다. 웃음이 제대로 펼쳐지며 웃을 마음을 오픈하고 날 웃기면 된다는 심정으로 영화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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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일은 그 후에 만 원 정도로 갈 수 있는 지역인 군산으로 가서 그곳에서 어쩌다보니 중화요리 집에서 배달 일을 하게 된다. 그곳에는 우락부락한 주방장인 거석이형(마동석)이 있고, 터미널에서 만난 경주(최성은)에게 제대로 얻어 맞는다. 우연히 경주도 함께 중화요리 집에서 일을 한다. 택일 엄마(염정아)는 사기를 당하는데 전직 배구선수라 손바닥으로 맞으면 큰 일인 캐릭터다. 끝으로 중화요리 집 사장은 아주 젠틀해서 어떤 사람이든 존댓말을 하고 예의가 깍뜻하다.

캐릭터 자체는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다소 평소에 갖고 있던 이미지기도 했다. 택일이 갖고 있는 이미지는 평소에 박정민이 보여주던 이미지인데 다소 반항적이고 생각없는 삶. 정해인은 다소 예의바르고 깔끔한 이미지인데 비록 형편이 어려워도 그걸 이번에도 버리진 않는다. 그런 면에서 마동석이 거의 유일하게 확실히 자신의 이미지를 버리고 새로운 캐릭터 자체를 보여준다. 단발머리에 시종일관 무거운 모습은 보여주지 않고 코믹한 표정으로 일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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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경주역의 최성은은 보니 이번이 처음으로 영화에 데뷔하는 배우던데 다소 신비한 느낌은 들었다. 초반에 빨간머리를 하고 나타나서 다소 강렬한 느낌인데 마지막에 검은 머리로 변해서 오히려 괜히 아쉬웠다. 다소 내용없이 마구 웃기는 장면 전환과 전개가 이뤄질 것이라 예상했다. 웹툰이 원작이라 보지 못했지만 그럴 것이라 기대했다. 정작 영화는 대략 3분의 1까지는 어느 정도 캐릭터 설명하고 영화에 대한 배경 설명을 했다고 하면 다음부터는 애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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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계속해서 초반의 느낌을 계속 살려 가면 좋았을텐데 그건 아니었다. 이런 영화가 중후반에 가서 분위기가 변하면서 달라지긴 한다. 무엇보다 마동석이라는 확실히 캐릭터가 있으니 그럴 가능성은 무척 컸다. 특히나 영화 중반부터 액션장면이 나오면서 비밀이 있다는 뉘앙스를 계속 준다. 뒤로 가서 무엇인가 통쾌하고 만화처럼 액션장면을 차라리 보여주던가, 무엇인가 감동적인 내용으로 전개되며 울음 코드를 주면서 좋았을 것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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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아니면 영화가 뜻하지 않게 다소 사회적인 부분을 보여주는데 이것도 그저 소재로 쓰일 뿐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건 아니었다. 이러다보니 영화가 중후반으로 가면서 다소 어정쩡해졌다. 영화가 차라리 판타지처럼 전개되었으면 좋았을 듯하다. 분명히 만화적인 요소를 영화 곳곳에서 보여준다. 심지어 택일 엄마가 배구 스매싱같은 동작할 때는 1미터 이상 붕 뜬 후에 때려버린다. 그 외에도 코믹하게 거석이형에게 맞는 택일은 거의 날라갈 정도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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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후반 액션에서는 다소 사실적으로 나온다. 그런 부분은 처음부터였으면 모르겠는데 관람한 관객입장에서는 어떻게 진행되어도 보겠지만 이상했다. 그나마 중반 이후에도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장면들이 있어 괜찮았다. 초반에 빵터지며 웃었다면 중후반에는 그 정도까지 아니라는 점도 아쉬웠다. 대신에 영화를 보면서 계속해서 중화요리 집이 배경이라 짜장면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히 포스터는 엄청나게 코믹하던데 그렇지 못해 아쉬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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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팬더의 결정적 한 장면 : 중화요리 집에서 결투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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